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30개월이 된 아들 이야기입니다. 성격이 내성적이고 얌전해서 엄마의 꾸중을 그다지 많이 받지 않으며 자랐습니다.말이나 발달단계 역시 또래에 비해 그다지 늦지 않았으며 오히려 조금 빠른 편입니다. 저의 교육방침은 문제상황에서 대화를 많이 하려 노력하고 체벌을 거의 하지않았으며 자율에 맡기려 하였습니다.그러나 아이가 정도에서 벗어나면 엄하게 지도하고 조금은 냉정한지도 모르겠습니다. (예를 들어 떼를 쓰면 무시하고 그냥 지나쳐 먼저 간다든지,밥을 먹지않으면 그냥 치워버린다든지...) 그런데 요즘 갑자기 생긴 엄마의 고민은 아이가 수업에 집중을 하지 않은다는 것입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집중을 잘한다고 칭찬을 받으며 수업하던 아이가 1~2주를 사이로 수업을 안하려하고 돌아다니니 걱정이 무척 많이 됩니다. 기관에 다니지는 않지만 엄마와 함께하는 문화센터 수업을 일주일에 다섯번정도 하는데 과도한 수업때문 일까요. 수업에 집중하지 않고 돌아다닌 첫날은 엄마가 그냥 무시하고 지나가다가 아이와 이야기를 많이하고 약속을 했습니다.그 다음 똑같은 일이 생기자 수업중간에 나와 밖에서 수업시간과 똑같이 아무일도 하지않고 기다렸습니다. 아이가 자기도 하고 싶다고 보채더군요. 결국 다시 약속을 하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후로 다시 수업을 하지않았습니다. 혹시 아이에게 스트레스가 되고 있는건 아닌가 해서... 그러나 시작한 수업은 끝까지 하고 싶습니다. 중간에 어려움이 있다고 포기하는 것을 가르치고 싶지는 않습니다.포기한 후 다시 시작하면 그 스트레스는 더하지 않을까요? 앞으로 수업을 계속 해야할까요.여기서 모든 것을 포기하고 엄마와의 시간을 늘려야할까요.수업을 계속 한다면 이런 문제 상황에서 엄마는 어떻게 대처하고 이야기해야 하나요. 주위에서는 엄마가 너무 욕심이 많고 정해진 틀에 아이를 맞추려 하니 아이도 엄마도 힘들다고 하는데 정말 그럴까요. 아이라면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혹시 문제가 있다면 상담을 해야 하는 건가요. 참고로 아이는 관찰력과 기억력이 좋은 듯합니다. 자동차, 기차를 좋아합니다. 요즘들어 수업 중 다른 곳을 많이 쳐다보기도 합니다.(집중을 잘 안 하는건가?).그리고 요즘 특히 자기주장이 강해지고 고집부립니다. 어려서부터 징징거리는 일이 많았습니다. 아토피가 있습니다. 저는 아이를 아이로 보지 않고 조금은 어른스럽게 키웠습니다. 존대말과 자기일은 스스로 하도록 (18개월전에 신발신기, 옷 입기 등을 다 했습니다)했습니다.-어른스럽게 키우는게 스트레스가 될까요?
-답변-
아이들에게도 스트레스가 있습니다. 어른이 느끼는 스트레스보다 그 강도가 더합니다. 따라서 2세와 3세경에 이러한 스트레스가 누적되면 자폐증이나 유사자폐증이 발병할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수가 없습니다. 자폐증은 일단 발병을 하면 치료효과가 거의 없습니다. 그리고 나이가 들면서 그 증세는 더욱 악화된다고 합니다. 자폐증이 발병을 하면 있던 지능도 급격히 감소합니다. 흔히 자폐증은 머리는 우수하나 사회성이 없다고 하지만 그러한 경우는 소수에 불과합니다. 제가 이렇게 설명을 드리는 것은 자녀에게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주면 초래될 수 있는 최악의 경우를 들어 어머니께서 이 문제를 신중하게 해결해나가시도록 나름대로 충격요법을 드리기 위함입니다. 같은 나이 쯤 일 때 저의 딸아이를 음악학원에 데려간 적이 있습니다. 며칠하더니 싫다고 울면서 난리를 피우는 바람에 그애 어머니(나의 아내)가 나에게 상담을 했습니다. 나는 조금 크면 다시 데려가 보자고 했습니다. 일년 정도 뒤에 데리고 갔더니 그 때 부터는 재미를 붙였습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당리동으로 이사를 왔는데 자기보다 어린 아이가 피아노를 자기보다 더 잘 치는 것을 보더니 그만 잘 치던 피아노를 치지 않을려고 했습니다. 그래서 그 때부터 바이올린을 가르쳐주었습니다. 그렇게하여 자존심을 지켜나갔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바이올린으로 대학진학을 하려다 한계가 왔습니다. 그래서 대입시를 위해 고2학년 때 부터 성악을 공부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성악을 전공하고 있으며 지난 봄에는 대학을 졸업하고 부산신인음악회에 발표하는 영광을 가졌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피아노 바이올린 성악 모두 잘 하니 하나도 낭비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세상에 꼭 필요한 길이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아이들에게는 아이들에게 필요한 경험들이 있습니다. 바깥에서 노는 것 그것도 좋은 공부입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너무 무리한 길을 강요하기 보다 일년쯤 기다려 보는 것도 필요할 것입니다. 조금 더 욕심내다 크게 손해볼 일은 어쨋든 피해야 합니다. 아이들은 나중에 될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지금의 삶을 기쁘게 누릴 수 있는 고유한 저들만의 권리가 있습니다. 이러한 권리를 존중받을 때에야 그들의 자존심이 자라게 될 것입니다. 집중성을 기르는 것 보다 그러한 집중을 하고 안하고를 스스로 결정할 자기존중심을 길러주는 일이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