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소의 앞뜰에 오이,고추,토마토,가지,수세미와 장미꽃을 심었다. 연구소에 오는 장애아동들이 직접 심게 하였고 이름표까지 달아 주었다. 앞으로 자기 이름이 적힌 모종에 각자 물을 주고 가꾸도록 했다. 외국에는 치료실에 들어오는 긴 정원에 온갖 꽃을 심어 놓는다고 한다. 그래서 아이들이 시설에 온다는 느낌을 갖지 않고 예쁜 꽃밭으로 온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고 한다. 우리 연구소에는 작년부터 꽃을 심었는데 오가는 사람들이 모두 꺾어 가는 바람에 화단이 흉물처럼 되었다. 새 봄과 함께 울타리를 새것으로 교체하고 꽃과 모종을 심었다. 다니엘, 다혜가 너무 좋아했다. 다혜는 나팔꽃씨를 직접 심었다. 7월경에 나팔꽃이 필 예정이다. 다니엘은 하루에도 몇 번씩 물을 주고 싶어 안달이다. 아내는 집에도 심자고 제의했다. 그래서 오후에는 꽃시장에 갔다. 오색만발한 꽃내음이 너무 좋았다. 아이들은 각양각색의 꽃을 구경하느라 정신이 없다. 연구소에 심은 종류와 비슷하게 꽃과 모종을 샀다. 집에는 좀 더 많은 종류의 꽃을 심었다. 울타리도 만들었다. 나는 심고 다니엘은 물을 주었다. 그동안은 다니엘의 교육과 바쁜 생활로 집을 제대로 가꿀 여가가 없었다. 낡은 한옥건물이라 청소를 해도 표도 잘 나지 않는 집이다. 그래서 그냥 대충대충 살아왔는데 오늘은 오랜만에 꽃도 심고 대청소도 하니까 집이 몰라보게 달라졌다. 나는 오늘 아들과 함께 부자간에 나란히 꽃도 심고 물도 주면서 사람사는 재미가 이런 것이구나 하고 새삼 발견하게 되었다. 다니엘이 아니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삶이다. 나는 항상 내 힘에 버거운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를 이루기까지 쉴새없이 달려가는 스타일이다. 때문에 삶의 멋과 여유와는 거리가 먼 인생을 살아왔다. 나는 내 인생에서 끊임없는 물음표(?)를 던지고 느낌표(!)를 찾느라 골몰하였지만 다니엘은 나에게 쉼표와 때로는 마침표의 의미를 가르쳐 주고 있다. 흙삽을 떠면서 내가 아들 다니엘 때문에 많이 변했구나! 느끼며 또다른 느낌표(!)를 찾은 하루였다. 다니엘아! 아빠는 계속 아빠가 너를 가르친다고 생각하는데 잠시 멈추고 돌아서 보면 언제나 그렇듯이 네가 나를 가르치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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