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페관련/자폐스펙트럼장애

자폐증과 특수교육

명탁이 어멍 2010. 2. 2. 03:52

자폐증은 아동의 발달수준에 비하여 언어 및 비언어적 표현능력의 비정상적인 발달과 대인관계를 형성하는 사회적 상호작용의 현저한 저하, 그리고 제한된 범위의 관심영역에 강박적으로 집착하는 특이한 행동 등이 함께 존재하는 일종의 증후군과 같은 발달장애의 하나이며 이러한 자폐증상은 만3세 이전에 발생한다.

자폐아를 가진 부모들은 치료에 지대한 관심을 갖게 마련이다. 그러나, 현재까지는 자폐증을 완치시키는 치료법이 개발되지 못했지만, 일반적으로 자폐증이 소아정신과 전문의에 의하여 조기에 진단이 된 후, 자폐아를 위한 조기특수교육프로그램(early intervention program)에 가능한 한 빨리 들어가서 그 아동에게 적합하고 체계적인 특수교육을 받는 것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며 얼마나 효과적으로 특수교육을 받느냐에 따라 자폐아가 보이는 기능의 수준이 천양지차라는 사실은 이미 정설로 굳어졌다.

자폐아가 보이는 예후는 약 만 5세 경에 자폐아가 나타내는 지능지수와 언어구사능력에 좌우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므로, 적어도 만 3세 이전에 진단되어 조기특수교육과정에서 자폐아에게 필요한 여러 가지 서비스를 적절히 받아 아동이 가진 잠재력을 최대한 키우는 것이 예후에 아주 중요하다.

우리 나라에서는 특수교육진흥법에 준거하여 자폐증의 진단을 받은 만3세 이상의 아동은 특수학교에 입학하여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되어 있으나, 대부분의 부모들은 자폐증상을 보이는 자녀들이 사설기관이 운영하는 조기교실에서 특수교육을 받기를 원하는 편이다. 그 이유는 아마도 부모들이 자폐아가 어려서부터 특수학교에 들어가면 자폐증이라는 굴레를 영원히 벗어날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가능하면 조기교실에서 특수교육을 받다가 초등학교에 들어갈 나이가 되어서 일반학교의 특수(통합)학급에 보내기를 원하는 부모의 심정 때문이리라.

개인적으로도, 자폐아의 기능수준이 웬만하다면 통합학급형태의 특수교육을 선호하지만, 우리의 현실에는 몇 가지 문제점이 있다.

첫째, 일반학교에서 다양한 요구를 가진 여러 종류의 장애아들을 특수학급의 형태로 한 교실에 모아서 교육하는 것이 현재의 통합학급이므로, 개개인이 지닌 문제점들을 고려하여 충분한 평가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개별적인 특수교육계획서, 즉 IEP(Individualized Educational Plan)에 따라 자폐아의 특수교육이 개별적인 내용으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상당수의 통합학급이 그저 애들을 돌보는 수준에 머무르는 실정이다.

둘째, 자폐아가 초등학교에 들어갈 나이가 되어 기능수준에 따라 일반학교의 일반학급이나 특수학급과 특수학교 중 어느 곳에 들어가는 것이 좋은 지는 자폐아의 기능에 대한 철저한 평가를 바탕으로 선택되어야 하며,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나이 이전에 조기프로그램에서 적절한 특수교육을 받아서 그 아이가 갖는 언어능력이나 사회적 상호작용을 하는 능력에 상당한 발전이 있음을 전제로 일반학교의 일반학급이나 특수학급의 입학이 가능할 것이다.

셋째, 자폐아가 일반학교의 특수학급 혹은 특수학교에 들어가든 그 아동이 보이는 기능의 수준에 따라 개인을 위해 만들어진 적합한 특수교육계획을 바탕으로 교육을 받아야한다. 이를 위해서는 자폐증이라는 동일한 진단을 가지고 있더라도 개인의 발달수준이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자폐아의 요구를 맞추기 위하여 특수학급의 형태가 기능수준에 따라 여러 단계로 이루어져야 한다.

필자가 소아정신과 수련을 받았던 미국의 매사추세츠주는 미국내에서도 특수교육이 가장 발달한 주로 알려져 있는데, 다양한 종류의 자폐아를 위한 사립학교와 공립학교의 특수학급에서 자폐아의 특수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공립학교의 특수교육제도는 아동의 기능수준에 따라 1단계부터 6단계로 나누어져 있으며, 예를 들어 발달수준이 낮은 자폐아는 4, 5, 6단계의 특수교육을 받게 되는데 이런 경우는 자폐아가 통합학급이 아닌 자폐아만을 위한 특수학급이거나 특별히 설립된 자폐학교 또는 기숙학교 등에 속하게 된다.

비록 우리 나라가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 할지라도 선진국에 비하여 매우 뒤떨어진 특수교육의 현실을 감안할 때, 자폐아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서 자폐아의 기능수준에 따라 세밀하게 구분된 특수교육제도에서 자폐아 개개인을 위하여 만들어진 특수교육계획서를 바탕으로 아무리 많아도 학생 5명당 교사1명의 비율을 초과하지 않는 학급에서 자폐아들이 교육받을 수 있도록 법적 또는 제도적 뒷받침과 재정적인 지원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