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제는 다 했니? TV는 언제까지 볼 거니? 옆집 애는 매일 1등 한다던데…. 모 학습지 광고에 나오는 박미선의 ‘잔소리 송’이 결코 남의 얘기는 아닐 듯. 아이가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하는 잔소리지만 제대로 듣는 아이가 몇이나 될까. 전문가가 알려주는, 소리치지 않고 야단치지 않아도 아이가 달라지는 잔소리 기술.
부모는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할 능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아이들의 행동에 대해 감 놔라 배 놔라 잔소리를 하게 된다. 아이보다 인생경험이 풍부하고 분별력이 있는 부모가 아이의 잘못된 행동을 고치기 위해 잔소리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잔소리가 아이들을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기도 한다. 1 의심형 잔소리 “너 숙제는 하고 컴퓨터 하는 거니?” “내일 일찍 들어오는 거 맞니?” 같은 물음은 부모로서는 아이를 체크한다고 하는 것인데, 아이의 입장에서는 부모가 자신을 믿지 못하고 잔소리를 한다고 여긴다. 이러한 의심형 잔소리는 아이에게 짜증을 불러일으킨다. 그리고 반복되어 나타날수록 부모의 의심이 아이에게 전달되어 좌절감을 주고 자신감을 잃게 하며 부모에 대한 분노까지 갖게 한다. 2 비교형 잔소리 “옆집 윤서는 반에서 1등 한다더라.” “뒷집 예은이는 혼자서도 잘한다던데….” 부모는 경쟁심을 부추길 생각으로, 혹은 아이에게 보고 배우라는 뜻에서 남들과 비교하는 잔소리를 하게 된다. 하지만 이 경우 부모는 비교해도 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에 대한 실수를 저지른 것이다. 아이는 공부를 열심히 하려고 마음을 가다듬었다가도 오히려 비뚤어지게 된다. 부모가 자신의 어떤 행동을 교정하려고 한다는 것을 느끼기 전에 자신이 받은 상처로 인해 부모에 대한 반발심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3 비판형 잔소리 “넌 구제불능이야” “언제 철들 거니?” 부모는 아이가 걱정스러워서 노파심에 잔소리를 하게 된다. 하지만 아이를 무시하는 느낌이 지배적인 이러한 말은 아이의 감정에 상처를 주고 자신감을 상실시킨다. 만약 동생이나 다른 사람 앞에서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면 집을 뛰쳐나갈지도 모른다. 비판형 잔소리가 반복되면 아이의 자존감은 한없이 낮아지고, 자신에 대해 회의감과 부정적인 사고를 지닌 아이로 자라게 된다. 4 협박형 잔소리 “이번 시험에 또 0점 맞으면 혼날 줄 알아.” “동생하고 한 번만 더 싸우면 가만 안둘거야” 하는 식의 잔소리는 처벌에 대한 위협과 공포를 주어 아이가 말을 잘 듣게 하고 싶은 의도가 깔려 있다. 하지만 이러한 잔소리는 아이를 당황하게 만든다. 아이는 어떻게 행동해야 좋을지 혼란스러워지고 의기소침해진다. 협박보다는 아이에게 행동을 뉘우칠 시간을 주고, 스스로 깨닫고 행동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5 명령형 잔소리 “공부 좀 하라니까.” “방 정리 좀 하고 살아라.” 아이가 혼자서도 잘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에서 나오는 것이 명령형 잔소리다. 하지만 아이의 입장에서 볼 때 부모의 말은 강제적이고 억압적으로 들린다. 스스로 하려던 일이었지만 갑자기 부모의 명령에 의해 하는 방식이 되기 때문에 반발심이 생기는 것이다. 이런 경우 부모의 지적과 간섭에 자존심에 상처를 받은 아이는 청개구리 심리가 발동하게 된다. 6 심문형 잔소리 “오늘 유치원에서 뭐 했어?” “친구랑 싸우지 않았어?” 라는 식의 단순한 질문이지만 아이에게는 잔소리로 들릴 수 있다. 부모가 진심으로 아이의 일상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아이의 생활을 간섭하고 감시하려는 것인지 혼동될 수도 있다. 만약 아이가 후자로 생각하게 된다면 아이는 부모가 자신을 믿지 못하고 있구나 하고 생각하게 되고, 마음에 상처를 입는다.
잔소리 잘하는 기술 잔소리는 어떻게, 어떤 상황에서 하느냐에 따라 아이에게 약이 될 수도 있고 독이 될 수도 있다. 기본적으로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잔소리를 하되 5가지 규칙을 지키면 잔소리도 자녀 훈육의 효과적인 방법이 된다. 1 짧게 하라 초등학교 3학년인 현지는 늦잠을 자는 바람에 허둥지둥 학교 갈 준비를 했다. 그런데 오늘 준비물인 물감을 어디다 두었는지 금방 찾지 못하고 있다. 허겁지겁 이곳저곳을 뒤지자 보다 못한 엄마가 같이 찾아주며 잔소리를 한다. “너는 항상 왜 그 모양이니, 일주일 전에도 그랬잖니. 그러게 준비물은 저녁 때 미리미리 챙겨뒀어야지….” 엄마의 잔소리는 끝날 줄 모른다. 부모의 잔소리가 한없이 길어지면 아이는 열심히 딴생각을 한다. 때문에 부모가 무슨 말을 했는지 핵심을 파악하지 못한다. 잔소리는 잘못된 행위에 대해서만 짧게 지적하는 것이 좋다. 아이는 이미 자신의 잘못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네가 한 그 행동은 잘못된 것이다” 라는 한마디면 충분하다. 그러다 용서하기 힘든 큰일을 저질렀을 때 평소와 달리 정색을 하고 지적을 하면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2 그 자리에서 즉시 하라 아이가 몇 시간 전에 저지른 일 때문에 부모는 화가 났지만 꾹 참고 넘겼다. 그런데 이번에는 평소라면 지나쳤을 만한 작은 잘못을 저질렀는데 부모는 이때다 싶어 아이에게 잔소리를 쉴 새 없이 퍼부었다. 이럴 경우 아이는 자신의 어떤 행동에 부모가 화를 내는 것인지 알 수 없게 된다. 그리고 앞서 저지른 큰 잘못보다 방금 한 작은 행동에 대해 더 반성하게 된다. 잔소리를 즉석에서 하지 않고 나중에 할 경우 아이가 잘못을 인정하고 잘못에 대해 생각하는 정도가 떨어진다. 그리고 잘못된 행동이 일어난 상황에서 잔소리를 바로 하지 않으면 다른 잔소리거리가 생기기도 하고 아이의 잘못된 행동을 지적할 수 없는 경우도 발생한다. 3 행동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라 네 살 된 민성이는 벽에다 낙서를 많이 한다. 그래서 엄마는 민성이가 낙서를 할 수 있도록 벽에 커다란 종이를 붙여주었다. 그런데 오늘은 민성이가 엄마가 안 보는 사이 벽지에다 잔뜩 낙서를 해놓았다. 화가 난 엄마가 아이를 나무랐다. 이때 아이를 나무라는 엄마는 두 가지 반응을 보인다. “엄마는 아무 데나 낙서를 해대는 민성이가 정말 싫다”와 “엄마는 민성이를 사랑해. 하지만 이렇게 벽에 낙서하는 행동은 정말 싫어.” 똑같은 상황에서 말만 조금 다른 것뿐인데 아이가 받아들이는 느낌은 큰 차이가 있다. 전자는 민성이 자체가 싫다는 것이고 후자는 낙서하는 행위가 싫다는 것이지 민성이가 싫다는 건 아니다. 아이 자체가 아니라 아이의 잘못된 행동을 지적해야 아이가 변화한다. 4 일관성을 유지하라 집에 손님이 왔을 때 자녀가 버릇없이 떠들고 아무 데서나 뛰어다닌 행위를 두고 어제는 잘못했다고 잔소리를 하더니 오늘은 쾌활해서 보기 좋다고 말하는 부모들이 있다. 이렇게 일관성이 없는 잔소리는 처음 한두 번은 괜찮지만 반복될 경우 아이의 가치관에 혼란을 야기한다. 아이가 어떤 행동을 했을 때 자신의 행동에 대한 잘잘못을 스스로 판단하지 못하고 어른들의 눈치를 보게 되는 것이다. 또 본능적으로 어른들의 서열을 따져보아 서열이 가장 높은 사람의 말은 잘 듣는가 하면 자기가 잘못하고도 그 사람에게서 핑계를 찾기도 한다. 예를 들어 아빠의 서열이 가장 높다고 하면 아이의 잘못을 지적하는 엄마에게 ‘아빠는 이렇게 해도 된다’고 했다는 변명을 하는 것이다. 때문에 아이에게 주의를 줄 때는 가족 구성원끼리 가치관을 통일하고 일관성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5 대안을 제시하라 자녀의 잘못된 행동을 고쳐주려고. 부모들은 잔소리를 한다. 그런데 부모들의 잔소리는 잔소리로 시작해 잔소리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너는 왜 그렇게 말을 안 듣니? 너 때문에 엄마가 얼마나 힘든지 아니”처럼 아이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 알려주고 그것에 대한 화풀이와 하소연을 하는 단계에서 잔소리는 끝나버린다. 아이가 어떻게 하면 좋을지 대안을 정확하게 제시해주지 않으면 아이들은 자기 편리한 대로 해석을 한다. 예를 들어 “하루에 컴퓨터 5시간은 너무 오래 하는 것 같지 않니?” 라는 식으로 잔소리를 하면 아이는 하루에 컴퓨터 4시간 정도는 상관없다고 생각해버리는 것이다. 자녀가 즉시 실천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해주면 좀 더 효과적인 잔소리가 된다.
아이 잘 다루는 베테랑 엄마들의 조언 아이와 커뮤니케이션을 잘하는 엄마들에게는 특별한 뭔가가 있다. 굳이 잔소리를 하지 않고서도 아이를 변화시키는 힘을 지닌 엄마들. 그녀들이 말하는 말 잘 듣는 아이로 키우는 비결을 들었다. “아이의 의견을 존중해주면 잔소리할 일이 없어요” 아이가 지켜야 할 것들에 대해 미리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고 규칙을 만들어요. 아이가 직접 정한 규칙이기 때문에 스스로 지키려고 많이 노력해요. 그만큼 잔소리할 일이 줄어들죠. 그리고 아이가 어떤 일을 해줬으면 하고 생각이 들 때 아이에게 “네가 이것을 해야 돼” 라고 말하기보다는 “네가 이렇게 하면 어떨까” 라고 말하는 편이에요. 아이가 스스로 선택해서 행동하게 하는 거죠. 부모가 자신을 존중한다고 느껴서인지 저의 제안을 대체로 수긍하는 편이에요. 둘째아이가 태어났을 때, 첫째아이가 샘을 많이 냈어요. 엄마들은 흔히 큰아이에게 “너는 언니니깐, 동생과 사이좋게 놀아야 해” 하고 말하겠지만 저는 “언니가 동생을 예뻐해주면 동생도 언니를 더 좋아하지 않을까?” 하고 말했어요. 그랬더니 아이가 그때부터 동생을 아껴주더라고요. 송선형 | 32, 인천 남동구. 3세, 5세 자매 “아이가 선택하고 행동하면서 배울 수 있게 도와줘요” 아이에게 선택권을 많이 주는 편이에요. 아이가 스스로 선택하도록 하고 자기가 선택한 일에 대해 책임감을 갖고 행동하도록 유도하는 거죠. 예를 들어 학습지를 풀어야 하는데 아이가 책을 먼저 읽겠다고 하면 아이에게 제안을 해요. “네가 지금 책을 읽고 싶구나. 그럼 지금 책을 읽으면 학습지는 언제 할 건지 정해서 엄마에게도 알려주렴.” 하고 말해요. 아이는 자신의 욕구를 존중받았기 때문에 자기가 말한 약속을 지키려고 노력해요. 물론 아이가 가끔 고집을 부릴 때도 있어요. 그럴 때도 혼을 내기보다는 아이에게 설명을 많이 해줘요. 그러고 나서도 수긍하지 않고 고집을 부리면 아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도록 두고 나중에 결과를 보고 다시 한 번 이야기를 해줘요. 아이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고 엄마 말을 안 들었을 경우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구나, 하고 스스로 느끼게 하는 거죠. 정지란 | 35, 전라도 광양. 7세 아들 “아이와 함께 반성의 시간을 가져요” 아이가 말을 잘 듣지 않을 때는 아이를 앉혀놓고 잘못된 점과 엄마에게 바라는 점,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지 적어보라고 해요. 이때 아이만 자신의 모습에 대해 적는 것이 아니라 저도 옆에서 같이 적어요. 최근에 내가 아이들을 어떻게 대했는지, 잘못된 점은 없었는지,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서요. 그러고 나서 서로 돌아가면서 이야기를 해요. 엄마가 잘못을 했을 때 사실을 인정하고 아이에게 사과하는 모습을 보이면 아이도 자기 잘못에 대해 쉽게 수긍하고 변화된 행동을 보이려고 노력해요. 이렇게 했는데도 아이가 똑같은 잘못을 저질렀을 때는 자기가 쓴 글을 다시 한 번 읽어보게 하는데, 스스로 했던 반성이기 때문에 굳이 잔소리를 하지 않아도 행동이 달라지죠. 한미희 | 35, 서울 영등포구 신도림동. 7세, 9세 형제 “아이와 엄마가 함께해요” “일찍 일어나라” “책을 많이 읽어라” 등등 정작 나 자신은 실행하지 못하고 있는 일들을 아이에게 요구하는 영양가 없는 잔소리를 하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저 자신부터 달라진 모습을 아이들에게 보여줬어요. 그래서 아이도 따라서 행동하도록 유도했죠. 책을 읽으면 감상문을 써서 아이에게 말해요. “엄마는 이 책을 보면서 이런 점을 느꼈어. 너는 그 책을 읽으면서 어떤 걸 느꼈니? 잔소리를 백번 하는 것보다 엄마는 이랬는데 너는 어떠니? 하고 묻는 방법을 사용했더니 효과적이에요. 아이들도 엄마처럼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말을 잘 듣게 되는 것 같아요. 박자연 | 33,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 5세, 8세 형제 |
'나나♥♥♥ > 아이들교육관련'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히딩크식으로 아이키우기 (0) | 2010.07.25 |
---|---|
우리 아이가 다른 아이를 때릴때 (0) | 2010.07.25 |
3~5세 유아기 아동의 심리적 특성 (0) | 2010.07.25 |
아동관찰행동] 아동관찰 사례 (0) | 2010.07.25 |
좋은자녀를 위한 교육법 (0) | 2010.07.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