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탁이 어멍 2011. 5. 1. 06:27

이명탁군의 3월 이야기

시련이 오면 좌절하고 싶다.어려움이 오면 타협하고 싶다.하지만 아이들이 있어 나는 오늘도 슈퍼 맘이 되어야 한다.나의 시련은 분명 더 큰 뜻을 이루기 위한 과정일 뿐일 것이다.이 시련 속에서 엄마인 난 아들을 어떻게 지킬 것인가가 아니라 명탁이를 위하여 얼마나 많이 참고 수모를 견디며 그를 위해 얼마나 많이 기도해야 하는가를 생각한다.

봄아지랑이 사이로 보이는 어여쁜 나비도 애벌레시절에는 천대받고 멸시받지 않았던가.

어떠한 시련에도 슬퍼하거나 좌절하지 말자.그럴수록 아이를 위해 더 굳건히 서는 엄마가 되어야 하리라...

장애인 새끼 저리꺼져...

꿈을 군다.우리 아들이 무척 자랐다.주위에는 우리 아들만큼이나 늠름하게 자란 청년들이 있다.다들 웃고 있는데 우리 아이는 울고 있다.주위에 있는 아이들의 손가락질을 받으며 우리 아들은 피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긍정적으로 아이의 미래를 꿈 꿔왔었다. 우리 아이는 자폐아동들 사이에서도 인지력이 좋은 편으로 시지각평가에서는 13세정도의 능력을 보여줬고 아이큐검사에서도 104라는 수치가 나와 현실은 힘들어도 한편으로 아이에게 있어 막힌 구멍이 뚫리면 콸콸 아이의 인생이 자알 흐를 것만 같았다.

그런데 우리의 이런 희망에 커다란 바위돌이 던져졌다.

"장애인 새끼 저리 꺼져"  아이를 8년간 키우며 아이의 장애를 이해하고 있었다고는 하나 막상 눈 앞에서 아이를 발로 차며 "장애인 새끼"라고 하는 말을 듣자 갑자기 아이의 미래에 대한 흑빛 그름이 몰려왔다.

장애인...

예전에 서귀포에서 유치원에 다닐 때 교육청에서 파견되어 오시던 특수교사선생님께서 하신 말씀이 생각

이 난다.

"자폐증이라는 것이 왜 병이 아니라 장애로 분류되는지 아세요? 낫는다면 '병'이라고 분류를 했겠지만 이것은 평생 낫지 않기 때문에 장애로 분류한 답니다.호전이 되어 일반이에 가깝게 되었다 할지라도 자폐성향은 없어지지 않습니다."하고...

아이가 5살 때 들었던 터라 "네 네"하고 대답은 했지만 현실감은 없었다. 하지만 막상 내 눈앞에서 이런 경우를 당하고 나니 아이가 지금 겪고 있는 현실이 너무나 가깝게 그리고 너무나 암담하게 다가왔다.

교실에 가면 아이는 턱받침을 하고 교실 밖만 본다. 교실에 그 누구도 관심이 우리 아이에게 괸심이 없다.

선생님들이 아이를 데리고 놀이터에 간다. 우리 아이는 한쪽 구석에 가서 혼자 놀이를 한다. 아무도 이쪽으로 오라고 손을 뻗는 이가 없다.

교실에서 아이는 돌아 다니기 시작했다. 소리도 가금 지른다. 너무나도 할 일이 없어 자기가 할 수있는 무언가를 갈구하는 것처럼 ... 그랬더니 모두들 관심을 갖는다. "장애인은 참 귀찮은 존재야"라고...

우리 아이의 현실이다.어떤이는 이 현실을 받아들이라 하고 어떤 이는 이 현실에 분노하고 분개한다.

나는 어느 편인가?

"장애인에게도 당신들과 똑 같은 권리가 있어요"하면서도 교실에 우리 아이를 있게 해준 것만도 너무나 감사하다고 수십번 머리를 조아리는 나는 , 하고 싶은 말이 수천 수만인데 내 입 밖을 나오면 혹여 우리 아이에게 피해가 될까봐 노심초사하며 속으로만 꾹꾹 담아놔야 하는 그래서 화병이 생겨 가끔 숨 쉬기도 버거운 나는 과연 어느 편인가?

우리 아이에게 "장애인 새끼"라며 발로 찼던 아이를 혼내지도 못했다.혼낼 수가 없었다.

왠지 그 아이조차도 너무나 불상해 보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린 비겁해 보이지만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갔다. 좀 더 나은 환경을 찾아 좀 더 나은 친구와 선생님을 찾아서...

하지만 우린 안다.지금 이 한국에서 어디를 간다해도 장애아이들이 환영을 받을 수있는 학교는 없다는 것을 ,장애인 아이와 소통을 하려고 도와주려는 손길이 거의 없다는 것을 ,

그래서 난 오늘도 하늘을 향해 소리치며 울어 본다.

"하나님 이 불쌍한 아이들이 어울어져 살 수있는 곳은 이 한국땅 어디에도 없는 건가요? 제발 이 아이들을 위하여 희망의 수호천사를 보내 주십시오.모잘란 이 아이들이 어우러져 살 수 있는 그런 이 사회를 만들어 주세요"

부디, 장애를 가진 우리 아이들과 그 부모들이 쓰러지지 않기를 소망하며 전학 간 학교에서 적응을 잘 해주기를 또한 희망하며 봄에 따스함을 기다린다.

 

                                                                                                         2010.3.31.명탁 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