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나♥♥♥/다니엘 아빠의 육아 일기

1월 15일 -목욕탕에 가다-

명탁이 어멍 2010. 4. 28. 01:43

나는 목욕탕에 갈 때마다 다니엘,다혜를 데리고 간다. 엄마보다 아빠가 힘이 더 좋으니까 아이들의 때를 더 잘 밀어주기 때문이다. 목욕탕에 들어가면 다혜는 가장 빨리 옷을 벗고 오빠를 도와주려고 한다. 다혜는 오빠가 항상 느리고 자기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존재로 인식하고 있는 듯 하다. 그렇다고 다혜가 오빠를 무시하지는 않는다. 우리는 항상 다혜에게 다니엘이 얼마나 똑똑한 오빠인가를 의식적으로 심어주기 때문이다. 다니엘은 글자를 다 읽을 수 있고 수학을 잘 한다. 뿐 아니라 컴퓨터를 제 마음대로 요리한다. 가끔씩 녀석이 내 컴퓨터를 가지고 장난을 쳐 놓으면 내가 원상복귀를 하지 못한다. 다니엘은  I.Q가 모자라지는 않는데 비해 다혜는 J.Q(잔머리 굴리는 I.Q)가 뛰어나다. 어쨋든 오늘도 다혜가 오빠에게 도와줄 일이 없나 살핀다. 아내와 나는 아침에 출근시간에 쫒기기 때문에 다니엘이 옷입는 일을 거의 도와준다. 그래서 다니엘이 아직 완벽하게 자기 옷을 혼자 입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 내가 다니엘에게 옷입는 법을 가르치는 유일한 시간이 목욕할 때이다. 목욕탕에 들어가기 전에 혼자 옷을 벗고 목욕을 마치고 혼자 옷을 입게 하는 것이다. 벗는 것은 아무렇게나 벗으면 되지만 입을 때는 그렇지 못하다. 벗을 때 뱀이 허물벗듯이 벗어놓기 때문이다. 그러면 옷을 뒤집어서 입는 법을 배워야 한다. 솔직히 이 시간이 내게는 무척 괴로운 시간이다. 옷을 입는 데 대개 30분에서 1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또 목욕을 마치고 나와 있는 사람들 앞에서 모자라는 아이의 모습을 공개적으로 보여주어야 하기 때문에 피곤하다. 그러나 사람을 의식하는 수준을 졸업한 지는 이미 오래다. 목욕탕 주인 아저씨는 아들과 내가 30분 이상씩 옷입는 씨름을 하는 모습이 신기하게 보이는 가 보다. 그런데 오늘은 그동안의 훈련이 결실을 맺어 약 20분만에 마쳤다. 녀석도 스스로가 대견스러운 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