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자폐인 다니엘♥♥♥/이명탁군의 00월 이야기

이 명탁군의 8월 이야기

명탁이 어멍 2010. 9. 27. 04:37

이 명탁군의 8월 이야기

살면서 많은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됩니다. 특히 명탁이와 같이 아픈 아이를 키우게 되면 항시 쭈볏쭈볏 서게되는 안테나 때문에 더욱 많은 선택을 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그 중에 이번에는 참 큰 선택을 하기로 했습니다. 명탁이와 엄마와의 특별한 여행...           이것이 명탁이의 지금 상황을 얼마나 개선시킬 수 있을까는 차후문제이고 아이와 같이 어떻게 시골에서 보낼까를 생각하며 나를 더욱 더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는 점이 너무나 보람있는 선택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 놈의 폭력성, 그 놈의 사회성*

명탁이가 여름학교에 갔다. 어린이집을 다닌터라 교육청에서 하는 여름학교를 가고 싶어도 못갔던 부분이라 너무 설레며 아이를 보냈다. 그런데 영 기대와는 다른 방향으로 아이가 간다. 첫째 날 아이는 세명이나 그것도 타 기관에서 같이 수업을 받았었던 아이만 골라 때리셨단다. 이건 뭔가? 아이의 인사가 폭력이 되었나?....                        하지만 엄마의 이런 관대함과는 역시나 틀리게 선생님들은 첫날의 과격함으로 명탁이를 ‘요주의 인물’로 보셨고 보조 선생님도 두명이나 붙여주시는 혜택?을 주셨다. 수업의 내용만으로 보면 아이가 너무나 좋아해야 할 ‘수영’‘음악’‘칼라 클레이’인데 실상은 아이가 거기에 가서 스트레스를 받아서 오는 것이다. 무엇이 문제인가? 자꾸 이런 생각이 나를 괴롭혔다. 뭔가 실타래가 꼬이고 있는데 어디서 풀어야 할지 도통 모르겠다.       기도를 하며 눈물을 쏟아내도 해답이 보이지 않고 답답함만 쌓여 가는 어느날 밤 시댁에 제사를 지내고 오는 밤길 차안에서 아이 때문에 화가 머리끝까지 나있는 남편의 뒷모습을 보며 갑자기 이곳에서는 통로가 보이지 않을 것이라는 불안감이 엄습해 왔다. 애를 쓴다고는 하는데 항상 다람쥐 쳇바퀴 돌듯 원래의 상태로 돌아가는 이 일상이 과연 마음을 고쳐 먹는다고 해결의 실마리가 보일까?     불안하고 불안했다.                        우리 아이가 엄마보다 더 좋아하는 컴퓨터, 텔레비전, 핸드폰, 테이프 플레이어등이 없는 정말 자연과 어우러져 아이의 모습을 관찰하며 아이에게 놀이의 즐거움을 알려줄 수 있는 길은 없는가?  그 때 섬광처럼 우리 이웃분의 시골집이 생각났고 그곳의 상태가 내가 가장 원하는 곳임을 알았고 그리고 그 곳을 쓸 수 있다는 허가도 받았다.                  무엇부터 해야할지 모르는 막연함에서 조금씩 해방되는 느낌이 든다.                   아이와의 놀거리를 찾고 아이와 같이 요리를 하기위해 아이의 시선에 맞는 기구를 찾고 아이와 같이 청소하기위해 헌수건을 깁으며 걸레를 만들었다.

과연 우리 명탁이는 컴퓨터 말고도 너무나 재미있는 세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될까?     답답함을 폭력으로 푸는게 아니라 몸을 움직여 풀 줄 알고 엄마와의 공유로 아이가 정서적인 안정을 찾아 폭력성이 아예 자취를 감춰졌으면....

아이와 시골집에 몇차례 놀러를 갔다. 자기가 한동안 지낼 곳이라는 것을 알아서 인지 아이는 너무나 자유롭고 편해 보였다.

누군가가 엄마인 나에게 이런 얘기를 한다. 제발 그곳에 가서는 아이를 너무 시키지 말라고...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아이를 닦달하고 있었던 엄마가 시골에 살면서 많이 편해져서 오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명탁아! 어쩌면 이번의 이 긴 방학은 엄마를 위해서 가는건지도 모르겠구나....

*딸아! 사랑한다*

내 딸은 이제 4학년이다. 제주도 말로 아주 요망진 아이이다. 다른 사람들이 우리 아이를 보면 이구동성 똑소리나게 생겼다 한다. 우리 딸은 그런 아이이다

그런데 우리 딸이 힘들다. 엄마와 동생이 시골로 요양을 간다니 머리로는 이해가 되는데 마음은 아프단다. 일주일에 한번씩 올라올건데... 라고 얘기해도 허전한 맘을 어쩔 수 없나 보다.

우리처럼 아픈 아이를 키우는 집은 아픈 아이한테 너무 관심이 집중되다보니 아무리 요망져도 그 외의 비장애아동은 은근히 소외를 당한다. 그 소외감의 골이 깊으면 마음이 많이 아픈 아이가 된다고 한다. 우리 집도 마찬가지로 명탁이에게로 집중된 관심 때문에 우리 딸은 유난히 말이 많다. 공허함을 달래기 위해서인지 무수히 많은 말을 하고 또 잘 웃는다동생에게도 잘하다가 가끔 어른한테 혼나면 동생에게 화풀이하고 또 그러면 동생은 화가 나서 누나를 때리고 그럼 누나가 동생을 때리고 그럼 여지없이 날아오는 할머니와 엄마의 야단...  힘든거 너무 아는데 자꾸 큰 아이에게 미안하다. 많이 사랑하는데 많이 표현을 못해 주는것 같아 그것도 미안하다. 우리 딸 제발 엄마의 이 마음을 알아줄 수 있다면 엄마가 얼마나 자기를 사랑하는지, 명탁이와 비교하는 사랑이 아니라 정말 너이기에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면 너무 좋겠다. 사랑하는 우리 딸 홧팅!!!

내가 아주 좋아하는 복음성가가 있는데 '야곱의 축복'이라는 것이다. 그곳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 ....너는 어떤 시련이 와도 능히 이겨낼 강한 팔이 있어,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너와 언제나 함께 하시니..." 시련까지도 축복이라는 강한 믿음으로 9월부터 더욱 파이팅을 해야하리라. 명탁아, 미현아 너무너무 사랑해!!!                      2010.0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