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자폐인 다니엘♥♥♥/이명탁군의 00월 이야기

명탁군의 3월 이야기(2015년 3월의 반을 맞으며..)

명탁이 어멍 2019. 10. 17. 18:45

참 오랜만에 명탁이의 이야기를 씁니다. 바쁘다는 핑계로 혹은 아이를 잘 케어를 못한 미안함때문에 아이에 대한 기록을 하지 못하였었습니다. 하지만 이 귀한 자료가 우리 아이뿐만이 아니라 차후 우리 아이와 같은 장애를 가진 아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어 아무리 바빠도 이 기록은 계속 이어가야 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자폐성 장애 아동들의 진전을 바라며 또한 우리 멋진 이명탁의 선전을 기대하며 5학년 봄의 앞자락에서 화이팅을 외쳐 봅니다.

 

고학년이 시작되었답니다

5학년이 되었습니다. 키는 벌써 엄마만큼 커지고 덩치도 웬만한 형들만큼 커졌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길에서도 엄마 볼에 뽀뽀를 하려 하고 뭔가 신나는 생각이 나면 폴짝폴짝 뛰어 다니고 갑자기 무언가 생각이 났는지 웃기 시작하면 끊기가 어려운 명탁이입니다.

하지만 이젠 긴긴 예배시간에 참을 수도 있게 되었고 너무나 사고싶은 블록이 있는데도 자기가 정말 사고싶은 '플레이스테이션3'를 위해 안사서 참을 수도 있게 되었습니다. 혼자서 돈을 가지고 편의점에 가서 라면을 사고는 거기서 자기 혼자 뜨거운 물을 부으며 먹을 수도 있게 되었고 잔돈을 흘릴까봐 잔돈을 주머니에 넣으면 주머니의 지퍼를 잠글 줄 아는 머리도 생겼답니다. 학교에 가면 혼자서 아침공부를 할 수도 있고 점수는 시원치 않지만 반아이들과 시험을 같이 보고 채점을 같이 하고는 자신이 틀린 문제를 고쳐서 올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시험을 왜 봐야 하는건지를 몰라 시험시간엔 틀려놓고 검토시간에 맞으면 점수기 높아진다고 생각해서 나에게 고쳐서 맞은 90점이니 100점이니를 얘기하고 또 집에서 이불을 혼자 펴고 개는것도 할 수 있으나 시간을 보며 혼자서 알아서 이불을 펴는 일은 아직은 안된답니다.

 밥통에 관심이 많은 우리 아드님은 이마트만 가면 밥통코너를 돌아다니며 기능을 살피는건지 아님 전기를 켜는 것을 즐기는 것인지 2줄에 걸쳐 진열된 모든 밥통이 우리 아들로 인해 돌아가고 있고 그 때문인지 집에서도 밥통이 비기만 하면 자신이 밥을 하겠다고 쌀을 자발적으로 씻는 놀라움도 보입니다.

 혼자서 목욕을 하나 끝나고 나오면 바디클렌저가 5분의 1정도는 없어져 있고 양치를 혼자 하기는 하나 아직 이를 깨끗이 닦지는 못하고

비누로 세수를 하라 시키면 눈을 제외하려는 이유로 두손가락으로 맛사지하듯 비누칠을 하곤 헹굴 때도 고양이세수처럼 참 답답하기 그지없는 세수를 한답니다.

 

 

What can I do for him?

분리불안장애라는 말을 들었다.아이가 나때문에 행복해 하지 않는것 같다는 말을 들었다.엄마가 너무 아이를 닥달한다고 했다.어떤게... 그리고 어떻게...

명탁이는 자폐성 장애 1급이다.그런데 우리 아이의 인지능력은 굉장히 좋은 편이다.십단위수의 덧셈도 가능하고 뺄셈물론 가능하고 학습지도 풀 수 있으며 마음만 먹으면 받아쓰기 100점도 문제없다.

학교에서 배우는 일본어책은 벌써 한권을 다 외웠다. 컴퓨터도 자유자재로 다룬다.혼자 목욕도 할 수 있고 줄넘기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 아이는 눈맞춤이 지금도 안된다. 한 자리에 가만히 서있는 것도 무척 어렵다.다른 사람의 핸드폰이라도 벨이 울리는데 받지 않으면 발작을 하고 옆에서 너무 시끄러운 소리를 내면 동물처럼 달려들어 할퀴려 든다.

같은 동화책을 닳도록 읽어야 하며 같은 만화를 골 백번을 봐야 한다.요즘 이 부분은 많이 개선되어 만화도 여러가지를 돌려보고 있고 동화책도 몇권으로 범위가 늘었다.

옆으로 눕기를 즐기고 TV도 의미없이 채널을 돌리는 걸 좋아하고 이유도 없이 웃기 시작하면 끝이 없이 웃는가하면 이유도 없이 울며 짜증낸다.

작년 이맘때에 우리 아이의 상태는 정말 최악을 달렸다.까마귀소리를 내질 않나 주위의 모든 사람에게 손톱을 세우고 달려 들었었다.정서를 안정시켜본다고 수영장엘 데리고 갔더니 하도 울어 미안해서 계속 하지도 못했다.

그런데 올해는 많이 달라졌다.소리 지르는 것은 거의 사라졌고 아이를 할퀴는 것은 아직도 조금 남아있지만 예전에 비하면 비교할 바가 아닐 정도로 호전되었다.수영장에선 T판을 잡고 20M를 왕복 열바퀴를 돈다.

아이들을 먼저 키워 본 엄마들이 세월도 아이를 자라게 한다라는 말이 진실인지 아이는 그렇게 크고 있다.

그런데 난 요즘 나의 역할에 대해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우리 아이에게 내가 너무 많은 스트레스를 줬나?

하지만 내가 그렇게 시켰으므로 인지가 그나마 저렇게 올라온 게 아닌가? 인지가 올라왔기에 지금의 발전으로 이어지는게 아닌가? 하지만 정말 모르겠다.어떻게 하는것이 우리 아이를 위한 일인지...

혹자는 나에게 이런 고민조차 하지 말고 그때그때마다 미현이에게 하는 것처럼 일반 아이에게 하는 것처럼 하라는데 그것또한 쉽지가 않다.그래서 난 기도한다. "하나님, 저에게 어떤 것이 최선임을 보여주소서"하고...

                                                                                  2011.05.31.   명탁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