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문으로 소풍을 갔다.유치원도 쉬게 하고 미현이도 데리고 갔다. 아침부터 물 사랴 도시락 챙기랴 바쁘다 바뻐였다. 선생님들을 모시고 중문으로 향했는데,우리가 가장 먼저 도착한 바람에 소리섬 박물관앞에서 기다리게 됐는데 박물관 야외 스피커를 통해 들려 오는 음악소리에 명탁이가 예민한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아니다 다를까 박물관에 들어가 에디슨의 축음기소리를 다른 사람이 듣는 것을 듣더니 발광적으로 울음을 터트리기 시작했다. 그래도 익숙해지게 시켜야한다는 신념 하나로 3층까지 계단을 올라가지 않겠다고 발버둥치는 아이를 껴 안고 올라갔으나 아이는 울음을 그치기는 커녕 오히려 더 발악 하는 것이었다. 2층으로 다른 아이들이 오기전에 먼저 내려왔더니 조용한 분위기여서 아이를 에이스과자로 심리를 안정시키고 오은영 선생님도 옆에서 많이 도와주셔서 아이가 울음을 그치고 목관악기를 스스로 쳐보기까지 했다.하지만 아이들이 다시 오자 다시 울음을 터트렸고 1층을 가서 제5관의 태극기에 관심을 조금 보이고는 나가자고 졸라 밖으로 나왔다.밖으로 나와도 아이의 상태가 그리 썩 좋은 편은 아니라 찡얼찡얼거려 정말 집으로 돌아오고 싶었다. 다음으로 여미지식물원에 갔는데 그곳에서는 짜증을 부리면서도 따라다녀줬고 특히 순환관광버스를 탈때는 타기를 싫어하는데도 내가 먼저 올라타 올라태우니까 겨우 타더니 버스가 움직이자 많이 좋아해서 기분이 다시 좋아졌다.아이의 상태와 기분에 따라 엄마가 좌우된다는 것을 우리의 명탁이는 아는지 모르는지... 여미지에서 점심도 먹고 아이스크림도 먹고 전망대까지 올라갔다가 내려와서 선생님들은 먼저 가시고 아이들과 엄마,아빠들끼리 중문해수욕장을 갔다.나보고 선두에 서서 길 안내하라기에 앞에서 갔는데 엉뚱한 길로 접어들어 다들 고생시키고 우여곡절끝에 도착한 해수욕장은 미현이에게는 파라다이스고 명탁이에게는 지옥 같아 보였다. 물을 싫어하고 뭔가 자기 피부에 닿는 것을 싫어하는 명탁이는 모래사장에 한 발자국도 발을 들여 놓지 않으려 했고 심지어는 울려고 까지 하였다.궁리궁리하다가 아이가 들고 있는 아이스크림을 싸고 있던 종이꼬깔에 모래를 부어넣고 그것을 다시 버리는 것을 몇번을 하니까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고 미현이를 모래사장에 불러 모래성을 짓고 있으려니까 아주 조금씩 우리 에게로 오는 명탁이의 모습이 보였다.조금씩 아이가 적응을 하려는 것 같은데 수학여행학생들이 몰려와서 우리는 집으로 돌아왔다. 소리와 자극에 민감하고 그리고 어두운 분위기도 싫어한다는 것을 다시한번 확인한 하루였다. 소리섬박물관을 한달에 한번은 와서 아이에게 소리자극을 줘야하겠고 DDchild에서 하는 작업치료방법으로 아이의 피부자극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는 방법을 시도해 봐야하겠다. 오늘은 정말 힘든 하루였지만 아이에대해 다시 생각할 수 있었고 미현이가 많이 좋아해서 나름대로 보람된 나들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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