명탁이 어멍 2010. 2. 1. 02:53

이 명탁군의 12월 이야기

탈도 많았던 2009년 정말 숨 가쁘게 달려왔던 이 해가 이제 몇 시간 후면 끝납니다. 학력이 뛰어나지 않아도 대통령이 될 수 있다고 용기를 주셨던 노무현 전대통령, 민주화를 위해 끝까지 힘을 아끼지 않으셨던 김대중 전대통령이 서거하셨고 신종플루라는 유행병으로 인해 전 국민이 공포에 떨어야 했으며, 미국 최초로 멸시받던 흑인층에서의 대통령 당선으로 선진국이란 큰 타이틀을 100년이상 걸머쥐고도 해결이 되지 않았던 인종차별의 큰 벽이 무너지는 역사가 있었고 ,이 외에도 나영이 사건 강호순 사건처럼 나는 바르게 살아도 사회가 썩으면 언제든지 나또한 범죄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공포심에 온몸을 떨어야 했던, 하지만 47조원이나 되는 원전수주를 따내는 쾌거로 인해 마지막 희망의 불을 밝혔던 올 한해, 너무 버라이티해서 돌이켜보면 참 잊지 못할 한해가 여지없이 갑니다.

여러분은 이 한해를 어떻게 마감하시고 계신지, 나는 아래와 같이 한해를 정리하고 새해를 기약하려 합니다.

* 쌩 유!!! 2009년 *

2009년은 우리 가족에게 있어서도 참으로 파란 만장한 한 해였습니다. 남편이 처음으로 자기의 이름을 걸고 시작했던 식당을 아이를 위해 그만두어야 했고 큰 아이가 신종 플루에 걸려 집에 있는 사람이나 주위의 사람의 걱정이 심했고 할머니는 눈수술을 하시기 위해 서울에 가셔서 한달이상을 집을 비우셨고 건강면에서나 생활면에서나 그닥 유쾌한 소식보다는 힘이 많이 들었던 2009년이었습니다. 하지만 명탁군에게 있어서는 참으로 희망을 갖게 만드는 일년이었습니다.

1) 특수전담 어린이집에서 통합 어린이집으로 전학을 했어요.(통합환경의 절실함을 피부로 느낀 아주 큰 경험이었습니다.)

2) 비행기를 타고 가족여행을 다녀왔어요.(비행기극복, 계단식 에스컬레이터 극복, 외박성공)

3) 소리치료를 하기 위해 10박11일간 서울을 다녀왔어요.(전철을 경험, 어린이 대공원,남 산타워, 코엑스 아쿠아리엄, 백화점 나들이등 많은 경험을 했어요.)

4) 해안어린이집에서 조기교육반(그룹반)에 아이의 수준이 못 미쳐 입학이 불가능 하다고 해서 포기 하였으나 그곳보다도 더 좋은 제주 장애인 복지관에서 하는 ‘해오름학교’에 입학이 가능해져 그룹에서의 초등을 준비한 조기교육을 받을 수 있었어요.

5) 태권도에 입문(장애의 이해가 깊으신 사범님을 만나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6) 그룹여행을 갔어요(1박2일간 다른 가정의 아이들과 더불어 여행을 갔어요. 첫번째는 심 한 스트레스로 인해 급성장염으로 응급실로, 두번째 여행은 나름 적응을 잘 해 주어 다음 이라는 여지를 만들어 줬습니다.)

7) 해수욕장에 드디어 입수(누나의 도움으로 여러 해수욕장에서 시도, 결국에는 튜브를 타고 누나와 함께 같이 수영을 하는 단계까지 올라왔답니다.)

8) 해오름 학교의 숙제로 시작한 일기쓰기와 받아쓰기를 통해 명탁이의 쓰기 능력을 검증 할 수 있었습니다.(처음에는 암마가 쓴 것을 베껴 쓰고 그다음은 부르는 것을 받아 쓰고 그다음은 하루를 회상하며 문법에는 틀렸다해도 그냥 쓰게 만들었답니다.)

9) 명탁이의 주말이야기의 효과(말을 잘 못하는 아이라 다른 아이에게 자기의 주말을 이 야기 못해서 아이들과 같이 공유할 화제거리가 없다는 선생님의 말씀에 시작한 ‘명 탁이의 주말이야기’는 세가지 정도의 효과를 본 것 같습니다.

첫째, 선생님이 명탁이의 주말이야기를 발표하고 벽에 붙여주시는 것으로 아이들과 교류 의 장이 열린 것. 둘째, 만드는 과정에서 주말을 돌아보며 사진을 같이 고르고 같이 얘 기하는 과정에서 아이의 기억력과 상황에 대한 인식이 조금 향상된 것을 느꼈고, 셋 째, 누나와 함께 만듬으로써 가족의 화합을 꾀할 수 있었습니다.)

10) 싫어했던 것들을 많이 극복했습니다.( 소리가 시끄러워 못들어갔던 퍼시픽 랜드를 비롯 확성기 소리같은 견디기 힘들어 했던 소음에도 끄떡없게 되었답니다.)

11)문법적으로 정확하지는 않지만 단단어가 아닌 구절로 말을 하려고 하는 시도가 많이 늘었습니다.(동작을 하면서 말로 얘기 한다던지 동작을 해 놓고는 말로 재차 확인을 한다 던지 미래에 할 일 혹은 관련된 상황에 대해 말로 하는 일이 많아졌습니다.일부러 틀 리게 하면서 엄마의 반응을 살피며 대답을 유도도 합니다.)

12)상상놀이가 많아졌답니다.(담요를 깔며 배를 탄다고 한다거나 테잎을 쌓아 올리며 샌 드위치라고 한다거나 숟가락위에 반찬을 얹여 비행기 하며 부-웅하는 흉내를 내며 먹는 다든지,수건을 둘러쓰고 귀신이라고 한다든지 상상놀이가 다양해졌습니다.)

13)사회성 싹트기(예전엔 관심도 없었던 주위 사람들을 따라하려 하고 누나와 같이 어설 픈 소곱놀이를 하거나 짝수업하는 친구가 혹여 못하면 자기가 대신 해주려고도 하고 장 난을 치며 애교도 부릴 줄 알게 되었답니다.)

다사다난했던 2009년을 잘 넘겨준 우리 아이들 우리 가족들 ...

사회성이 생겨가고 있으나 아직도 욱 하면 참지 못하는 울 아들, 세상의 모든 누르는 것은 내가 눌러본다는 투철한 정신력, 관심을 얻기 위해 조용할 때면 더욱 크게 내뱉는 혼잣말,서 있을라치면 온몸이 간지러운지 몸을 이리저리 움직이는 부산함, 식사를 할라치면 어김없이 올라오는 왼손의 유혹, 다 가린 듯하다가 다시금 묻혀오는 팬티의 잔여물, 2010년에는 이 모든 걱정까지도 훌훌 털어낼 수 있는 한해가 되길 하나님께 빕니다. 2009.1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