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바로 D-day다. 다니엘도 입학에 대한 부담이 있었는지 새벽6시부터 일어나서 지금 몇시야?를 묻는다. 평소같으면 아침9시나 되서야 일어날 녀석인데.
아침을 먹으면서 다니엘아, 오늘 입학식하지? 하고 물으니 입학식안해! 했다. 순간 긴장이 감돌았다. 그러자 곧 5월에는 소풍가지! 하고 독백을 한다. 5월1일도 소풍가고 5월 2일도 소풍간단다. 자기 스스로 입학식에 대한 부담을 떨쳐 버리려고 노력하는 중임을 아빠는 알고 있다.
5월에는 계속 소풍만 간다고 우기면서 눈앞에 닥친 십자가를 질 각오를 하고 있는 아들의 마음씀씀이를 아빠는 알고 있다.
그런 아들이 너무 대견했다. 입학식하는 운동장에 들어서니 아이들이 벌써 줄을 서고 있었다.
다니엘은 교회의 친구자녀들인 바울이, 하영이와 같은 반인 3반이 되었다. 교감선생님 이하 선생님들의 배려가 있었다.
이분들께 감사를 드린다. 선생님은 이름을 확인하고 명찰을 주었다. 다니엘은 자기 이름을 호명할 때 대답하지 않고 한 손만 내밀었다.
네!라고 대답하고 두 손을 내미는 훈련을 그렇게 시켰건만 실제상황에서 발휘가 되지 않았다.
문제는 지금부터였다. 다니엘이 명찰을 핀으로 고정시켜 놓았는데 손으로 다 뜯어 버렸다. 왜 뜯었냐고 물으니까 테이프로 붙여야 한단다.
며칠 전 까지 유리테이프로 종이를 붙이는 것에 재미를 붙였는데 명찰표도 그렇게 붙이고자 고집을 부리기 시작한 것이다.
고집은 시작되었고 선생님은 학부모님들은 뒤로 물러나라고 하셨다. 그래서 맡기고 물러났다.
그러자 다니엘이 3반줄에서 이탈해서 2반줄에 가서 서 있었다. 6학년에게 상견례하는 자리에서 모든 신입생들이 뒤로 돌아 6학년 선배에게 머리 숙여 인사하는데 자기는 제일 뒷자리에서 그대로 서서 신입생들의 인사를 혼자 다 받고 있었다.
오늘따라 입학식이 왜 이리 길어보이는지 교장선생님은 교감으로 계시다가 이번에 처음 교장발령을 받으셨단다. 그러니 또 오죽 열성이 계시겠는가? 그럭저럭 마음을 졸이는 가운데 입학식이 끝났다.
그래도 감사한 것은 다니엘이 선생님이 주신 안내통지서를 끝까지 들고 있다가 아빠에게 보여주었다는 사실이다. 또 3반에서 2반으로 자리를 짧게 이탈했을 뿐 전체적으로 크게 눈에 나지 않을 정도로 입학식에 협조(?)해 주었다는 사실이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2반 줄에 선 것은 지난 번 예비 소집일 때 2반 교실에서 종도 치고 놀았기 때문에 자기는 2반으로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나중에 다시 물어보니 자기가 3반이란다. 담임선생님이 이쁘냐? 못생겼나?하고 물으니 이쁘다고 한다.
선생님을 정면으로 응시하는 모습을 보지 못했는데 선생님이 이쁘다고 하는 것으로 보아 자기 나름대로는 선생님에 대한 관심을 가졌나보다. 돌아오면서 다니엘이 오늘 입학식을 참 잘 했다고 칭찬해 주었다.
그리고 아빠가 너무 기분이 좋아서 다니엘이 맛있는 것을 사 주겠다고 했더니 자기는 조금 잘 했다고 한다. 조금 잘 했으면 오렌지쥬스를 먹고 많이 잘했으면 포도쥬스를 먹어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 자기는 조금 잘 했기 때문에 오렌지쥬스를 먹어야 한단다.
자기가 명찰로 고집을 피운 사실을 인정하고 있었다. 가게에 가서 오렌지 쥬스를 고른 후 다혜에게 과자를 사 주어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다혜가 좋아하는 통키통키를 고르는 것이 아닌가? 얼마 전부터 네가 오빠니까 동생을 챙겨주어야 한다고 주입교육한 것이 열매를 맺고 있는 것이다. 다혜가 무엇을 좋아하는 가를 알고 있고 동생을 위해 과자를 고르는 다니엘을 보며 다 키웠구나! 싶고 이렇게 훌륭하게 자라 준 아들에게 무척 감사한 하루였다.
엄마에게 명찰사건을 이야기 해 주니 바늘끝에 대한 부담감 때문이라며 엄마가 살살 잘 달아 주겠다고 했다. 그러자 연구소의 교사인 박선생님이 옷을 벗고 먼저 달고 난 후 옷을 입혀 보라고 했다. 그러자 다니엘이 안심하고 옷을 입었다. 아빠인 나보다 나은 엄마의 모습이다. 내일은 9시30분까지 등교해야 한다. 아침9시가 되면 다니엘과 같은 반이 된 바울이, 하영이,그리고 같은 반은 아니지만 같이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기광이가 우리 집으로 몰려 올 것이다. 학교가 멀어서 내가 아이들을 학교까지 태워주기로 했기 때문이다. 다니엘이 학교적응하는데 이 친구들이 많이 도와줄 것이다. 선생님께 바울이와는 짝꿍으로 같이 앉혀 달라고 특별주문을 해 놓았다. 세상에는 엄마의 치마바람보다 더 무서운 아빠의 바지바람이 있다는 사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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