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명탁군의 8월 이야기

때늦은 더위, 제주를 쓸어가 버릴 듯 내리던 비, 여름의 끝자락이 아쉬운 지 기승을 부렸던 날씨도 이제는 계절을 인식해 가는 듯 아침 저녁으로 쌀쌀합니다.

울 명탁군 기침 콜록콜록 하더니 또 쌩쌩해져 역시 밖으로 열심히 다닌 효과를 보고 있나 봅니다. 명탁군의 8월을 기억해 봅니다......

*드디어 말 나오나?

아기다리 고기다리 던 명탁군의 자발어가 쬐금씩 쬐금씩 나오려고 합니다.

1) 엄마를 바라보더니 자연스럽게 “엄마”라고 부르네요. 항상 어떤 문장 속에서 끼어 맞춘 듯 있어야만 했던 ‘엄마’라는 단어를 너무나 친숙하게 나를 부르며 눈맞춤을 하며 부르는데 이 한마디에 가슴이 메이는 건 ....

2)자기가 원하는 것을 얘기할 때는 이렇게 얘기합니다.

“일기쓰고 꿀 꽈배기 먹자” 그럴땐 살짝 이렇게 바꿔서 얘기해줍니다.

“일기쓰면 꿀꽈배기 주세요” 요구하는 표현을 원 포인트 강의하는거죠..

3)자기가 지금 가고 있는 곳을 한번씩 꼭 찝어줍니다.

“춘강가고 있어요.”라든지,“초롱꽃 가고 있어요.”라든지, 그러면 엄만 이때다 싶어 한마디 거들죠. “춘강에 있는 해오름학교에 갈거예요”그러면 또 반복해서 얘기해 주는 명탁군의 센스..

4)이외에도 가르쳐서 따라하게 하지 않아도 상황의 반 정도는 인사도 자발적으로 하고 또 단어만 얘기하며 (“나비”하며 ) 그 상황에 맞는 단어를 확인하기도 합니다.

5)누구하고, 누구랑 이란 표현도 쓰고 있고 자기가 뭘 해야할 지에 대해 미리 얘기하기도 합니다.

6)원하지 않는 걸 해야할 때는 원하는 것을 얘기합니다.“받아쓰기 하자.”등

다른아이들에게 가르치지 않아도 가능한 모든 일들을 다 가르쳐야하는 번거로움은 있지만 우리 큰 아이도 이런 과정을 거쳐 지금처럼 말을 잘 하는구나 싶으면 정말 신기하기도 하고 멋진 체험이기도 한것 같아요.

*안 되면 되게하라.

1)난폭함을 몰아낼 수는 없을가에 대한 고민에서부터.......

스트레스상황을 못 견뎌 아이가 난폭해지고 있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아이를 관찰하면 할수록 그 행동 뒷면에는 많은 이야기가 숨어있는 걸 알았죠.

“난 네가 좋아”“나 지금 화 났어. 옆에 오지마”“시끄러운 저 아이 어떻게 좀 해 줘요”“나 좀 봐줘”“날 괴롭히지마.”“너네끼리만 놀아”등등

아이의 행동을 이해하고나니 아이가 이런 행동을 할 때도 조금은 의연해지면서 옛날처럼 소리만 지르는 것이 아니라 그때그때의 상황을 한번 말로 정리를 하게 됩니다. “ 울지마. 우는건 듣기 싫어”“나도 같이 놀면 안 될까”등등으로 그러면서 잘못한 행동을 했을 시는 아이를 안방의 예의 자리로 데리고 가서 애기하지요.

“바른 자세로 앉고 손 무릎 하고 등 세우고 눈 감아.”그렇게 시키고는 앞에 앉아 등을 굽히면 등을 세워주고 “등 세워”하며 얘기해주며 숫자를 30까지 셀 것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가슴을 쓸어 내리며 “안정하자”라고 합니다.

이게 될까 생각했는데 되더라구요. 이렇게 몇 십분을 씨름하면 아이는 이내 얌전해집니다.

2)그림을 우리 아이도 그릴 수는 없을까라는 고민에서부터.........

일기를 쓰면 최소 30분이 걸립니다. 예전에는 엄마가 불러주는 것을 받아 적는데만 그 시간이 걸렸는데 지금은 하루의 일과를 읊조려보고 무엇을 쓸 건지를 정하여 스스로 그림도 그리고 스스로(100%는 아니지만) 글도 쓰는 데 걸리는 시간이 그 시간입니다.다 끝내지 않았는데 이 쪽에서 끝낸다고 하면 너무 싫어해서 딴 생각에 빠지면 “오늘은 그만하자”라고 가끔 포인트 샷을 날리지요. 그러면 시간은 걸려도 끝까지 해 냅니다.

던킨 도넛을 먹었다면 도넛을 그리고 교회에 갔다 왔다면 교회를 그리게 됬습니다. 염려로 많은 가능성을 놓치지 말아야 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도 우리 아이는 많은 사람들의 사랑과 염려 속에서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고 있습니다. 넘어져 좌절하지 않도록 등대가 되어줘야 할 텐데 자꾸 깜빡거리게 되는것이 아이에게 미안할 따름이고 그래도 열심히 따라와 주고 있는게 고마울 따름입니다. “큰 보폭이 아니어도 괞찮아. 작은 보폭으로라도 세상을 향해 조금씩 걸어가 보자. 그럼 세상은 너의 것이 될거야. 사랑한다.나의 귀한 아들♡” 09.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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