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나♥♥♥/다니엘 아빠의 육아 일기

12월 16일 -위험한 장난-

명탁이 어멍 2010. 4. 25. 02:35

오늘 다니엘이 줄자를 가지고 놀았다. 줄자를 길게 잡아 당겼다가 놓으면 자동으로 되감기는 동작이 재미가 있었나 보다. 감길 때 빠르게 감기기 때문에 조금은 위험해 보였지만 새로운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것이 좋아 보여서 그냥 두고 지켜보았다. 그런데 녀석이 줄자로 TV크기도 재어 보고 집안에 있는 모든 사물의 크기를 쟀다. 그리고 그것이 정확히 몇cm인지 알아 맞추었다. 처음에는 짧은 길이만 재어 보더니 조금씩 자신감을 갖게 되면서 아주 길게 줄을 잡아당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갑자기 놓으니 순식간에 줄이 자동으로 감겼다. 그 순간 다니엘이 터트린 말이 "깜짝 놀랐다"였다. 녀석의 외마디 비명에 이런 문장도 익혔구나 생각하니 나 자신이 '깜짝 놀랐다'. 녀석이 겁이 많아 위험한 장난감을 가지고 좀처럼 노는 모습을 보지 못했는데 줄자는 겁이 나면서도 신기한가 보다. 한 참을 놀다가 아니나 다를까 결국은 줄자에 손이 베었다. 손가락에서 피가 났다. 녀석은 피나는 손가락을 들고 나에게 달려와 '피난다'라고 외쳤다. 후시딘을 발라 주었다. 그런데 그것으로는 흡족하지 않았나 보다. 테이프를 붙여 달란다. 며칠 전 동생이 다리를 다쳤을 때 엄마가 1회 밴드를 부쳐 준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래서 밴드를 부쳐 주었다. 자기 손에 흐르는 피를 보며 '피난다'소리를 할 수 있는 아들이 자랑스럽다. 위험한 장난감을 가지고 놀다가 피를 좀 흘리는 것은 대수롭지 않다. 피 흘리는 안타까움보다 '피난다' 이 소리를 할 수 있는 아들이 고맙기 때문이다. 내일은 줄자로 이 녀석의 키를 재어 보아야겠다.  

줄자로 물건을 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