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 성향의 아이들에게 사회성과 체력을 길러준다는 이유로 부모들이 가장 흔히 보내는 장소가 수영장과 태권도장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런데 수영은 아이들이 곧 적응을 하고 좋아하게 되는 경우가 많지만 태권도는 마지못해 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나도 다니엘에게 수영과 태권도를 시켜 주고 싶었다. 그러나 여건상 기회가 잘 맞지 않았다. 또 다니엘은 계집아이처럼 온순해서 태권도 같은 과격한 운동을 싫어한다. 나는 아이가 싫은 것에 대해서는 억지로 시키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피아노다. 피아노를 가르치고자 생각한 지는 오래 되었다. 다니엘이 소리에 민감하고 특히 찢어지는 듯한 기계음 소리에 대해 혐오감을 갖고 있다. 그래서 내심 다니엘이 악보를 알고 음을 알면 미세하게 분화된 청각이 피아노 연주에 큰 도움을 주지 않을까 기대하는 마음이 있었다. 악성 베토벤이 자신의 청각장애를 딛고 '운명'을 작곡한 것 처럼 같은 장애출신(?)으로서 공통분모가 있지 않을까 하는 설레임이었다. 대개 자폐 성향의 아이들이 예술성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경향이 있다해서 기대하는 마음이 더 컸다. 다니엘과 다혜를 2주 전부터
동네의 가정집에서 피아노 학원을 운영하는 곳에 보내고 있다. 다혜는 피아노를 좋아하지만 다니엘은 별로 관심이 없는 듯 하다. 피아노 학원에 데려가려면 녀석의 고집과 싸워야 하는데 쉬운 일이 아니다. 녀석이 나를 이렇게 또 실망시키는구나. 다니엘아! 너는 도대체 잘 하는 것이 뭐니? 너의 숨겨진 천재성을 언제나 나타내 보일거니? 피아노도 아니라면 또 다른 무언가가 있겠지. 아빠는 결국 찾아내고 말거야. 아빠가 오늘 조금 실망하고 섭섭했지만 이 밤이 지나면 내일은 또 내일의 태양이 떠오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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