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탁이의 2019년 11월 이야기
10월 끝자락과 11월 초입 우리 가족은 올3월에 겪었던 삶과 죽음의 공포를 다시금 느꼈다
2019 3월,4월 엄마와 내가 따르던 언니의 죽음
2019년 10월,11월 시아주버님과 사촌 시아주버님윽 죽음
한 죽음을 제외하곤 모두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80에서 90%의 진행이 되기전까지는 모르는게 암이란다
그런데 아프기시작하면 화마가 집을 삼켜버리듯 우리생을 삼켜버린다
정말 무서운 일이다
어떻게 삶을 살아야하는지 또한 고민되는 일이다...
* 명탁이의 거짓말*
요즘 명탁이가 거짓말을 한다. 언제 하냐면 엄마가 돈이 없다며 간식비를 안줄 때 일어난다
어느날 저녁에 아들과 나눈 대화
"엄마, 만원주세요"
"왜?"
"배고파서 한솥 도시락 사먹고 싶어요"
"집에서 밥 먹자. 요즘 엄마 돈 없어서 만원 주기 힘든데"
조금 생각하더니
"그래도 만원주세요. 오늘 아침에 집에서 밥 먹었으니까 저녁은 한솥에서 먹고 싶어요"
나름 논리있게 얘기하는데 재미있어서 이렇게 얘기했다
"그럼 5000원 줄테니 사서 와라"
아들 또 잠시 생각하더니
"카드 주세요"
"왜? 현금으로 5000원 준다니까"
"아니예요. 한솥은 주문할때 기계로 해요.
카드로 사야해요"
거짓말,,, 난 속으로 생각하면서도 웃겨서 한마디 덧붙이며 카드를 건넸다
"그럼 카드를 주긴 하는데 5000원 이하의 것으로 사야한다. 명탁아 카드도 실은 돈이야. 돈을 통장에 저금해놔야 카드를 쓸 수 있어. 돈을 저금하려면 아껴써야하고...."
아이는 들었는지 말았는지 눈은 내 손에 있는 카드에 꽂혔다
"네 알겠습니다 "
호기롭게 대답한 후 아들은 무려 15900원을 쓰시고 오셨다
"엄마 약속지켰어요. 여기 카드하고 영수증이예요"
난 순간 이걸 어떻하면 좋아 라고 생각하면서도 입가에 웃음이 번지는걸 참을 수가 없었다
자폐인이 거짓말을 하는건 좋은 징후라고 웃으며 지나갈 일이 아닌것 같다
이건은 또 어떻게 가르쳐야하나 ㅜㅜ
*도움을 돌려줄 수 있는 아이*
예전부터 자원봉사하는것을 늘 얘기했었다.
그런데 뭔가 시작하는게 어려웠다.
그즘에 한 치료사선생님께서 하시고 계신 자원봉사단체에서 우리 아이들도 같이 해도 되겠다고 하셔서 시범적으로 '집수리 자원봉사'를 가게 되었다
명탁이와 자원봉사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명탁아 자원봉사가 뭔지 알아"
"남 도와주는거예요"
기특하다.남을 도와주는 것이라는건 안다
"그럼 명탁이는 이제까지 자원봉사를 한 적이 있니?"
곰곰히 생각하더니 없어요라고 한다
내심 무상으로 엄마를 도왔던 일들을 얘기하면 옳다구나 하고 설명하려고 했는데 ㅎㅎㅎ
"내일 명탁이 선생님하고 집수리 자원봉사하러 가기로 했는데 그게 뭐하는지 알수 있을까?"
"모르겠어요"
그래서 아들과 난 인터넷에서 집수리 자원봉사 이미지들을 검색하며 톱으로 판자를 자르는구나
벽지를 발라주는구나 그걸 도배라고 한단다
또 어쩌면 제일 중요한건 이렇게 기자재들을 안으로 밖으로 날라주는거 같다 그치...
아들과 나는 또 이런 얘기도 나눴다
명탁아 너는 내년에 어느학교에 가게 되지?
고등학생이 된다는건 어린이인거야? 어른이 되가고 있는거야?
그럼 예전에 네가 어렸을 때는 다른 사람한테 도움을 받았지? 그런데 지금은 명탁이가 마음도 몸도 커졌는데 어떻게 하는게 좋을까?
얘기를 나누면서 왜 남을 도와야하는지까지 얘기를 나눴다
아마 우리 아들은 오늘의 대화가 얼마나 깊은 대화였는지를 모를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만은 알자꾸나
내가 도움을 받았다면 도움을 갚을줄도 알아야 한다고 말이지
나를 도와준 그 사람에게 갚을 수는 없어도 내가 또 다른 누군가를 돕는게 갚는거라고...
오드리햅번이 자녀들에게 남긴 유언이 가슴을 울린다♡♡♡
<오드리 햅번의 마지막 유언>
아름다운 입술을 갖고 싶으면..
친절한 말을 하라
사랑스런 눈을 갖고 싶으면..
사람들에게서 좋은 점을 보아라
날씬한 몸매를 갖고 싶으면..
너의 음식을 배고픈 사람과 나누라
아름다운 머리카락을 갖고 싶으면..
하루의 한번 어린이가 손가락으로 너의 머리를 쓰다듬게 하라
아름다운 자세를 갖고 싶으면..
결코 너자신이 혼자 걷고 있지 않음을 명심해서 걸어라
사람들은 상처로 부터 복구되어져야 하며
낡은 것으로부터 새로워 져야하고
병으로 부터 회복되어야하고
무지함으로 부터 교화 되어야 하며
고통으로 부터 구원 받고 또 구원받아야 한다
결코 누구도 버려서는 안된다.
기억하라 만약 내가 도움을 주는 손이 필요하다면
너의 팔 끝에 있는 손을 이용하면 된다.
내가 더 나이가 들면 손이 두개라는 것을 발견하게 될것이다.
한손은 너 자신을 돕는 손이고
다른 한 손은 다른사람을 돕는 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