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탁이의 5월이야기
작년 9월부터 너무나 바빴다.
아이가 호전을 보이자 엄마가 아니라 자꾸 내 이름 석자가 스물스물 올라와서 일을 했었다.
지금도 일을 하고 있는데 5월까지로 끝내려 하고 있다.
나를 걱정해주는 어떤 이는 다시금 아이와의 생활이 중심이 되면 혹여 아이가 힘들어 지거나 (내가 무척 빡센 엄마이기에) 자기자신을 찾는게 좋지 않겠냐 하신다.
그런데 난 바빴던 몇개월동안 아주 큰걸 알아 바렸다.
그건 내 팔자다. 인정하고 싶지 않은 부분도 물론 있지만 아이가 중심이 될 수 밖에 없는건 내 팔자인거다.
그렇다면 이 팔자에서 어떻게 하면 행복해질까?
생각이 깊을수록 밤은 더 하애진다.
배움이 영그는 날의 추억
명탁이가 다니는 학교에는 어린이날 축제로 배움이 영그는 날이라 하여 여러 부스를 만들어 아이들이 다양하게 체험하는 날이 있다.
원래 장애부모들은 이런 행사에는 잘 빠지지 않는다.
학교에 아이를 맡겨서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을 이럴때 표현하는거다.
오전중에는 부스에서 봉사를 해야 하는데 엄마의 눈은 자꾸 아들만 쫓고 있고 도우미 선생님이 안계시자 엄마가 일일 도우미로 아들의 수발을 들었다.
어느 엄마든 아이에게 많은 경험을 시키고 싶어한다. 나도 예외는 아니라 될 수 있는대로 많은 부스를 돌려고 애썼다.
그러면서 알게 된건 우리 아이기 악보를 볼 수 있다는 점과 박자감이 남 다르다는 것이었다.
처음보는 장구악보를 보며 장구를 치는 모습에 선생님 칭찬이 나를 춤추게 한다
점심시간 이후에 있던 방송댄스발표회때는 엉덩이를 실룩 거릴 줄도 알고 레인보우의 텔미텔미에 맞춰 아주 잘 추어 주었다.
어떤 엄마가 우리 아들 추는게 너무 귀여워서 당신아이것은 못 봤단다.
정말 고맙고 또 고맙다.
이런 관심들이 모여 아이가 성장해 가는 것 같다
우리 아이의 현 주소
명탁이는 키가 152cm 몸무게가 49kg이나 나가고 얼굴은 하얗게 잘~ 생겼다.
남들은 우리 아들이 잘생겨서 더 슬프다고 말 할때도 있다.
하지만 내 생각은 좀 다르다.이왕이면 잘 생긴게 좋은게 아닌가?
예쁜 얼굴에 침 못뱉는다고도 했고 이왕이면 다홍치마니까
그런데 요즘은 점점 눈이 보이지 않아지고 있다.
하체가 긴편이라 유난히 배가 뽈록 튀어나오기도 했지만 많이 살이 쪘다.
딱히 많이 먹은것도 아닌데 운동부족인거 같아 뚱뚱한 엄마는 속상하다.
바쁜 핑계로 자기 관리도 잘 못하고 아이관리도 잘 못한거 같아 자신의 무능함을 책하는 지금이다
마음의 여유가 많이 사라져 쬐끔 속상도 하면서....
1) 이야기를 하는게 많이 늘었다. 어디서 들었거나 본 말을 상황에 맞게 쓴다.
예를 들면 횟집에가서 "어디 잘 차렸는지 보고 올까?"하며 남의 테이블을 보러 간다던지 ...
2) 수업시간이나 그외 기타 학습시간에도 잘 앉아 있는다. 보조 선생님이 빠져도 선생님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기도 한다.
3) 시험도 볼 수 있어서 수학은 71점 국어는 32점을 받아오기도 했다
구구단도 순서대로가 아니라 무작위로 말해도 할 수 있어서 반에서 명탁이만 다 말했다며 칭찬을 듣기도 했다.
4) 확실히 외국어에 강하고 좋아한다. 길을 가면서 간판을 읽게 하면 파닉스에 맞춰 읽어 낸다.놀라웠다.
그리고 외국인의 대화를 들으면 일본어인지 중국어인지 확실히 알아서 증국사람,일본사람이라 얘기한다.
5) 마트에서는 반드시 돈을 내고 물건을 사야 한다는 점을 알아서 만약 자기가 손에 물건을 가지고 있다가도 계산 할 때는 계산대에 올려놓는다.
만약 까먹고 갖고 있게 되면 계산할거예요하며 계산대로 가져간다. 훌륭하다.ㅈㅅ
6) 지시에 따르는 정도가 많이 좋아졌다. 몇번씩 말하지 않아도 빨리 하게 됐고 심지어는 자기가 분위기를 파악해서 행동할 때도 있다.
예를 들면 누나가 엄마한테 야단 맞으면 자신의 하던일을 후딱하며 "엄마 좋아요. 명탁이는 착해요" 한다던지..
7)아직도 분노조절은 힘들다.가끔 두손을 움켜쥐며 화났다는 표현을 한다.하지만 누군가가 제지하면 때리거나 하지 않는다
8)아직도 대변을 아주 가끔씩 지린다.그럴때마나 무척 혼을 내서 이제는 빈도가 많이 줄었지만 지금도 대변의 뒷처리는 미숙하다.
9)혼잣말 크게하기, 계속 뛰어 다니기,이상한 상동 행동 하기, 다른 사람과 부딪치거나 하는 일에 무괸심 한것,
8배속 정도로 해서 소리나 음악을 들으며 미친듯 좋아하기, 나쁜 말이 나오는 것을 반복해서 듣기,화나면 누나부터 때리려고 한다던지, 아직도 갈길은 멀고 멀다.
사람은 누구나 미래를 꿈꾼다. 난 이런 우리 아들이지만 환한 미래를 오늘도 꿈꾸고 있다
반드시 오늘 보다 나은 내일이기를 그리고 나를 너무나 사랑하는 이 감기로부터 자유로워 지기를 난 오늘도 바쁘신 하나님께 부탁드린다...
2013년 5월 8일 참된 어버이를 생각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