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말을 못한다. 아니 말을 안한다.구체적으로 얘기해 보라면 나는 말을 할 수는 있으나 어떻게 얘기를 해야 상대방이 이해를 할지 몰라 때론 말을 못하는 아이처럼 단조의 음으로 의사를 전달한다.그러면 사람들은 내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 것을 알면서도 꼭 말로 확인하려고 애를 쓴다.난 그때마다 정말 짜증이 나고 답답하다. 내 인생은 왜 이렇게 힘들게 되었나?
나는 9살이고 소위 이 세상의 마지막 장애라고 하는 자폐라는 병에 걸린 신체 건강한 하지만 여러부분에서 많이 특이한 대한민국의 진짜 남아이다.
난 미국에서 태어났다.태어날 당시를 기억은 못 하겠지만 엄마의 레파토리를 들어본 바 나는 머리를 엄마 자궁에 걸쳐놓고 30여분을 이 세상과 대치국면에 있었다 한다. 아이를 받으러 온 중국인 주치의가 중국에서는 아이가 아침 8시에 태어나면 훌륭한 아이로 성장한다고 했다나 뭐랬대나 난 하여튼 태어날 당시부터 엄마를 죽도록 고생시키고 나온 아들놈이었다.그것도 정각 아침 8시에,
그런데 우리 엄마는 그렇게 고생시킨 나를 안고 처음 본 밖의 풍경을 잊을 수가 없단다. 커튼 사이로 한국국기가 휘날리고 있더라고, 그래서 이 놈 한 인물 할 놈이겠구만 하고 확 고소해 버릴까부다라고 생각했던 중국인 의사도 너무나 사랑스럽게 보였단다.
고작 1년 중국에 가서 배운 중국어를 가지고 의사소통이라는 걸 했으니 아마 자기식의 중국어 이해가 낳은 폐단일게다.
늘 긍정적인 엄마는 '공짜'라는 말에 태어난지 24시간도 안 된 나의 고래를 잡겠다고 수술실로 당당히 보냈다.
어렴풋이 기억이 난다. 무식하게 덩치만 큰 흑인 간호사, 과연 저 손으로 나의 작은 거시기를 잡을 수나 있을까 싶었던 커다란 손을 가진 얼굴뿐 아니라 손에 난 털까지도 하얗던 의사양반,
그렇게도 아프다고 울어댔는데 그들은 정말 잔인하리만큼 아무렇지도 않았고 수술이 끝나고 난 너무나 따끔거려 아파죽겠는데 이 거시기에는 약이나 쬐끔 발라주는 성의를 보이고 멀미날 정도로 나를 이 사람 저 사람의 팔에 들리우더니 엄마앞에서는 수술이 잘되었다나 뭐래나
"당신들이 알아 잘 됐는지 안 됐는지, 다시 수술하게라도 되면 당신들 이 고통의 백팔배를 돌려줄꺼여. 왜 백팔배냐고? 속죄하라는 뜻이지 그걸 몰라?"
엄마는 내 거시기가 잘 아물까 걱정이 되는지 정면 승부해야 할 오줌이 조준사격을 자꾸 실패해 이불까지 홀라당 적시는데도 그저 나를 안고 달래주고 내 거시기를 귀하게 보살펴 주셨다.
하지만 엄마뱃속에서 듣던 규칙적인 소음보다 수술할 때 들었던 고막을 다 들어낼 것같던 정체 불명의 소리들은 나를 자다가도 벌떡벌떡 일어나게 만들었고 지금까지도 그 공포스러운 소리와 나를 압도했던 손들은 잊혀지지않는 상처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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