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사위는 던져졌다
10월 마지막 주부터 방과후수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어요
재작년과 작년 다른 기관에서 실시한 방과후 수업 시범사업에 참여했었지요
우리 아이에게 가장 모자란 사회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아주 좋은 수업이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올해는 시범사업을 끝으로 다시 수업이 이루어지지 않아서 너무나 안타까웠지요
그 수업이 기관은 바뀌었지만 다시 시작되었으니 저의 기대는 참 큽니다
2020년 내년에는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우리 아들
초등학교와 달라서 조금 힘들었던 중학생 시절을 이제 얼마 남기지 않고 있습니다
일학년 때는 집에서 먼 학교에서 가까운 학교로 옮기는 과정에서 아이가 힘들 거라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잠 잘 적응한다고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이 학년이 되자 학교 폭력에 시달리게 되었고 그 과정 속에서 또 하나의 배움이 있었습니다
우리 아이를 힘들게 했던 아이는 자기 자신도 많이 힘들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 아이와 나쁜 인연이라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아이를 위해 기도할 수 있는 제가 있었습니다
모든 일에는 일장일단이라고 하지요
우리 아이는 폭력을 당하면서 어쩌면 피해자의 마음을 알았기를 바랍니다
자폐성 장애는 폭력성을 배제하고 얘기하기가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우리 아이들이 자기 자신의 이야기를 자유롭게 구사할 수가 없기 때문에 답답함과 그리고 쌓여 있는 울분 또한 억울함
저는 그래서 우리 아들이 폭력을 당해서 억울한 게 아니라 그 안에서 무엇을 배웠느냐를 생각해 봅니다
한 달 전 진학할 고등학교 에도 상담을 갔다 왔습니다
우리 아이가 사회성이 약해서 자기가 가진 능력보다 늘 평가절하를 받으므로 그나마 상을 두 차례나 받았던 일본어 학과에 진학하여 일본 영사관에서 진행하는 일본어 말하기 대회 출전시켜볼까 생각을 해봅니다
우리 아이의 위상을 높혀서 주의사람들에게 무시당하지 않게 하겠다라는 생각이지만 이 또한 바른 생각인지 자신이 없습니다
하지만 주사위는 던져봅니다
1이 나오면 어떻고 6이 나오면 어떨까요
그냥 기도하면서 나아갑니다
? 진흙탕 속에서도 연꽃은 아름답다
올해는 저에게는 아니 우리 가족에게는 너무나 힘든 한 해입니다
3월에 정말 나의 전부인 엄마가 돌아가셨고 그 후 3주 후에는 내 신앙의 어머니인 권사님이 젊은 나이로 암과의 싸움 끝에 천국에 가셨습니다
이제 좀 마음이 회복되는구나라고 생각하는 아니 억지로 생각하려는 시기
지난달 시댁에서 저를 가장 이해해주시고 독려해주시던 큰아주버님이 병마와 싸우다가 생을 마감했습니다
그 일이 있고 이틀 뒤 사촌 아주버님이 또 별세하셨다는 소식에 우리는 등 한번 따스이 지져보지도 못하고 장례식장과 고인의 집, 그리고 시부모님과 큰 어머님을 위로해 드리려 고군분투를 하였습니다
큰 아주버님의 장례식에선 우리 아들도 상제역할을 했습니다
실수하면 어쩌나
엄숙한 순간에 이상한 혼잣말을 하면 어쩌나
상제옷을 입고 펄쩍펄쩍 뛰면 어쩌나
이 모든건 기우였습니다
아들은 너무나 분위기를 잘 파악했고 한번의 실수도 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우리가 옆에 없을 때도 알아서 형들과 동생의 보폭을 맞췄습니다
너무나 슬픈데 너무나 애통한데 아이의 모습이 위안이 되었습니다
너무나 힘든 마음이지만 아들로 인해 또 딸로 인해 그리고 남편으로 인해 힘이 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우리 가정에 임하시고 우리의 형편을 늘 살피시는 주님의 은혜를 새기며 다시 또 내일을 기약해 봅니다
사랑하는 엄마, 사랑하는 권사님 천국에서 다시 만날때까지 재밌게 잘 지내시고 계세요
사랑하는 아주버님 그리고 사촌 아주버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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