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자폐인 다니엘♥♥♥/이명탁군의 00월 이야기

이 명탁군의 4월 이야기

명탁이 어멍 2010. 4. 30. 01:24

이 명탁군의 4월 이야기


“우리 아이가 일반아이가 되었대요. 이렇게 훌륭한 아이가 되려고 그렇게 속을 많이 썩였나봐요.호호호” 4월1일...  만우절이다. 학창시절에는 언니네 반과 학생을 통째로 바꿔 선생님을 황당하게도 만들었던 만우절의 기억... 난 아이가 꿈처럼 환상처럼 좋아질 것을 기대하며 아무도 없는 해수욕장에서 미친척 외쳤다. 하늘에서 천사가 내려와 나를 위로해주는 것처럼 마음은 따뜻해지고 볼을 타고 내리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던 오후, 우리의 4월은 여느달처럼 그렇게 시작되었다.

*오호라 천재라*

최진실동생 최진영이 죽었다.  우울증이였는데 약을 약국에서 대강 받아서 먹어 우울증이  깊어져 죽었을 수가 있단다. 미치겠다. 정신과적인 약은 왠지 막장에서 정말 이도저도 손을 쓸수가 없었을 때 먹어야 한다고 생각했었는데 최진영의 죽음은 나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해 버렸다.

감기도 오래 놔두면 폐렴이 되듯이 최고의 명의에게 치료를 받아 약을 먹어 호전이 된다면 정신과적인 문제 즉 명탁이의 자폐에 관한 얘기도 그렇게 풀어보면 한번 명의를 찾아가 아이의 문제를 상의해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제대병원을 2년정도만에 찾았다. 약에대해 부정적인 생각이 깊어 약을 권하는 의사에 대해 부담도 컸고 매년 똑같은 말만 하는 의사에 대해 신뢰도가 바닥이었던 까닭에 그동안 소원했으나 막상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생각이 나자 의사부터 찾게 되니 뭐든 속단하며 얘기를 해선 안된다는 생각을 했다.

아이가 이상하리만큼 병원에 가면 더 상태가 바닥이다. 어릴 적 수술을 받았을때의 기억이 있어서 그런가 아이는 병원에 가면 끈 풀린 망아지마냥 어수선하다.

선생님과 상담을 하고 있는데 밖으로 나간 울 아들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여 선생님과 깊은 대화를 나누고 나오니 목소리의 주인공은 우리 아이가 아니었다. 정말 죽겠다싶은 맘으로 아들 찾아 나섰다.옮겨진 제대병원은 왜 그리 넓은지 보이지 않는 아이의 그림자에 못된 상상만 앞을향해 달리는 중, 에스칼레이터가 눈에 들어왔다.저걸 좋아하니 저 부분에 있을 것이다.
지상3층, 지하 1층 앞이 깜깜했다.

그런데 에스컬레이터가 좀 이상하다. 멈춰있다. 고장이 났을까 그럼 이쪽으로는 안 갔을텐데,마음이 쿵쾅거려 도무지 안정이 안된다. 그래도 이 근처에는 있으리라. 실날같은 희망에 에스컬레이터에 계시던 청소 도우미분께 아이에 대해 물었다.

“그 아이 이 에스컬레이터 다 끄고 다녀 막 혼내니까 아래로 도망가신디예”

이게 뭥미. 지상3층, 지하 1층까지의 모든 에스컬레이터의 작동을 멈추게하고 도망다닌 그 분이 내 아들이라니.... 순간 복잡한 머리 부둥켜안고 아이 찾아 나섰다.

1층에와서도 안보이자 어떤 아저씨께 물었는데 그분 울 아들이 에스컬레이터를 멈추게해서 넘어져 다쳤다며 엄마냐며 혼내신다. 옆에서 청소 하시던 아줌마 울 아들 땜시 수리기사까지 불렀다며 이렇게 이 기계가 멈춘거 처음 봤다며 한편으론 아들 놈 잘 났단다.

사람들로부터 도망쳐다니는 아들을 1층에서 찾아 넘어진 아저씨께 가서 자초지종 말씀드리고 사과드리고 그 앞에서 타임 아웃을 시켰다. 너무 화가 나서 눈감고 천개 세라 그랬더니 200개 세고 눈 뜬다. 자기가 생각해도 큰 일을 쳤구나하고 아는 듯하다. 혼나서 타임아웃할 때 최고 나쁜 짓을 하면 200개를 세라고 해서 천개는 아직 잘 모르겠고 자기의 잘못은 큰것 같으니 지 맘대로 200개 세고 미안한 표정을 짓는다.

어떻게 껐을까. 기계에 관해선 울 아들 혹여 천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피식 웃는다.

*구름의 달리기 경주*

“달리기 경주”하교길 차에 올라 앉은 명탁이가 하늘을 보며 큰 소리로 외친다.“누가 달리기경주하고 있는데?” 엄마는 집요하게 묻기 시작했다. 조금 뜸을 들이더니 “바람이 불어서 구름이 달리기해요”란다. 하늘에 새털구름들이 사이좋게 흘러가는 모습을 보고 아이는 이렇게 생각했나보다.

넘 예쁜 울 아들 말도 잘 못하는게 이런 시적인 표현을, 옆에 있던 종이조까리에 잊어버릴까봐 적어넣는다.

입술을 붙이고 “뿌뿌뿌뿌,,,”하더니 나를 콕 찍으며 “엄마가 방구꼈어요”한다. 거짓말하는게 귀엽다.

집에 거의 다 와가는데 “제주바이크 없어졌어요”란다. 정말 언제 폐업하셨는지 가게가 없다. 안 보는것 같아도 다 보고 다니는구나 생각했다. 기특하다.

“앞에가면 안돼. 뒤로 가세요”학교에서 들었는지 로봇인형한테 말 건넨다.

누나가 태권도에서 딴 메달을 목에 걸고 사방 벽을 차고 다닌다. 우습다.

태권도장에서 사진을 나눠주는데 “명탁이도 주세요”라 한다. 자기도 끼고 싶은가 보다.

말이 많이 나오기 시작했다고 하기엔 좀 우습다 하지만 아이의 성장이 쬐끔씩 보여서 초등학교로의 진학을 선택하게 도와주신 주님께 감사드리고 그리고 주위분들게 감사드린다.

5월4일, 운동회다. 아이에게 이걸 어떻게 설명해줘야 할까. 그때 아이가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않기를, 그리고 조금이나마 자기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기를 기도한다.

Impossible에 눈물 하나 보태면 I'm possible이란다. 엄마가 흘린 눈물만큼 성장해주길 바라며 오늘 하루도 무사히 지나감에 감사드린다.              2010.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