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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김춘수님

명탁이 어멍 2014. 5. 5. 01:54

-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