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서 론

최근 우리 나라에서 아스퍼거 증후군이라는 진단이 아동에게 내려지고 있으나, 아직까지는 참고문헌이 충분하지 않고, 임상적으로도 경험이 부족하여 실제의 임상에서 정확한 진단 등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아스퍼거 증후군이라는 질환 자체가 아직도 논란의 여지가 있는 부분이 많아서 보다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하겠다.

아스퍼거 증후군은 사회적 상호작용에서의 심하고 지속적인 장해와 제한적이고 반복적인 행동이나 관심 등을 보이는 전반적 발달장애의 하나이다. 아스퍼거 증후군을 보이는 대부분의 아동들은 정상 수준의 인지능력을 보이기 때문에 학과수업의 내용이나 언어기능에서는 크게 지체됨을 보이지 않는다. 또한 지능 지수(IQ)도 정상적인 수치(IQ>85)를 나타내는 아동들이 대부분이다. 최근에는 특정영역에서 천재적인 재능을 보이는 경우도 관찰된다는 보고가 있다. 또한, 아스퍼거 증후군을 보이는 아동들은, 비록 같은 진단을 가지고 있더라도, 그 임상양상이 매우 다양한 것이 특징이다.

아스퍼거 증후군을 가진 아동들은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상황에서 ‘특이하거나 이상하게’ 보이기도 한다. 그 아동들이 보이는 부적절한 사회성(관계형성능력)으로 인하여 ‘왕따’가 흔히 되기도 한다. 특이하고 애매모호한 대상에 지나친 관심을 나타내는 그들은 근육운동기능 이상으로 인하여 보행이나 여타 운동기능이 자연스럽지 못하고 어색한 경우가 많다. 일반적인 사회적인 관습에 대하여 익숙하지 않거나 무지한 경우가 많으며, 대인관계를 어떻게 맺고 유지하는 가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 환경의 변화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그들은 사소한 변화에 예민하게 반응하면서, 이로 인하여 스트레스를 받는다.

II. 역사적 변천

유아 자폐증을 최초로 기술한 Dr. Leo Kanner와 같은 시대에 활동했던, 비엔나의 소아 정신과 의사 Dr. Hans Asperger(1944)는 정상적인 지능과 언어 발달이 되어있으나, 자폐와 유사한 행동(autistic-like behaviour) 및 사회적 기술과 의사소통 기술의 심한 결함(marked deficiencies in social and communication skills)을 가지고 있는 4명 소년들의 행동 양상에 대해 기술된 논문을 출간하였다.

Asperger는 Kanner 증후군과 비슷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몇 가지 중요한 차이점을 관찰했다. Kanner가 보고한 11명의 소년 중에 3명은 전혀 말을 하지 못했고, 나머지 아이들도 거의 의사소통을 하지 못했으나, Asperger의 사례에서는 소년들이 마치 작은 어른(little adult)처럼 말을 잘 했다. Asperger는 전반적인 운동 통합 능력(gross motor coordination)과 미세한 운동 기술(fine motor skill)이 모두 떨어지는 양상을 보인다고 하였으나, Kanner는 전자는 불량하고 후자는 매우 우수하다고 보았다. Kanner는 기계적인 학습(learning by rote)을 시키는 것이 자폐아를 발달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했지만, Asperger는 자신의 환자들은 추상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므로, 자발적으로 성취 가능하다고 보았다. Asperger는 자신이 정리한 증례들을 자폐성 정신장애(autistic psychopathy)라 명명하였다.

영국의 저명한 소아정신과 의사인 Lorna Wing(1981)은 Asperger가 정립한 개념을 영어권에서 본격적으로 연구하여 아스퍼거 증후군(Asperger syndrome)이라는 신조어로 정리하였다. Asperger는 만 3세 이전에는 이 질환을 진단하기 어렵다고 했으나, Wing은 만 2세 이전에 이미 몇 가지의 뚜렷한 특징을 보인다고 보고하였다. Wing의 노력으로 아스퍼거 증후군이 영어권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 비언어적 의사소통의 결여 : 얼굴표정이나 제스처뿐만 아니라 대화 상황에서 적절하게 목소리의 톤을 조절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 언어 표현능력의 특이성 : 대화내용이 핵심에 쉽게 도달하지 못하고, 우회적이며 자신의 의도를 명백하게 전달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또한, 대화상황에서 주제를 적절하게 전환하거나 새로운 내용을 상대방에게 효율적으로 소개하지 못한다. 대화 과정에서 상대방의 관점이나 생각을 이해하지 못하고 자신만의 관점에서 대화를 하기 때문에 일방적인 대화를 하기 마련이다.

* 사회적 적응의 어려움과 특이한 관심 : 특이하고 제한된 영역에 관심을 보임에 따라 지나치게 자기중심적인 모습을 나타내게 되고, 사회적 맥락에 적응하기 위한 자조기술이나 상황에 적절하게 통합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어려서부터 보이던 제한 영역에 대한 관심이 나중에는 천문학이나 지리 같이 특정 부분에 실제적인 지식을 갖게 되는 경우도 있다.

* 정서발달의 문제 : 감정적인 상호교류가 결여된 모습을 보이며, 감정이입이 제대로 안되고, 자신의 감정에 대하여 지식화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대화과정에서 사용되는 농담이나 비유를 이해하지 못하여, 상황에 적절한 감정표현이 잘 안 된다.

* 운동기능의 장애 : 운동발달과제가 지연될 수 있으며, 나이에 비하여 걸음걸이가 불안정하거나 ‘까치발’ 등을 자주 보이기도 한다. 아스퍼거 증후군을 보이는 아동들은 서투른 동작들로 인하여 신체적 활동을 요하는 놀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

* 행동상의 문제점 : 아스퍼거 증후군을 가지는 아동의 부모들은 아이가 지나치게 공격적이거나, 거부하는 정도가 지나쳐서 지시따르기가 전혀 안되기도 한다. 또한, 자기중심적인 면이 강해서 상대방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이 관심을 갖는 주제만 계속 얘기하는 양상이 자주 나타난다. 사실상, 이런 행동상의 문제점으로 인하여 소아정신과에 의뢰되는 경우가 가장 많다.

* 가계양상과 성별 차이 : 이 장애가 있는 개인의 직계가족에서 아스퍼거 장애의 빈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며, 남성에서 훨씬 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Wing은 명확하게 서술하지는 않았지만, 그녀의 이 후 연구를 살펴보면, 아스퍼거 증후군을 고기능 자폐증의 일종으로 보는 견해를 보였다. 그러나, 현재 ICD-10이나 DSM-IV의 진단기준에서는 두 가지를 별개의 질환으로 인식하고 있다.

III. 빈도

아스퍼거 증후군의 유병율은 10,000 명당 36 명 정도로 추정되며, 남녀 비율은 4 : 1 정도로 남자에서 흔하다. Hans Asperger는 기본적으로 아스퍼거 증후군은 남자에서만 발생한다고 하였으나, 실제적으로 여자 환자들도 발견되고 있다.

Yale 대학의 Child Study Center에서 발표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정확하게 진단이 안되어서 유병율이 낮은 것이지, 생각보다 여자 환자가 많이 존재하리라고 하였다. 또한 자신들의 임상경험으로는 엄격한 진단기준이 도입된다면, 오히려 자폐증보다도 발견되기 어려울지도 모른다고 하였다.

IV. 진단 기준(DSM-IV)

그동안 아스퍼거 증후군에 대한 진단 기준이 다양하여 Asperger의 진단 기준, Wing의 기준, Gillberg의 기준, ICD-10의 기준, Szatmari의 진단기준, DSM-IV 등 여러 진단 기준들이 논의되어 왔다.

A. 사회적 상호작용에서의 질적인 장해가 다음 가운데 적어도 2개 항목으로 표현된다

(1) 사회적 상호 작용을 조절하기 위한 눈 마주침, 얼굴 표정, 몸 자세, 몸짓과 같은 여러 가지 비언어적인 행동을 사용함에 있어서 현저한 장애
(2) 발달수준에 맞는 친구 관계 발달의 실패
(3) 다른 사람과 함께 기쁨, 관심, 성취를 나누고자 하는 자발적인 욕구의 결여(예: 다른 사람에게 관심이 있는 사물을 보여주기, 가져오기, 지적하기의 결여)
(4) 사회적 또는 감정적 상호관계의 결여

B. 제한적이고, 반복적이며, 상동증적인 행동이나 관심, 활동이 다음가운데 적어도 1개 항목에서 나타난다.

(1) 강도나 초점에 있어서 비정상적인, 한 가지 이상의 상동증적이고 제한적인 관심에 집착
(2) 특정하고 비기능적인, 틀에 박힌 일이나 의식에 고집스럽게 매달림
(3) 상동증적이고 반복적인 운동성 매너리즘(예: 손 또는 손가락을 퍼덕거리거나 비꼬기, 또는 복잡한 전신 움직임)
(4) 대상의 부분에 지속적인 집착

C. 장해가 사회적, 직업적, 또는 다른 중요한 기능 영역에서 임상적으로 심각한 장해를 일으킨다.

D. 임상적으로 심각한 전반적인 언어발달의 지연은 없다(예: 단음절 단어를 2세에 사용하고, 의사소통을 위한 구를 3세에 사용한다).

E. 소아기에 인지 발달이나 나이에 맞는 자기-보호 기술 및 적응 행동의 발달(사회적 상호작용 이외의), 환경에 대한 호기심의 발달에 있어서 임상적으로 심각한 지연은 없다.

F. 다른 특정 광범위성(전반적) 발달장애나 정신분열증의 진단기준에 맞지 않는다.

* ICD-10에서는 운동지연이나 서투른 동작(motor clumsiness)이 진단 기준에 추가적으로 포함된다.

* 아스퍼거 증후군은 자폐증보다 다소 늦게 발병하거나, 적어도 늦게 발견된다. 일반적으로 자폐증은 부모가 자신의 자녀에게 발달상의 문제가 있다고 느끼는 것이 평균 18개월 정도이고, 아스퍼거 증후군은 약 30 개월경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다 보니, 실제적으로는 만 5-6세가 지나서 병원을 방문하여 진단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 아스퍼거 증후군은 어려서부터 언어능력이 비교적 발달하는 양상을 보여 약 만 5세 경까지는 또래의 정상 아동들과 쉽게 구분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그러나, 화용기술(pragmatics)에 어려움을 보여 의사소통의 상황에서 언어 구사력이 있어서 요점을 정확하게 표현하지 못하며, 대화 과정에서 상대방의 관점이나 생각을 이해하지 못하고, 자신만의 관점에서 대화를 하기 때문에 일방적인 대화이거나, 혹은 지리멸렬한 대화가 이루어진다. 구체적이고 융통성이 없는 언어가 특징이기도 하며, 지나치게 격식을 차리는 듯하다고 하여 ‘little professor'라는 불리기도 한다.

언어가 발달할 때, 음성의 고저, 억양, 속도, 리듬 및 강도가 비정상적일 수 있다(예: 음성의 억양이 단조롭거나 의문문처럼 문장의 끝을 올려 말한다). 아스퍼거 장애를 보이는 아동의 경우, 풍부한 어휘력으로 인해 타인들의 기대치가 높기 때문에, 대화 도중 부적절한 반응을 보이는 경우에 말을 안 듣거나 고집이 센 것으로 오해받을 가능성이 높다. 대화과정에서 농담이나 비유를 적절하게 사용하는 능력이 결여되어 있다. 이런 아동은 엉뚱한 것을 자세하게 말하는 경향이 강하고 특정 주제를 반복하기도 하며 상황에 맞지 않게 새로운 주제로 옮겨가기도 하여서, 상대방이 듣기에 장황하고, 수다스럽기까지 여겨지기도 한다.

* 자폐증은 주변 사람들과의 상호작용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며, 관계형성에서 동떨어져 있는 양상을 흔히 보인다(world of their own). 그러나, 아스퍼거 증후군은 환자가 스스로 사람들과의 관계형성을 추구하지만, 상황에 적절하지 못하고 특이한 방식으로 접근을 하는 모습을 보인다(our world in their own way). 아스퍼거 증후군을 보이는 환자는 사람들을 만나는데 관심을 보이지만, 그의 어색한 접근방식으로 인하여 관계형성이 단절되기 쉽고, 타인의 감정 상태나 의도를 잘 파악하지 못하므로 일방적으로 접근하는 모습을 보여 대인관계가 유지되기가 어렵다.

* 아스퍼거 증후군을 보이는 아동들은 특정 주제나 대상에 지나칠 정도로 탐닉하는 모습을 보인다. 예를 들어, 공룡이나 당신에 유행하는 특정 캐릭터 등에 빠져서 거의 그 주제에만 상당기간동안 관심을 쏟는다. 때로는 그 관심분야에 대한 지나칠 정도로 정보를 추구하여 특별한 수준의 지식을 보이기도 한다.

* 시지각/시공간적 기능 발달에 이상을 보이는 것이 아스퍼거 증후군의 특징들 중 하나이다. 아스퍼거 증후군도 자폐증과 마찬가지로 WISC에서 토막짜기가 높아지는 것을 볼 수 있으나, 시공간적 조직화 능력(visual-spatial organizational skills), 시각-운동 협응 능력, 전체적인 배경으로부터 보다 본질적인 것을 변별하는 시각적 기민성이나 시각적 통합능력이 떨어진다.

V. 평가

일반적으로 아동이 보이는 인지기능의 잠재수준에 비하여 실제의 현실에서 적응하는 정도가 많이 차이가 나는 경우에 당연히 소아정신과에서 적절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

아스퍼거 증후군은 원칙적으로 이러한 차이에 대하여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 가능하다면, 소아정신과 의사, 심리학자(psychologist), 언어치료사(speech/language therapist), 특수교사(special education consultant), 작업치료사 (occupational therapist) 등 발달장애에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여러 전문가로 구성된 팀(multidisciplinary team)이 아동을 평가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그러나, 우리 나라에서 현실적으로 발달장애에 대한 경험이 많은 소아정신과 의사를 찾는 것이 정확한 진단을 내리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다. 아스퍼거 증후군의 양상이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훈련기간이 짧고 경험이 적은 임상가들에게는 진단이 어려울 수 있다.

아스퍼거 증후군은 사회적인 상황에서 적응하는 능력에 대한 평가(Vineland Behavioral Adaptive Scales, Social Maturity Scales 등)는 심리/교육 평가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지능검사, 각종 신경심리검사, 사회적응도 평가, 정서발달에 대한 평가, 학습성취도 검사 등이 포함된다고 할 수 있다. 이외에 언어평가(화용 기술에 대한 평가), 운동기능을 포함하는 작업 기능 평가(occupational assessment), 특수교육 평가(special education assessment) 등이 아스퍼거 증후군을 보이는 아동을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하여 시행되어야 한다. 또한, 언어를 매개로 한 청각적 정보전달과정(auditory information processing)이나, 시지각/공간적 정보전달 과정(visual-perceptual/visual-spatial information processing)에 대하여 파악하여 각 아동의 cognitive profiles에 따라 장점과 약점을 명확하게 이해하여야 한다.

의사소통 능력을 파악하기 위한 언어평가는 사회적 상호작용과 관련하여 소통하는 능력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특히, 상황에 적절한 비언어적 의사소통기술을 보이는 지를 평가해야 하며, gaze, gestures, facial expression 등이 중요하다. 생활연령에 비하여 비유나 은유적 표현, 또는 유머를 적절하게 구사하는 지를 살펴보아야 하고, 상대방의 말로부터 feedback을 잘 이용하는 지 등을 평가하며, 특정 주제에 집착하여 반복적으로 얘기하지 않나를 알아야 한다.

아동의 문제점은 소아정신과 의사나 평가자의 구체적인 지시가 없이, 아스퍼거 증후군을 보이는 아동이 스스로 판단하여 해결하도록 요구될 때에 문제양상이 매우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이외에도 아동의 생물학적인 이상을 살펴보기 위하여 유전검사, 혈액검사, 뇌 기능 촬영 등을 시행할 수 있다.

VI. 신경심리학적 소견들

Wechsler Intelligence Scales for Children (웩슬러 아동용 지능검사: WISC): 자폐아동은 WISC 검사에서 동작성 지능이 언어성 지능보다 높이 나오는 경향이 높다. 소검사 항목에서 이해(Comprehension), 차례맞추기(Picture Arrangement)의 항목이 낮은 점수를 보이며, 토막짜기(Block Design), 숫자(Digit span)의 항목은 상대적으로 우수한 점수를 보인다고 연구보고가 있다.

아스퍼거 증후군의 경우는, WISC에서 공통성(Similarities)이 높이 올라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일반적으로 동작성 지능이 언어성 지능보다 낮다. 토막짜기가 자폐증과 마찬가지로 올라가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자폐증보다 아스퍼거 증후군의 경우 지능이 높다고 여겨진다. 아스퍼거 증후군은 IQ가 정상범주이거나 정상범주에 가까운 수준을 보인다. 종종 매우 우수한 지능을 보이기도 하여 부모가 자신의 자녀가 영재라는 기대를 갖게 하기도 한다.

자폐아동이 보이는 제한 범위의 영역에 반복적으로 집착하는 관심이나 상동증적인 행위(repetitive behaviors and interests, perseveration) 등은 실행기능의 손상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실행기능이란, 일을 계획하고 그것을 조직하며(planning and organization), 상황을 관찰하여 그것으로부터 나오는 정보를 현 상황에 다시 이용하고(monitoring performance and using feedback), 충동조절(impulse control)에 관여하며, 주의관심을 다른 곳으로 바꾸는 능력(shifting attention), 언어적 활동기억(verbal working memory), 그리고 언어의 유창한 구사 등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자폐아는 이러한 기능들이 손상되어 있으며, 특히
전두엽(frontal lobe)에 손상을 입은 환자(frontal lobe syndrome)에게서 상동증과 유사한 증상을 보인다.

전두엽의 기능을 파악하기 위하여 Wisconsin card sorting test를 실행하면 자폐아가 검사를 진행하지 못하고 반복하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고기능 자폐아의 경우는, 인지적 과제에서 처리가 진행 중인 단기간의 정보저장 능력으로서 현재 작업 중인 정보를 일시적으로 저장했다가 활성화시켜 결론을 산출하는 기능인 활동기억(working memory)이 실행기능에 속하는 다른 기능들에 비하여 유의하게 떨어져 있다는 보고가 있다.

아스퍼거 증후군 역시 실행기능(executive function)의 이상이라는 관점에서 동일하게 기능의 손상을 시사한다(Liss, et al., 2001).
아스퍼거 증후군과 같이 기능수준이 높거나 고기능 자폐증 경우는, ‘마음의 이론’ 이상을 평가하기 위한 first-order test(정신연령 만4세 이상)나 second-order test(정신연령 만6세 이상)는 통과할 수 있다. 즉, 정상적인 지능을 보이면서 비교적 언어능력이 높은 성인 자폐증 환자나 아스퍼거 증후군은 second-order false belief test를 통과할 수 있으며, 또한, 얼굴표정의 변화를 구별할 수 있는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Baron-Cohen 등(1997)은 ‘Eye Tasks'라는 발전된 형태의 ’마음의 이론‘ 이상을 평가하는 검사를 통하여 정상 수준의 지능을 보이며, 언어 능력이 비교적 높은 성인 자폐증 환자나 아스퍼거 증후군 환자의 경우도 검사에 실패한다는 결과를 발표하였다.

VII. 감별진단을 필요로 하는 상태들

1. 분열성 인격(Schizoid personality)

분열성 인격장애는 광범위하게 사회적 관계로부터의 고립 양상과 대인관계 상황에서의 제한된 감정표현을 특징적으로 보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행동 양식이 성인기 초기부터 시작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79년 Wolff 등은 소아기의 분열성 인격에 대하여 발표하면서, 사회적 고립, 경직된 사고와 습관, 그리고 특이한 의사소통 유형 등을 특징으로 언급하였다. 그러나, 그 이후의 연구는, 아스퍼거 증후군을 고정된 형태의 인격장애로 파악하는 것은 부적절하며, 아스퍼거 증후군에서 보이는 자폐성향은 발달과정의 이상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생각한다.

2. 비언어성 학습장애(Non-verbal learning disability)

신경심리학 영역에서 비언어성 학습장애는 웩슬러 아동용 지능검사의 동작성 지능이 언어성 지능보다 유의하게 떨어지는 소견을 보인다. 시지각적 조직화능력(visual-perceptual organizational skills), 시공간적 능력(visual-spatial capacity), 시각-운동 협응능력(visuo-motor integration), 비언어적인 추론능력이나 문제해결능력 등이 떨어지는 것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 의사소통에서도 화용기술에 문제를 보여 상대방으로부터 cues를 이용하는 능력이 부족하고, 상황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여 이면의 내용을 파악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비언어적 학습장애를 보이는 아동은 사회적 상호작용에 어려움을 보여 본인은 친구 사귀기를 원하나 결과적으로 외톨이가 되는 경향이 있으며, 빈번하게 우울 증상을 호소하기도 한다.

이는 우뇌 기능상의 어려움을 의미하는 것으로, 아스퍼거 증후군과 매우 유사한 면을 보인다. 이러한 소견은 언어능력과 관련하여 청각적 정보전달과정에서 문제를 보이는 자폐증의 경우에서 보이는 좌뇌 기능의 이상과는 다른 것이라 할 수 있다.

아스퍼거 증후군과는 달리, 비언어성 학습장애 아동은 정서적인 상호교류가 어느 정도 용이하게 이루어질 수 있으며, 특이한 주제나 특정 대상에 대한 과도한 집착은 두드러지지 않는다.

3. 고기능 자폐증(high functioning autism)

Wing이나 Gillberg와 같은 소아정신과 의사들은 아스퍼거 증후군과 고기능 자폐증의 구분에 대하여 명확하게 하지 않았다. 심지어, Gillberg의 경우는 어려서 고기능 자폐증이었다가 나이가 들면서 아스퍼거 증후군으로 바뀐다고 주장하였으나, 현재 학계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여전히 일부 전문가(Towbin, 2003)들이 고기능 자폐증이나 아스퍼거 증후군의 치료에 있어서 사회성 발달을 위한 프로그램이나 약물치료에 있어서 두 질환 사이에 차이가 없으며, 유전적인 차이를 명확하게 설명하는 연구가 없다고 주장하면서, 아스퍼거 증후군과 자폐증을 구분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최근의 연구들(Rinehart, et al., 2002; Klin & Volkmar, 1997, 2000, 2003; Fitzerald & Corvin, 2001)에 의하면, 유전적으로 고기능 자폐증과 아스퍼거 증후군에 관련된 인자들이 다르다는 연구들이 많이 발표되고 있으며, 아스퍼거 증후군이 자폐증보다 나중에 발생하고, 사회적 의사소통(social communication)의 분야에 덜 손상이 있으며, 신체적인 상동증(motor mannerism)은 별로 없지만, 특이한 주제에 대한 집착이 더욱 뚜렷하다고 보고되고 있다. 대근육이나 소근육 운동기능의 이상이 더 빈번하게 나타나고, 가족력에 대한 연구 등으로 보아 더욱 유전적으로 아스퍼거 증후군이 고기능 자폐증보다 더욱 깊이 관련되어 있다고 한다.


VIII. Comorbidity

1.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장애(ADHD)

아스퍼거 증후군을 보이는 환자는 일생 한 번은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로 진단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어린 나이의 아동이 아스퍼거 증후군과 ADHD가 함께 진단되는 것은 흔한 경우이다.

2. 강박장애

아스퍼거 증후군을 보이는 아동들은 특정 주제나 대상에 지나칠 정도로 탐닉하는 모습을 보인다. 때로는 그 관심분야에 대한 지나칠 정도로 정보를 추구하여 특별한 수준의 지식을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집착 현상이 강박적인 증상으로 간주될 수 있다. 전형적인 강박장애 역시 흔해서, 사춘기의 아스퍼거 증후군 환자에게서 자주 발견할 수 있다.

3. 우울 및 불안 증상

자신이 주위의 타 아동들과 다르다는 인식이 들면서, 아스퍼거 증후군을 보이는 아동들은 점차로 학교를 비롯하여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겪게 되고, 이것은 감정조절이 잘 안 되거나 짜증을 부리는 등 우울 증상이나 불안을 야기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4. 틱 증상이나 뚜레 장애(Tourette syndrome)

자폐증이나 아스퍼거 증후군과 같은 전반적 발달장애에서 일반 군보다 틱 증상이나 뚜레 장애가 흔히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실행기능(executive function)의 이상이라는 공유하는 발생기전에서 뚜레 장애가 자주 발생되는 근거를 찾을 수 있겠다.

5. 정신분열증

자폐증에서는 정신분열증이 발생된다는 사례가 아직까지 보고된 바가 없다. 그러나, 아스퍼거 증후군을 보이는 청소년에 있어서 정신분열증이 동반했다는 증례보고가 있다.


IX. 치료적 접근

우선적으로 아스퍼거 증후군에 동반할 수 있는 정신과적인 문제점을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동반하는 정신과적 문제의 종류에 따라 적절한 치료방식을 적용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아스퍼거 증후군의 치료방식은 고기능 자폐증과 매우 유사하다.

1. 사회성 발달과 적응 능력을 향상을 위한 프로그램

사회적 상황에서 대인관계를 개시, 유지하고 적절하게 변화를 꾀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진다.

아동이 속해 있는 기관이나 프로그램에서 적응도를 높이려는 노력을 하게 된다. 예를 들어, 마음의 이론 이상에 따른 사회적 상호소통의 어려움을 개선하려는 체계적인 시도를 한다.

2. 언어치료

특히, 화용기술(pragmatics)의 발달에 초점을 두는 언어 치료적 접근이 필요하다.

3. 지지적 정신치료 (supportive psychotherapy)

고기능 자폐증이나 아스퍼거 증후군에서 환자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아동은 자신이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정확히 이해를 못하고 낯설게 느낀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 우울증상이나 불안증상들을 보이기도 하는데, 이러한 증상들을 지지적 정신치료를 통하여 다루는 것이 가능하다. 아스퍼거 아동은 학교나 사회적 상황에서 쉽게 심리적인 스트레스를 받으며, 낮은 자존심(low self-esteem)을 보이기도 한다. 흔히 보이는 증상 중 하나인 강박증상 역시 아스퍼거 증후군에서 지지적인 접근을 하는 정신치료로 해결이 부분적으로 가능하다.

4. 작업치료

대근육 운동기능(gross motor coordination)과 소근육 운동기능(fine motor skills)의 저하가 매우 흔해서 이에 대한 보완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또한, 감각조절 이상으로 인하여 소리나 촉각에 대하여 예민하고, 미각이나 빛의 세기에 대하여도 예민한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감각조절이상에 따라 감각통합 훈련이 필요한 경우가 꽤 많다.

5. Floor time과 발달적 놀이치료

Floor time은 부모가 자폐증, 정신지체, 발달성 언어장애와 같은 발달장애를 지닌 자녀를 위하여 가정에서 무엇을 해 줄 수 있는가에 대한 일종의 모범답안이다. 특히, 아스퍼거 증후군과 같이 발달장애의 정도가 심하지 않고 고기능을 나타내는 경우라면, 더욱 좋은 예후를 기대할 수 있다. 아동의 요구에 따라서 부모가 놀이를 지시하거나 통제하지 않고, 부모는 아이의 눈높이(기능수준)에 맞추어 상호적인 놀이를 하는 성숙한 놀이 파트너가 되어야 한다. 부모는 아이의 사회성 및 의사소통능력 발달을 염두에 두고 어떻게 하면 아이가 상호적으로 잘 놀 수 있을 지를 고민해야 한다. 이런 식으로 하루에 20-30 분씩 6회 정도를 실시한다. Floor time을 제대로 시행하기 위해서는 부모의 삶의 패턴이 아이에 맞추어 완전히 변해야 한다.

발달적 놀이치료는 아동의 발달수준에 맞추어 상호적인 관계형성을 발달시킴으로써 일탈된 자기감(sense of self)-자기의지를 가지고 상호적인 인간관계를 보이는 개인-을 제대로 형성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치료 초기에는 치료자(소아정신과 의사, 놀이치료사 등), 부모(엄마나 아빠), 발달장애 아동 등 3명이 함께 치료에 참여한다. 아동을 위한 치료일 뿐만 아니라, 부모가 집에서 시행하는 'Floor time'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보조치료자로 훈련하고 교육시키는 중요한 기회이기도 하다. 주 1-3회를 시행한다.

자세한 것은 저의 홈페이지(www.autism.co.kr)에 있는 "Stanley Greenspan의 자폐증 치료모델(Floor time)" 제목의 글을 참고하기 바랍니다.

6. 특수교육적인 접근

아스퍼거 증후군을 보이는 아동에게 특수교육이 필요한 경우가 종종 있으나, 본격적인 의미의 특수교육보다는 시지각 발달을 개선시키는 노력으로 시지각/시공간적 조직화 능력이나 시각-운동 통합능력, 시각적 기민성 등에 초점을 맞추는 교육적 접근이 필요하다. 통합교육적인 클래스도 병행되어야 한다.

문제행동을 보이는 아스퍼거 증후군의 아동들에게 적절한 행동치료계획을 세우는 것도 중요한 과제 중 하나이다.

7. 약물치료

아스퍼거 증후군과 동반되는 정신과 문제들에 대하여 정확하게 파악하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에 따라 적절한 약물이 시도되어야 한다.

증상별로, aggression, anxiety, depression, hyperactivity and inattention, inflexibility and behavioral rigidity, stereotypies and perseveration에 대하여 소아정신과 의사의 경험과 지식의 정도에 따라 약물치료가 시도될 수 있다.

예를 들어, Methylphenidate (Ritalin, 한국에서는 페니드, 또는 메칠펜)는 주의 산만과 과잉행동이 여타 자폐아동들에 비하여 훨씬 두드러져서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장애가 아스퍼거 증후군이나 자폐증에 동반시 Ritalin을 사용한다. 일반적으로 정신지체가 동반되지 않는 비교적 기능수준이 높은 high functioning autism이나 아스퍼거 증후군의 경우에 신중하게 사용하기를 권고한다. 왜냐하면, Ritalin이 저기능의 자폐증에게 적절하게 사용되지 못하면, 오히려 공격적이 되고 상동증적인 행동이 늘어나는 경우가 많다.

X. 결론

아스퍼거 증후군은 전반적 발달장애의 하나로 증상이나 발달과정에 있어서 고유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비교적 높은 지능과 언어 능력을 갖추고 있지만, 적절한 사회성 기술이나 의사소통 능력이 현저하게 부족한 것이 특징이며, 특이한 주제나 대상에 지나친 집착을 보이기도 한다.
소아정신과 전문의가 세밀한 진단 평가과정을 거쳐 정확한 진단을 내려야 한다. 이를 토대로 아동의 기능수준에 적합한 치료계획이 수립되어야 한다.
특히, 아스퍼거 증후군에 동반하는 정신과적 문제에 대하여 조기에 파악하여 적절한 치료적 중재가 이루어져야 한다.

자폐아의 반복적이고 강박적인 행동은 많은 부모님들에게 큰 근심을 준다.

자폐아는 현저하게 제한된 범위의 관심을 보이는데, 흔히 좁은 한 가지 관심(예: 기상 또는 야구통계에 매료되어 있다)에 몰두한다. 똑같은 방법으로 되풀이하여 일정한 수의 장난감을 정렬하거나 TV 배우의 행동을 반복적으로 모방하기도 한다.

그들은 항상 같은 것만을 고집하고 사소한 변화에 저항하거나 괴로워한다(예: 어린 소아가 새로운 커튼이나 식탁의 위치변화와 같은 사소한 환경변화에 심하게 놀라는 모습을 보인다).

흔히 비효율적으로 틀에 박힌 일이나 의식에 관심을 갖거나, 비합리적으로 항상 같은 일을 고집한다(예: 매일 학교에 갈 때 어김없이 같은 길을 간다). 비정상적이고 특이한 자세(예: 발끝으로 걷거나, 기이한 손동작과 기이한 몸 자세)를 취하기도 한다.

자폐아는 대상의 전체보다는 부분(예: 옷의 단추, 신체의 부분)에 지속적으로 집착한다.
또한 물체의 움직임(예: 장난감 바퀴 돌리기, 문 열고 닫기, 선풍기, 또는 빨리 회전하는 사물)에 매료되어 있다.
때로는 생명이 없는 대상(예: 한 조각의 끈이나 실, 고무밴드)에 강하게 애착을 보인다.

이상과 같이, 자폐아가 제한된 범위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나타내면서 반복적으로 집착을 보이는 행위를 상동증(perseveration)이라고 한다.

자폐아의 상동증은 자폐아가 안전하고 친근하게 느끼는 대상을 반복적으로 추구하는 행위로서 예상치 못하는 감각적인 충격이나 자신이 이해하지 못하는 미지의 요구들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려는 강력한 방어기제이고, 자폐아가 자신의 삶이라고 느끼는 경험들은 항상 변치 않고 자신에게 예측가능한 것이어야 불안감이나 혼란감이 없이 받아들여지므로 상동증은 자폐아가 혼란스럽고 불투명한 외부의 세상에 대하여 스스로 제어(control)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서 일상의 삶의 경험을 한층 강화된 형태로 나타낸 것이다.

좁은 한 가지 관심에 반복적으로 집착하는 행위인 상동증을 치료하기 위하여 몇 가지 각도에서 해결을 시도해 볼 수 있겠다.
일반적으로 상동증을 해결하는 과정은 천천히 그리고 점진적으로 시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만약 문제가 되는 상동증적인 행동을 갑작스럽게 제한하거나 없애려고 한다면, 자폐아는 심한 불안과 심리적 압박감으로 인하여 행동이 거칠어지거나 공격적이 되기도 한다.
그러므로, 상동증을 교정하기 위하여 그 시도는 부모의 지속적인 협조하에 점진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치료의 목적은 궁극적으로 자폐아나 그 부모에게 상동증적인 행동으로 인한 불안이나 괴로움을 덜어주고자 하는 것이다. 몇 가지 치료방법에 대하여 논해 보자.

* 첫 번째 방법

자폐아의 강박적으로 집착하는 행동을 교정하기 위하여 점진적으로 일종의 행동수정요법을 시도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이 때, 중재방법은 행동자체의 감소에 초점을 두지 않고 문제행동을 일으키고 유지시키는 원인과 기능에 대하여 이해하고, 긍정적인 절차를 사용하여 바람직한 대체행동을 가르침으로써, 장기적으로 문제행동이 감소하도록 하는 것이다.

1. 명확하고 일관성있는 규칙을 확립하라
언제, 어디서 그 행위가 허용되는가, 누구와 함께라면 그 행위가 가능한가, 일단 그 행위가 허용되면, 얼마동안 지속될 수 있는가 등이 우선적으로 정해져야 할 규칙들이다. 즉, 자폐아는 상동증적인 행위가 언제 가능하고, 언제 하면 안되는 지를 알아야 한다.

2. 문제행동의 교정은 한 번에 한 단계씩 점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사실을 명확히 하라
상동증적인 행동을 교정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자폐아의 심리적 부담을 최소화해야 한다. 처음에는 가능한 한 작은 목표를 세우는 것이 장기적으로 성공의 가능성을 높인다.

3. 상동증적인 행동의 가능한 원인을 찾아 보라
강박적으로 집착하는 행동은 불확실성과 불안이 있다는 신호이다.
이러한 문제는 하루의 일과표가 항상 예측가능하며 적절하게 자극을 제공하고 잘 짜여져서 구조화되어있다는 점을 아이에게 확신시킴으로써, 상당부분 줄일 수 있다.

4. 가능하다면 환경적인 요인의 교정을 우선적으로 시도해보라
자폐아가 부과되는 불필요한 요구들을 감소시키고, 부모나 주위의 어른들이 보다 유연한 자세로 아이를 대하기를 적극 권하면서, 매일의 일과에서 문제의 부분을 약간씩 수정하는 것이 자폐아의 강박적인 집착행동에 따른 불안감과 스트레스를 감소시키는데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일반학교에 다니는 자폐아는 학교에서 여러 가지 면에서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가 같은 학급의 아이들과 함께 게임을 할 때나 단체로 경기를 하여야 하는 경우, 어떻게 자신이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적응해야 하는 가의 문제는 자폐아에게 심한 심리적 압박감을 주어 상동증적인 행동을 보이도록 만들지 모른다.

5. 자폐아가 주변의 변화에 적응하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
잘 짜여져 있고 안정된 매일의 프로그램이 자폐아의 상동증적인 문제행동을 해결하기 위하여 필수적이지만, 일상적인 과정이나 일에 대한 약간의 변화는 불가피하다. 중요한 점은 자폐아에게 일어나는 변화가 예측불가능한 것이 아니라 항상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가를 예상할 수 있다는 사실을 주지시키는 것이다. 말로 표현하는 설명보다는 시각적 효과를 이용한 방법들(글로 쓰여진 표, 그림달력)이 자폐아에게 향후 일어나는 일을 설명하는데 매우 효과적이다.

6. 강박적으로 집착하는 행동을 이용하라
때로는 상동증적인 행위를 완전히 없애는 것이 자폐아를 위하여 필요하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 상동증적인 행위에 대한 어느 정도의 조절이 가능하게 되면, 강박적이고 집착하는 상동증적인 행동은 그 자체로 긍정적인 요소가 될 수도 있다. 그 상동증적인 행위를 제외하고는 다른 것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는 자폐아에게 상동증은 편안함과 자기몰입의 주요한 원천이다. 이와 관련한 연구결과는 강박적인 상동증적인 관심이 적절하게 조절되어 발달된다면, 훗날의 사회적인 관계나 학습적인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면, 디즈니 만화에 나오는 미키마우스에 강박적으로 집착하여 미키마우스 옷만을 입고, 미키마우스가 나오는 video tapes만을 고집하여 하루종일 그 video만을 보기도 하며, 미키와 관련한 주제를 제외하고는 전혀 얘기를 하지 않는 만 3살인 남자 자폐아의 경우를 살펴보자.

아이는 미키마우스와 연관된 것을 즐기는 것이 엄마에 의하여 제지당하면, 소리를 지르면서 행동이 통제하기 어려울 정도의 분노발작과 더불어 때리고 미는 등의 공격적인 모습을 보인다. 자폐증이 있는 아들의 이런 행동에 심각한 문제점을 느낀 부모는 어떻게 하면 해결할 수 있을까하고 도움을 청한다. 미키마우스와 관련한 아이의 강박적인 집착행동을 교정하기 위한 단계들을 적어 보자. 위에서 여러 번 언급한 바와 같이 서서히 점진적으로 시도해야 한다.

부모는 자폐아인 아들이 하루 중 어느 시간에 미키마우스 video를 볼 수 있고 미키마우스 관련된 장난감을 가지고 놀 수 있는 지를 정한 시간표나 그림달력을 만든다.
조기교실에 가기 전에는 미키 video를 볼 수 없다. 대신에, 아침식사를 하면서 엄마가 미키 그림책을 읽어 준다.
미키마우스 video는 학교에서 돌아온 후, 오후에 하나만 허용된다. 그러나, 주말에는 아무런 제한을 두지 않는다.
미키마우스가 그려진 옷에 대한 제한을 둔다. 즉, 조기교실과의 협의 후에, 미키마우스가 그려진 옷은 학교에서는 못 입는다. 그러나, 집에서는 입을 수 있다.
대체놀이(미키 책 읽어 주기 등)를 통하여 video에 대한 접근을 서서히 줄인다.
새로운 장난감이 자폐아에게 주어진다. 장난감의 면이 단단하고 차가운 느낌이 드는 종류라면, 자폐아가 쉽게 친근감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미키마우스 책이나 조각 맞추기(puzzle game) 등같이 일부의 미키 물품은 아이에게 계속하여 주어진다.
미키마우스 video는 할머니 집으로 옮겨지고, 그 집에서 주말에만 볼 수 있다.


* 두 번째 방법

Dr. Stanley Greenspan의 이론에 의한 interactive play therapy가 상동증적인 행동을 치료하는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자폐증으로 인하여 제대로 발달이 안된 자기감(sense of self)을 형성하여 증진시키는 것이 치료의 목적인 이 방법은 자폐아를 위한 종합적인 특수교육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시도되어야 한다. 자폐아의 관계형성능력을 발달시키는 것이 중요한 치료의 원칙이며 자폐아의 발달수준에 적합한 정신치료적인 접근을 해야한다. Dr. Greenspan을 따르는 치료방법에 따라서 한 자폐아가 문을 열고 닫는 행동을 강박적으로 반복한다고 가정하자. 여기서 치료의 중요한 관점은 상동증적인 행동을 혼자서 하는 것이 아니라 치료자와 함께 행하는 상호소통의 한 형태로 전환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아이가 문을 닫으려고 할 때, 치료자가 문을 막으면서 끼여든다. 자신이 반복적으로 하는 일을 방해받게 된 자폐아는 화를 내면서 치료자를 문으로부터 떨어지게 하려고 노력한다. 이때에, 자폐아는 치료자를 문으로부터 밀쳐내려는 강한 동기를 가지고 행동하는데, 자폐아가 성가시고 화난 표정을 지어도 치료자에게는 어떠한 형태의 감정표현이든 환영이다. 왜냐하면, 자폐아는 치료자와 강한 감정표현과 함께 이미 상호 소통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치료자의 방해로 상동증적인 행동을 못하게된 자폐아의 고양된 감정상태는 달래지고 위로되어야 한다.


* 세 번째 방법

위의 두 가지 방법은 정신치료나 행동수정요법이 변화된 상태로 적용된 경우들로서 효과를 보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실제적인 상황에서 좁은 한 가지의 관심에 반복적으로 집착하는 자폐아의 행동은 학교나 가정에서 심각한 문제점을 야기하고 부모는 이를 빨리 해결하고자 한다. 자폐아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강박적인 집착행동으로 인한 불안감을 보이는 양상은 점차 증가하며, 특히, 자폐아들 중에 기능이 좋은 'high functioning autism'의 경우는 이러한 문제점이 주요 문제행동을 이룬다. 자폐아의 강박적으로 집착하는 문제 행동이 심할 때, 소아정신과 의사에 의한 증상의 정확한 평가 후에 몇 가지 약물들이 고려될 수 있다. 이들의 이름(약품명)은 Clomipramine, Fluoxetine, Sertraline, Paroxetine, 그리고 Fluvoxamine(현재 한국에서는 시판이 안되고 있다) 등이다.

자폐증 치료의 가장 성공적인 예로서 많이 언급되며 현재 미국의 한 주립대학에서 동물학 교수로서 성공적인 사회활동을 하는 Temple Grandin의 경우도 강박적인 행동과 연관된 불안감으로 인하여 Paxil이라는 상품명으로 시판된 Paroxetine을 장기 복용하였다.

이러한 약물들은 비교적 부작용이 적으며 장기 복용에 따른 문제점이 크게 나타나지 않은 안전한 약물로서 자폐증의 약물치료에 경험에 많은 소아정신과 의사에 의하여 선택적으로 사용되면, 증상에 대한 극적인 반응을 볼 수 있다.

 

자폐증은 여러가지 발달장애가 함께 존재하는 일종의 증후군과 같은 질환입니다.

자폐증의 주요장애들가운데 하나인 언어장애는 자폐아의 부모님들에게 눈에 두드러지는 걱정거리입니다.
일반적으로, 자폐아들은 뇌의 전두엽이나 전전두엽(얼마전까지 소뇌의 언어조절기능에 대하여 관심이 많았지만, 최근의 연구는 전두엽과 전전두엽의 중요성을 강조한다)에서 관장하는 언어구사능력이나 비언어성 표현능력이 발달이 제대로 안되어 인지기능, 특히 언어장애의 형태로 나타납니다.

자폐아의 거의 대부분이 가지는 언어장애의 극복을 위해서는 조기에 자폐증전문가로부터 자폐증의 진단을 받은 후, 조기특수교육프로그램에 들어 가서 적절한 특수교육을 받으면서 가능한한 빨리 언어치료를 같이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폐아에게 영어교육과 같은 이중언어 교육을 가르치기 원할 때, 자폐아(일반 언어장애를 가지고 있는 아동도 마찬가지이지만)는 위에서 말한 대로 두뇌의 발달이 미숙하여 두 가지의 언어를 습득할 능력이 없기 때문에, 자폐아는 이중언어교육으로 인하여 좌절감에 빠지고 혼란감에 사로잡히게 됩니다. 자폐아는 종합적인 특수교육치료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언어치료를 조기에 시작하여 하나의 언어(우리나라의 경우는 한글)라도 제대로 사용할수 있도록 도와주어야만 합니다.

부모님의 지나친 기대감으로 영어를 계속 가르치면, 자폐아의 발달수준이나 인지기능에 따라 수일 내지 수 달후에는 자폐아는 좌절감과 혼란감으로 인하여 퇴행하는 모습을 나타낼 수 있습니다.

가끔 일부 부모님들께서 미국에 가서 좋은 자폐증 치료프로그램에서 치료받는 것에 대하여 물어 보십니다.
이런 경우, 한국인인 자폐아가 영어를 쓰는 미국의 프로그램과 집에서 한국말을 쓰는 부모사이에서 혼란감을 느끼고 두뇌의 발달장애로 인하여 두개의 언어를 익힐 수 없기 때문에 좌절에 빠져, 미국의 좋은 프로그램에도 불구하고 실제적으로 득보다 실이 훨씬 많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연구목적

자폐증의 여러 원인들 중 하나로 신경심리학적인 기능인 실행기능(executive function)의 이상을 연구해 왔다. 이는 전두엽의 기능에 이상이 있어서 정상적인 기능을 못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알쯔하이머 치매의 치료제로 각광을 받고 있는 Aricept(성분명: donepezil)가 전두엽의 기능을 촉진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치매치료제인 Aricept는 뇌에서 Acetylcholinesterase의 작용을 방해하며, nicotine 수용체를 활성화시켜 치매 증상을 호전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서 nicotine 수용체는 기억과 학습의 과정에 관여한다.

실행기능이란, 일을 계획하고 그것을 조직하며(planning and organization), 상황을 관찰하여 그것으로부터 나오는 정보를 현 상황에 다시 이용하고(monitoring performance and using feedback), 충동조절에 관여하며(impulse control), 주의관심을 다른 곳으로 바꾸는 능력(shifting attention), 언어적 활동기억(verbal working memory), 그리고 언어의 유창한 구사 등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자폐 아동의 경우는, 인지적 과제에서 처리가 진행 중인 단기간의 정보저장 능력으로서 현재 작업 중인 정보를 일시적으로 저장했다가 활성화시켜 결론을 산출하는 기능인 활동기억(working memory)이 실행기능에 속하는 다른 기능들에 비하여 유의하게 떨어져 있다는 보고가 있다.

소아정신과 영역에서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뚜렛 장애, 품행장애(Conduct disorder), 그리고 자폐증 등이 실행기능의 이상과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Aricept는 치매치료제이므로, 부작용이 없고 안전하여 노인환자들에게 부담감 없이 투여할 정도로 안전한 약물인데다, 뇌의 nicotine 수용체를 활성화시키는 기전을 이용하여, 미국 하버드의대 소아정신과 연구진이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아동들에게 Aricept를 투여하였다. Aricept가 nicotine 수용체를 활성화시켜 전두엽의 실행기능(executive function)을 항진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파악하였던 것이다. 또한, Aricept를 ADHD와 뚜렛 장애(Tourette''s syndrome)가 있는 아동들에게 투여하여 효과를 본 증례보고가 있기도 하다.

따라서, 본 연구자는 자폐아동에게 Aricept를 투여할 때, nicotine 수용체의 활성화를 통하여 전두엽에서 실행기능 및 언어능력의 발달을 호전시키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연구대상

자폐증 내지는 자폐스펙트럼 장애로 진단된 만 5세- 12세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연구방법

1. 약물 투여 전 환자의 상태 및 언어 발달을 평가하기 위하여 아동기 자폐증 평정척도(CARS: Childhood Autism Rating Scales)와 취학 전 아동의 수용·표현 언어검사(PLS: Preschool language Scale)를 사용한다.

2. 총 12주간 하루 1회(자기 전) Aricept 2.5mg(반 알) - 5mg(한 알)을 투여한다.

3. 매 4주마다 약물에 대한 반응을 간략하게 중간평가한다.

4. 12주간의 Aricept 투여 후 환자의 상태 및 언어 발달의 정도를 평가하기 위하여 아동기 자폐증 평정척도(CARS: Childhood Autism Rating Scales)와 취학 전 아동의 수용·표현 언어검사(PLS: Preschool language Scale)를 사용한다.

Aricept 투여의 연구와 관련하여 고려사항들

1. Aricept는 치매치료제이므로, 성인을 대상으로 사용하고 있다. 그러므로, 소아를 대상으로 투여된 경험이 부족한 편이다. 그러나, Aricept 자체가 안전하고 부작용이 별로 없는 약물이므로, 소아들에게 사용하여도 부작용에 대한 염려는 크게 할 필요가 없다고 볼 수 있겠다.

2. Aricept가 주로 노인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치매치료제이므로 소아나 청소년에게 투여가 되면, 의료보험 혜택을 받을 수가 없어 일반 수가로 약을 사야 한다. 현재 Aricept 5mg 한 알이 보험가격으로 약 4,100 원이다. 저의 병원에서 처방전을 발급받아 약국에서 구입해야 한다.

3. Aricept 투여 전후에 시행되는 언어평가는 한국 에자이 제약회사의 도움으로 무료로 시행된다. 그러나, 연구대상으로 등록된 경우는 투여 12주 후에도 반드시 언어평가를 받아야 연구과정이 종료된다.

4. 12주간의 투여 후 특별한 증상의 호전이 없으면, 약물의 투여가 중단된다. 그러나, 언어발달을 비롯한 증상의 호전을 보인다면, 지속적으로 약물을 복용하여야 한다.

5. 저희 병원에서 이미 70명 가량의 자폐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Aricept의 실험적인 투여를 실시한 결과, 약 15-20%정도의 환자들이 언어이해력(일부는 언어표현력도), 과제 집중력, 부분적인 인지기능의 호전을 보였다.

* 이 치료법에 관심 있는 분들은 (02) 2226-2231~2로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I. 서 론

1997년 미국 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의 소식지(newsletter)에 한 소아정신과 의사가 자폐증 치료에 대한 갈등을 피력했다. 자신이 의뢰받은 소아환자들 가운데 자폐증이라고 진단한 아동들에게 어떠한 도움을 줄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하면서, 기존의 미국 학교당국에서 시행하는 평가를 통하여 IEP(individualized educational plan)에 따라 자폐아를 위한 특수교육과정에 들어가도록 도와주는 것을 제외하고 소아정신과의사로서 무엇을 할 수 있는 가 하는 내용이었다. 물론, 자폐아동이 공격적이거나 자해행동과 같은 심한 이상행동을 보일때, 그 아동의 상태에 따라 행동조절을 위한 정신약물치료를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자폐증이라는 소아정신과 장애자체를 근본적으로 치료하기 위하여 자폐아들과 그들의 부모들에게 무엇을 권유해야 하는 지에 대한 고민을 얘기한 것이다.

그는 자신이 고려할 지도 모르는 치료적 선택으로서 미국 캘리포니아의 UCLA에서 자폐아동들을 강력한 행동수정요법을 통하여 치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Dr. Lovaas의 응용행동분석(applied behavioral analysis)을 이야기했으며, 그리고 수 년전 미국 National Institute of Mental Health의 산하 기관에서 자폐증치료에 대한 프로젝트를 수행했으며 저명한 소아정신분석가이자 소아발달이론가으로 알려져 있는 현재 미국 조지 워싱턴대학의 소아정신과 임상교수인 Dr. Stanley Greenspan을 언급했다.

부모는 자신의 자녀가 발달장애가 있다고 의심이 될 때, 정확한 진단과 함께 올바른 치료에 대한 도움을 받으려고 노력할 것이다. 치료에 있어서 제대로 된 치료기관에서 첫 단추를 잘 끼운다는 것은 아이에게 있어서 치료의 경과와 예후에 매우 중요하다.

그 동안 자폐증의 치료에 있어서 여러 가지 치료모델 등이 소개되어 왔다. 그 중 대표적인 것들을 소개하여 보면, 다음과 같다.

a. 응용행동분석(applied behavioral analysis)
b. TEACCH
c. Dr. Stanley Greenspan의 치료모델

Dr. Stanley Greenspan의 모델은 필자가 1999년초 한국자폐학회 학술대회에서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하였으며, 그 이후 1999년 5월 서울에서 열린 국제 소아청소년 정신의학회에서 저명한 자폐증 전문가인 미국 시카고대학 소아정신과의 Catherine Lord, Ph.D.가 자폐증의 대표적인 치료모델들 중 하나로서 Dr. Stanley Greenspan의 치료방식을 재확인함으로써 이 방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왔다.

필자는 자폐증의 치료방법 중 Dr. Stanley Greenspan이 주장하는 자폐증 치료방식인 comprehensive integrated treatment program(floor time을 중심으로)을 소개함으로써, 보다 다양한 치료모델이 자폐아의 치료에 도입될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가지고 이에 대하여 자세히 논하고자 한다.


II. Stanley Greenspan이 이해하는 자폐증

1. Dr. Stanley Greenspan은 자폐아의 문제점들을 이해하기 위하여 발달영역에 대한 정확한 평가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첫째, 모든 아동은 개인만의 발달영역에서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즉, Dr. Greenspan은, 한 아동이 보이는 발달상의 특성이 자폐증의 기준에 맞는다고 할지라도 개인에 따라 발달상의 어려움은 전혀 다를수 있고 아동에게 붙여진 장애명이 아니라 실제로 아동이 개별적으로 어떤 발달상의 어려움을 가지고 있는 가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둘째, 그의 시각은 아동의 발달을 보다 통합된 현상으로 파악한다. 흔히 우리가 아동의 인지발달을 얘기할 때 정서발달과는 독립된 영역으로 구분하여 얘기하지만, Dr. Greenspan에 따르면 인지의 발달, 정서적 통합능력, 감각전달기능, 언어의 발달 등은 서로 연결된 하나의 통합된 준거로서 이해될 수 있다. 즉, 모든 발달영역은 상호적으로 연관이 되어 있으며, 서로 영향을 준다.

셋째, 자폐아의 증상과 문제행동은 아동이 감각/정보를 외부로부터 어떻게 받아들이는가, 조절하고 통합하여 전달하는 능력, 운동기능의 적절함,그리고 정서적 통합능력 등에 이상을 나타낼 때, 그로부터 발생하게 된다고 생각한다.

넷째, 아동과 부모사이의 상호작용 혹은 관계형성이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는 것이다. 특히 발달상의 어려움을 겪는 아동과 관련해서, Dr. Greenspan의 시각은 아동과 관련된 문제의 중심을 아동으로부터 아동과 어른 사이의 상호작용으로 이동시키고 또한 주된 초점을 "어떻게 아동에게 어떤 특정분야를 학습시킬 것인가?”의 차원이 아니라, "어떻게 아동과 상호작용을 하고 관계를 형성해서 아동이 친밀감을 느끼면서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적절하게 맺는 능력을 형성하도록 도와줄 수 있을까?”로 옮겨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즉, 아동의 관계형성능력이나 가족 구성원으로부터의 애정과 협조는아동의 발달을 촉진시키는 가장 중요한 도구이다. 참고적으로, Dr. Greenspan은 자폐아라는 표현보다는 관계형성과 의사 소통하는 데 있어서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동(a child with severe difficulties in relating and communicating)이라는 용어를 즐겨 사용한다.

2. Multisystem Developmental Disorder

일반적으로 정신과의 진단체계인 DSM-IV의 진단기준은 유아들이 생후 첫 3년 동안 보이는 인지, 정서 및 행동장애를 충분하고 적절하게 설명하지 못하기 때문에, 미국의 Zero to Three/National Center for Clinical Infant Programs에서는 생후 초기의 유아가 보이는 정서장애나 행동장애에 대하여 보다 구체적이고 세밀한 진단기준을 마련하여 1994년 ''Diagnostic Classification for Mental Health and Developmental Disorders of Infancy and Early Childhood''이라는 진단기준 서적을 발간하였다. 이 작업에 Dr. Greenspan이 깊숙이 관여하여 기존의 DSM-IV에서 자폐증이 속해 있는 질환군인 Pervasive Developmental Disorder(이하 PDD)을 Multisystem Developmental Disorder(이하 MDD)라는 새로운 이름의 진단명으로 바꾸어 사용하였다.

PDD는 자폐증을 중심으로 생각할 때, 사회적 상호작용과 의사소통이 비정상적이거나 발달이 장해되어 있고 활동과 관심의 종류가 현저히 제한되어 있어 반복적이고 상동적인 양상을 나타낸다. 그러나, Dr.Greenspan이 정의하는 MDD는 다양한 regulatory dysfunction들을 특징적으로 보이는데, 여기에는 소리나 촉각에 굉장히 예민하거나 아니면 반대로 과소반응을 보이기도하고, 감각전달체계(auditory/verbal과 visual/spatial processing)나 정보처리과정의 이상이 포함된다.또한, 중요한 증상들로서 운동기능(motor tone과 motor planning)의 이상과 감정조절의 어려움을 보이고 있다.

DSM-IV에서는 PDD를 Autistic disorder, Rett's syndrome, Childhood Disintegrative Disorder, Asperger's Disorder 그리고 PDD-NOS등 5가지로 나누고 있다. 그러나, MDD는 자폐증을 Autistic Disorder나 PDD-NOS로 나누어 질적인 차이를 보이는 두 가지의 다른 질환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증상의 심한 정도나 종류에 따라 증상이 다르게 표출되는 한가지 질환의 연속선상(continuum)으로 보았다. MDD의 한 축에는 감각전달체계의 이상으로 청각전달이나 시공간적인 인지과정과 정보전달처리 과정의 장애를 보이고 또한 이상행동(idiosyncratic motor movement)과 같이 운동기능의 장애를 함께 가지고 있는 환자군으로, 비교적 가벼운 자폐증상에도 불구하고 상호교류에 따른 따뜻한 인간관계형성이 가능하여서 감정조절이나 의사소통능력에서 심각한 발달의 지연이 없는 경우이다. 이 질환의 반대축의 끝에는 1943년 Leo Kanner에 의하여 묘사된 전형적인 자폐증상들인 의사소통의 장애, 사회적 작용에 따른 관계형성능력의 결핍과 상동증같은 행동이나 관심에 있어서 현저한 장애를 나타내는 환자군이 존재한다. 물론 양극의 축사이에는 수많은 증상들의 조합에 의한 다양한 형태의 환자들이 자리잡고 있다. Dr. Greenspan은 이러한 연장선상에서 증상의 경중에 따라 질환별로 경계를 뚜렷이 나눈다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며, 자폐아들에게 관계형성능력이나 의사소통능력이 어느 정도 존재하더라도 개개인의 차이는 굉장히 크다고 하였다.

3. 자폐증은 뇌의 생물학적인 이상으로 인하여 발생하지만, 다양한 자폐양상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Dr. Greenspan의 방법은 독특하면서도 자폐아 개개인의 차이점에 초점을 맞추어 접근하는 발달수준에 적합한 치료를 제공한다.

Dr. Greenspan이 주장하는 매우 중요한 점은 기본적인 자폐증상이 감각조절장애와 같은 regulatory difficulties에 대하여 소아들이 보이는 부적절한 반응양상이며, 의사소통의 장애나 관계형성능력의 결핍은 기본장애가 심화됨에 따라 나타나는 이차적인 증상으로 보았다는 점이다. 즉, 이러한 regulatory dysfunction이 있는 경우, 자폐아들은 의사소통능력이 떨어지고 인간 관계형성에 거의 관심을 보이지 않게 되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폐아는 더욱 상동증적인 이상행동이나 대상의 부분(part of object)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게 된다는 것이다.

a. 감각/정보에 대한 반응성(sensory reactivity): 감각을 통하여 정보를 받아들이는 방식.

자폐증상을 가지고 있는 아동들의 경우 소리나 빛, 냄새,신체적접촉과 같은 특정 외부자극에 과대하게 민감 (Hypersensitive)하거나 둔감하게 반응(Hyposensitive)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더욱이 소리와 같은한 종류의 자극내에서도 특정 주파수대의 소리에는 과민반응을 보이고 다른 주파수의 소리에는 둔감한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예를 들어 사람의 목소리에는 거의 반응을 보이지 않다가도 냉장고 돌아가는 “윙”하는 소리에는 과도한 반응을 보일 수 있다.

신체적 접촉에 현저하게 둔감한 자폐아는 일반적으로 통증에 대하여도 덜 예민할 수도 있다. 그러나, 신체접촉에 지나치게 예민한 자폐아는 가벼운 피부자극도 고통스러워하며, 의류의 섬유에서 느끼는 자극도 예민하게 싫어한다. 의류의 라벨이 주는 촉감을 싫어해서 목뒤의 라벨을 항상 자르고 옷을 입는 자폐아를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다.

또한, 어떤 감각자극에 대하여 일반적으로 기대되는 반응시간보다 훨씬 빠르게 반응하고 다른 자극에 대해서는 그 반대로 훨씬 느리게 반응을 보일 수도 있다고 한다. 사람의 목소리와 같은특정 소리자극에 매우 느리게 반응하는 자폐아는 사람의 목소리에 어떤 반응을 보인다 하더라도 그 때는 이미 늦어서 주변 사람이 그 반응의 의미를 알아채기 어려운 다른 상황으로 바뀌게 된다.

b. 감각/정보 전달과정(sensory processing system): 받아들인 감각/정보를 대뇌에서 전달·처리하여 어떠한 방식으로 이해하는가의 과정.

말단 감각기관을 통하여 들어온 정보들은 그 자체로는 의미없는 정보덩어리일 뿐이다. 받아들인 정보를 우리가 이해할 수 있게끔 하는 두뇌에서 전달·처리하는 과정이 감각/정보 전달처리 과정이다. 가장 기본적인 정보의 처리과정은 감각기관으로 들어온 각종 데이타를 처리하고 해석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 이어서 특정한 패턴을 파악하고 여러 데이타를 연결하여 종합하고 분석하는 인지적인 과정이 일어난다. 예를 들어,아기는엄마가 자신을 안아 올리면서 보내는 미소와 부드러운 속삭임을 연결하기 시작한다. 아기는 엄마의 목소리가 들려오면 그러한 느낌이 동반되리라 기대한다. 아기는 소리, 신체적 접촉, 얼굴 등에 애착을 형성하기 시작한다. 아이의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인지적 과정은 점차로 정교해진다.

일반적으로 감각적 정보전달과정이나 인지적 과정들을 주요 정보 전달과정으로 파악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한 정보전달과정이 정서적인 정보를 전달·처리하는 과정이다. 정서적인 자극이나 정보를 어떻게해석하는 지를 나타내는 과정으로서, 예를 들어 아기가 다른 사람의 울음소리를 들었을 때 이것이 과연 어떤 의미인지를 파악하는 능력을 뜻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에는정상적으로 존재하는 정서적인 반응의 미묘한 차이를 구별하는 능력은 자폐아동들에는 없거나 심하게 손상되어 있다.

자폐아는 인지적 정보나 정서적인 정보를 전달·처리하는 과정이 모두 손상되어 있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며, 이는 두 영역의 정보 전달·처리 과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감각적 자극의 입력자체가 자폐아의 입장에서는 혼란스럽고 무시되기도 하며 때로는 압도적이기 때문이다. 자폐아들과 같이 정보전달·처리과정에 큰 어려움이 있는 경우는 들어온 정보를 잘 이해하지 못하고 부적절하게 경험하도록 한다. 이러한 어려움은 자폐아가 획득한 정보를 유용한 형태로 종합하고 분석하는 능력에 장해를 주어서, 결과적으로 주어진 정보가 왜곡된 형태로 인식되어 전체적인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단지 부분적으로 정보를 받아 들여 부적절한 반응을 보이게 한다. 또한, 입력된 각종 정보들은 정서적인 신호를 통하여 감정반응을 이끌어내는데, 부적절한 정보의 입력은 부적절한 감정상의 반응을 보이게 만든다. 소리에 예민한 자폐아가 진공청소기 소리를 너무 싫어하여 소리를 지르거나 주위의 물건을 집어던진다면, 감각적 정보 전달과정이 잘 통합되지 못하여서 정서적인 정보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부적절한 감정반응이 충동적이고 공격적인 행위로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자폐아들이 왜 그런 부적절한 행동을 보이는 가를 이해하기 위하여 한가지 예를 들어보자. 평균이상의 인지기능을 가진 한 ''정상인''이 자신의 주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지를 거의 이해를 못하고 항상 변하고 불확실하여 예측이 불가능한 환경에 매일 내던져진다고 상상해보자. 주변동료가 얘기하는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여 자신을 비난한다고 인식하든지, 아니면 주어진 정보를 잘못 해석하여 엉뚱하게 반응할지도 모른다. 또한, 그 ''정상인''이 자신이 필요한 사항을 요구할 수 있는 변변한 대화소통 능력조차 없으며 그가 느끼는 스트레스, 불안감 또는 불확실성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내적인 조절능력이 없다면, 그 ''정상인''은 어떠한 심정일 것이며 무슨 감정상의 반응을 보이겠는가? 아마도 그 ''정상인''은 자신이 처해있는 현실에 너무나도 답답하고 화가 나서 다양한 형태의 공격적이거나 충동적인 행동을 보이게 되고, 당사자 자신이나 남들에게 적절하게 이해되지 못하는 반응이 지속적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양상이 자폐아가 매일의 삶을 살면서 겪고 있는 현실이다.

Dr. Greenspan이 중요히 여기는 사회적 상호작용이라는 것이 아동의 감각적 정보 전달·처리과정과 인지적 처리 과정, 그리고 감각처리에 따르는 정서적인 반응상태와 모두 밀접하게 연결된 문제이며, 이러한 주요 감각/정보 전달·처리 과정상의 문제들과 관련하여 사회적 상호작용이 제대로 안됨으로써 야기되는 문제들로 인하여 관계형성의 장애나 의사소통의 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고 한다.

c. 추가적으로, 근육의 긴장상태가 적절하게 유지되고, 일련의 근육 운동을 상황에 맞게 실행할 수 있는 능력이 자폐아동들에게 손상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자폐아들 중 일부는 대근육 운동기능이 떨어져서 또래의 정상아동에 비하여 활동성이 저하되고 나이에 적합한 놀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게 된다. 또한, 시각-운동 통합능력(visuo-motor integration)이 떨어져서 글씨쓰기나 젓가락질 하기 등이 제대로 안되는 것은 손의 소근육 운동기능이 떨어지면서, 동시에 시지각적 감각/정보의 통합 능력의 저하와도 관련이 있다.

III. Comprehensive integrated treatment program

Dr. Greenspan은 자폐증상을 보이는 아동들은 가능한 한 조기에 자폐증이라고 정확히 진단되어서 적절한 치료환경에 접해야한다고 주장하였다.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자폐증은 생후 18개월경부터 임상적으로 진단이 가능하다. 자폐아가 생후 18개월에서 30개월 사이에 진단되어 조기치료프로그램에 일찍이 들어가야 좋은 예후를 기대할 수 있으며, 특히 전학령기(preschooler stage: 3-5세)에서는 통합학급과 같은 특수교육에서의 배려와 함께 보다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치료과정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늦어도 만 3세 이전에 체계적인 치료프로그램에 들어가야한다.

1. 우선적으로 자폐증을 진단하는 기간이 최대한 짧게 줄여져야 한다. 미국의 소아정신과 클리닉에서 흔히 하는 형태로서, 부모와의 면담, 아이와의 면담, 아이와 부모를 함께 관찰하는 시간, 심리검사, 신경심리검사, 발달기능평가, 언어평가, MRI 나 CT, 뇌파, 유전검사, 신경학적 평가 및 제반 혈액검사등을 다 마친 후에 10여쪽에 이르는 장문의 평가리포트를 수주에 걸쳐 작성하고 나서야 비로소 부모와의 최종적인 진단평가를 위한 만남을 갖게 되는 과정은, 철두철미하다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너무나도 긴 시간을 필요로 한다. Dr. Greenspan은 초기 면담에서 자폐증을 시사하는 소견이 보이면, 즉시 아이를 조기치료프로그램에 의뢰하여야 하고 그런 후에 추가 검사들을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일부의 전문가들은 아이의 나이가 어릴 때는 아동이 발달단계에 따라 성장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지켜보자고 부모들에게 권하기도 하는데, 아동의 장애가 언어나 운동기능에 국한되어 있는 경우들을 제외하고는, 광범위하게 기능의 장애를 수반하는 자폐증이나 발달장애에서는 지체없이 치료가 시작되어야 한다.

2. 자폐아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그 속도가 너무 느리고 제대로 치료되지 않는 듯한 양상에 지쳐서 치료자가 몇 가지의 질문을 반복해서 묻고 아동이 그것에 대한 답변을 단순 기억하게 하는 방식을 지양해야 한다. 또한, 자폐아들이 가지는 특수능력(splinter skills)-영화 ''Rain man''에서 더스틴 호프만이 연기하였던 숫자계산, 달력에서 요일 맞추기 등-에 초점을 맞추어 아동의 전반적인 발달보다 특수한 능력을 더욱 발전시키도록 장려하는 행동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여긴다.

3. Dr. Greenspan은 행동수정요법에 지나치게 경도된 자폐증 치료프로그램을 비판하면서, 자폐아에게는 정서적인 교류를 바탕으로 하여 상호소통을 통해 관계형성을 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는 치료가 중요하다고 주장하였다. Dr. Greenspan에 의하면, 행동수정요법을 너무 강조하는 치료환경에 있는 자폐아는 그들의 기계적이고 경직된 면들이 강화되어 증상들이 심화되면서 상동증적인 행위를 더욱 보인다고 하였다.

4. Dr.Greenspan이 권하는 종합적인 조기치료프로그램

a. 발달적 놀이치료(2-5회/주): developmentally based interactive play therapy.

일반적으로 전통적인 놀이치료나 심리치료는 자폐증의 치료에 도움이 안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Dr.Greenspan의 방식인 발달적 놀이치료는 자폐증의 원인이 뇌의 생물학적인 이상으로 생긴다는 전제하에, 아동의 발달수준에 맞추어 자폐아의 상호적인 관계형성을 발달시킴으로써 일탈된 자기감(sense of self)-자기의지를 가지고 상호적인 인간관계를 보이는 개인-을 제대로 형성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치료 초기에는 치료자(소아정신과의사 등), 부모(엄마나 아빠), 자폐아 등 3명이 함께 치료에 참여한다. 아동을 위한 치료일 뿐만 아니라, 부모가 집에서 시행하는 ''Floor time''을 제대로 할수 있도록 보조치료자로 훈련하고교육시키는 중요한 기회이기도 하다.

b. 언어치료: 치료초기부터 적극적인 언어치료를 강조한다.

c. 작업치료: 자폐아가 보이는 다양한 형태의 감각적 처리방식의 이상과 문제들을 해결하고, 많은 자폐아가 보이는 대근육 또는 소근육 운동기능의 저하를 향상시키기 위하여 매우 중요하다. 특히, Dr. Greenspan은 자폐아의 주요 장애인 감각통합의 이상을 향상시키기 위한 감각통합훈련은 치료초기부터 시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d. Floor time: 부모가 집에서 자폐증과 같은 발달장애를 지닌 자녀를 위하여 무엇을 해줄 수 있는가에 대한 모범답안이다. 아이의 요구에 따라서 부모가 놀이를 지시하거나 통제하지 않고, 아이의 눈높이에 맞추어 상호적인 놀이를 하는 성숙한 놀이 파트너가 되어야 한다. 자폐아가 놀이와 장난감을 선택한다. 아이의사회성 발달을 염두에 두고 어떻게 하면 아이가 상호적으로 잘 놀 수 있을 지를 고민해야 한다. 이런 식으로 하루에 20-30 분씩 6-8회를 실시한다. Floor time을 제대로 시행하기 위하여 부모의 삶의 패턴이 아이에 맞추어 완전히 변해야 한다.

다섯 단계로 이루어진 Floor time의 구체적인 방식은, 부모가 발달적 놀이치료를 통하여 치료자, 아이와 같이 하는 과정에서 철저한 훈련과 교육이 필요하다.

1) 관찰단계

아동을 듣고 보는 것은 효과적인 관찰을 위한 기본이다. 아이의 행동과 얼굴표정, 소리의 톤, 몸짓, 사용하는 단어의 내용 등을 잘 관찰하여, 어떠한 방식으로 아이에게 접근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는 가를 고민하는 시기이다. 대개의 부모들은 아이에 대하여 이미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으며, 치료를 위한 관점에서 정보들을 정리하는 시간이 필요할 뿐이다.

2) Approach -open circles of communication

아이의 정서적인 상태를 파악하여, 아이의 관심영역이 무엇인가를 알고 그것으로 아이와 상호 소통의 원을 열기(opening circles of communication)위하여 노력한다. 아이의 감정과 스타일을 평가할 때, 아이에게 특유의 말과 몸짓으로 다가갈 수 있다.

3)Follow the child's lead

아이의 요구에 따른다는 것은 부모가 아이의 놀이를 도와주는 성숙한 보조 치료자로서 아이가 놀이에서 자신만의 놀이의 세계를 창조하도록 환경을 조성한다. 아이가 놀이를 정하고 개인적인 드라마를 창조하도록 허락하라. 이것은 아이의 자긍심(self-esteem)을 강화시켜주며, 아이가 ''나는 이 세상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느끼도록 해준다. 부모가 자신의 뜻대로 놀이를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놀이를 선택하고 주도하게 하면서 부모는 아이가 상호적으로 잘 놀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부모가 놀이를 지지할 때, 아이는 놀이를 하는 과정에서 부모(특히, 엄마)의 따뜻함과 어떠한 끈이 연결됨을 느끼게 된다.

4) Extend and expand play

아이가 놀이하는 것을 간섭하는 것이 아니라, 놀이를 촉진시키기 위하여 아이가 놀이를 하는 것을 마치 구연동화하듯이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아이가 창조적인 사고를 하도록 적절한 질문을 통하여 도와주어야 한다. 부모가 아이의 인도에 따를 때, 아이의 놀이에 참견없이 지지를 보내주는 것은 아이가 하는 놀이의 주제를 신장시키고 확장시킬 수 있다. 아이는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이야기의 방향을 결정한다. 그런 뒤에 창조적인 생각을 자극하는 질문을 하는 것은 이야기를 진행시킬 수 있다. 아이의 창조적인 생각을 돕는 동안에 정서적인 주제들이 개입된다. 예를 들면, 아동이 자동차를 고장내고 있다고 가정하자. ''너는 왜 자동차를 고장내니?''라는 비판적인 질문 대신에 ''자동차가 너무 많은 에너지를 가지고 있어서 빨리 움직이고 있구나. 그것들은 어디로 가려고 하는 중이니?''라고 공감적인 반응을 보일 수 있다.

5) Child closes the circle of communication

부모가 아이에게 다가가서 의사소통의 원을 열 때, 아이가 부모가 한 말에 어떤 제스처나 얼굴표정 등의 반응을 하여 의사소통의원을 닫게 된다. 그리고 부모가 아이와 즐거워할 때, 많은 원들이 성공적으로 열리고 닫힌다. 이러한 원들은 하나에서 다른 것으로 연결되어 부모와 아이 쌍방이 상호 소통하는 방법을 발전시켜 나간다. 다른 사람들의 생각에 의거하여 아이는 양 방향의 의사소통의 가치를 이해하고 인정하기 시작한다.

치료시 자폐아가 보이는 행동의 의미가 무엇인가를 자폐아의 발달수준과 감정반응양식에 맞추어 파악하여야 한다.

Dr. Greenspan은 치료초기에 치료자, 부모와 자폐아가 같이 바닥에 앉아 놀이를 하면서 아이의 문제점을 파악하는 동안, 치료자는 부모에게 자연스럽게 어떻게 부모가 그들의 자녀와 관계형성을 할 수 있는 가를 코치처럼 조언하기를 권하는데, 이것이 이른바 ''floor time''의 시작이다.

이것을 읽는 것은 쉽지만, 제대로 실천하기란 매우 어려운일이다. Floor time을 집에서 부모가 적절하게 시행하려면, 부모는 철저한 훈련과 교육을 받아야 한다. 그러므로, Dr. Greenspan의 치료모델의 핵심요소인 발달적 놀이치료(developmentally based interactive playtherapy)를 자폐아동의 치료뿐만 아니라 Floor time의 교육과 훈련의 장으로 이용해야 한다.

Dr. Greenspan에 따르면, 심한 자폐아라도 생후 18개월에서 30개월 사이의 나이에 조기치료프로그램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서 하루 2-4시간씩 부모가 아이를 위해 Floor time을 수행할 수 있다면, 따뜻한 인간미를 느끼는 상호간의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는 단계까지 치료 가능하다고 하였으며 더 이상 자폐증의 예후를 비관적으로 볼 필요가 없다고 하였다.

필자는, Dr. Greenspan도 지적했듯이, Floor time이 자폐아동 뿐만아니라 발달성 언어장애, 정신지체, 반응성 애착장애 등과 같은 다른 종류의 발달장애 아동들의 경우에서도, 가정에서 부모가 아동을 대하는 방식의 확실한 답안이라고 생각한다.

e. parent counseling: 자폐아를 둔 부모로서 갖는 혼란감, 정서적인 충격, 만성적인 스트레스로 인한 우울감정에 대한 위로와 지지가 필요하다. 자폐증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는 시간이며, Floor time에 대한 교육의 시간이기도 하다. Dr. Greenspan의 치료모델은 가족의 역할과 생활 패턴이 변해야 치료가 비로소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다고 믿는다.

f. 통합교육(integrated class): 5명 정도의 정상아동과 한 명의 자폐아의 비율로 그룹을구성한다. 혹은, 1/4의 자폐아와 3/4 정도의 정상아동이 통합하는 비율도 괜찮다. Dr.Greenspan은 생후 18 개월 이후라면, 자폐증이라고 진단되는 즉시 정상아동들과 함께 어울리는 기회를 가지는 것이 좋다고 주장한다. 이 때,중요한 것이 반드시 자폐아는 모니터(Greenspan의 표현에 의하면, facilitator)가 동반하여 통합교육을 받아야 한다. 늦어도 만 3세 경에는 모니터와 함께 하는 통합교육이 시작되어야 한다,

g. 특수교육적인 요소

h. 정신약물치료

* Floor time의 기본적인 원칙들: 긴장하지 말라. 엄마가 화가 나 있을 때나 집안 일로 매우 바쁠 때, 꼭 집을 떠나야 할 일이 있을 때에는 놀이를 하지 않도록 한다. 엄마가 다른 일을하는 것에 대하여 마음을 쓰고 있을 때에 아이와 함께 놀이하는 것을 시도하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를 낼 것이다.

1) 아이의 인도를 따르고 그것에 참여하라 -부모가 자폐아인 자녀와 놀이에 참여하여 즐기는 한, 부모가 무엇을 하는 지는 큰 문제가 아니다. 아이가 놀이를 주도한다.

2) 부모는 자신의 목소리의 톤, 제스처 등을 적절히 이용하여 마치 구연 동화하듯이 놀이에 참여하라. 아이가 놀이하는 모습을 감정이 다양하게 섞인 목소리로 표현한다.

3) 아이가 무엇을 하든지 그것을 목적이 있고 의도적인 것으로 간주하라 - 아이의 행위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라.

4) 부모는 아이가 원하는 것을 상호적으로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한다.

5) 부모는 자신을 아이와의 눈맞춤이 잘 될 수 있도록 정면에 위치하라.

6) 아이가 스스로 놀이를 시도하거나 모방할 수있도록 부모의 노력이 집중되어야 한다.

7) 아이가 하는 반복적이고 상동증적인 행위에 참여하여 이를 상호적인 놀이로 만들어라.

8) 아이가 하는 회피하는 행동이나 ''no''라는 말을 진정한 의미의 거절로 간주하지 말라.

9) 확대하라. 확대하라.(extend and expand)-- 놀이를 다양하게발달시키기 위하여 마치 아무것도 모르는 것처럼''멍청스럽게'' 놀이(play dumb)를 할 수 있고, 일부러 틀리게 움직이는 등의 선의의 방해공작을 취할 수 있다.

10) 아이가 하는 놀이가 상호적인 한, 그것을 바꾸려 하거나 방해하지 말아라.

11) 아이가 보이는 반응에 끊임없이 관심을 두어야한다.

12) 놀이를 무엇을 가르치려는 학습의 시간으로 유도하지 말라. 철저하게 상호적인 놀이에 충실하라.

13) 자녀와 함께 하는 floor time의 방식에 익숙해질수록, 일상적으로 아이를 위해 하는 모든 행동들이나 아이가 하고 싶어 하는 모든 것들처럼 매일 매일의 생활들이 Floor time의 대상에 해당될 수 있다.

14) 아이의 기능수준이 어느 정도 발달된 후에, 집안에서 floor time을 자연스럽게 가질 수 있는 기회를 살펴보면:

* 옷입기와 벗기 : 아이에게 무엇을 입힐 건지, 무엇부터 벗어야 할 지의 선택권을 주는 것이 좋다.

* 식사시간 : 매 식사 당 충분한 시간을 배정하는것이 좋다 - 식사 준비 동안 대화의 초점을 유지하되, 어떤 음식을 먹을 것인지, 아이의 생활과 관련된 주제 등을 이야기하라.

* 자동차 타기 : 편안한 대화를 나누되, 아이가 주도하게끔 하라. 혹은 아이가 선택한 노래를 부르는 것도좋다.

* 등·하교시간 : 학급에 도착할 수 있는 시간에 아이가 적응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시간계획을 짜는 것이 좋다. 학급에 아이를 남겨두고 나올 때는 당신의 관심을 표하라. 또 확실히 ''안녕''이라고 따뜻하게 말해줌으로써, 아이가 든든함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좋다. 아이를 데리러 갈 땐, 학급을 떠나기 전에 익숙한 환경 속에서 하루 동안의 중요한 일들을 말할 수 있는 기회를 주라.

* 씻는 시간 : 욕실 장난감은 Floor time을 위한 훌륭한 도구이다. 물은 훌륭한 놀이기구이며, 아이는 물 속에서 자연스럽게 긴장을 풀 수 있다.

* 책읽는 시간 : 당신 옆에 앉혀서 책을 읽어줘라. 읽는 동안 반응을 살펴라.

* 잠자는 시간 : 취침 시간은 특히 친밀감과 애정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다. 아이는 종종 잠들기 직전에 중요한 생각이나 감정을 갖게 되곤 한다. 잠들기 전에 활동이 활발(rev-up)해 질 수도 있으니 아이가 잠잠해 질 때까지 곁에 있는 것이 도움이 된다.

15) 매일의 활동을 아이가 문제해결능력을 증진시킬 수 있는쪽으로 전환하라(실제로 아이의 기능수준이 어느 정도 향상이 되어야 가능할 때가 많다):

* 식사시간이 다가와도 아동이 앉을 의자를 탁자 가까이 놓지 말라.

* 주스를 따르고자 할 때도 엄마가 병을 열지 말고, 가능하다면아이가 하도록 하라.

* 목욕을 할 때라고 말할 때에도 엄마가 욕조에 물을 채우지말라.

* 아끼는 책, 테이프 등의 보관장소를 바꾸어 보라.

* 한쪽 발에 양말을 두 개 신겨 보라.

* 아이에게 어른 신발을 신겨 보라.

* 식사할 때 스푼과 포크를 고무밴드로 묶어서 아이에게 주어 보라.

* 아이에게 우유를 줄때 컵을 엎어놓아보라.

* marker를 아동이 아직 열 줄 모르는 새 사물함 속에 넣어보라.

* 두 세개의 퍼즐을 한데 섞어보라.

16) Floor time에서의 대화 패턴:

* 바람직하지 못한 대화 상황

아이: (그저 그림책을 보면서가만히 앉아 있다)
아빠: 우리 OO가 얼마나 말 잘 하는 가를 볼까?
아이: (아빠에게 그림책을 준다)
아빠: 여기에 고양이 그림이 있구나. ''고양이''라고 해 봐.
아이: 고양이
아빠: 아주 잘했어. 아빠는 네가 그렇게 말을 잘 하면 기쁘단다. 여기에 새가 있는것이 보이지?
아이: (고개를끄덕)
아빠: 그럼, OO가 정말로 ''새''를 아는 지 지적해 볼까?
아이:(아이가 지적한다)
아빠: 정말 잘 하는구나. 말을 점점 잘 하고 있어. 그러면, 이 페이지에서 이 새처럼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아빠에게 말해보렴.
아이: (잘 모르겠다는듯이 아빠를 본다)
아빠: 이것은 어렵게 보이는군. 아빠가 말하는 대로 따라해 봐. ''난다''.
아이: 난다.
아빠: 그래, 새가 난다. 그럼, 우리 이것을 내일 다시 해볼까.
아이: 네.

* 바람직한 대화 상황

아이: (가만히 앉아서 그림책을 보고 있다)
아빠: (조용히 아이의 옆에 앉아서 자신이 상호소통에 참여할 기회를 기다린다)
아이: (책을 넘긴다.) 야! (그림책의 고양이를 지적하면서 재미있어 한다)
아빠: 아'' 그게''고양이''구나.
아이:고양이, 고양이,아, 새(두 가지의 그림을 번갈아가면서 집어 본다)
아빠: 새가 나무 위에 있네.
아이: 새, 나무(아빠를보면서, 그림의 사물각자를 지적한다)
아빠: (새가 날아가는 그림을 지적하면서) 새가 난다.
아이: (아이가 양팔을 날개짓 하듯이 저으면서) 나-다.
아빠: (아빠 역시 양팔을 저으면서) 나도 난다.
아이: (아빠의 얼굴을 보면서 미소지으며) 나도.
아빠: (소리내어 웃으면서 아이를 안아 준다) 아빠도.

IV. 어떻게 치료를할 것인가

1. Dr. Greenspan에 의하면, 자신이 주장하는 치료방식의 기본적인 목표는 자폐아가 자기감(senseof self)-자기의지를 가지고 상호적인 인간관계를 보이는 개인-을 형성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자기감은 유아시절 아기가 주변 사람(특히, 엄마)과의 관계형성을 통하여 얻어진 수많은 경험들을 바탕으로 형성되어 발전한다. 이 자기감은 초기에 신체적이고 감각적인 정보가 입력됨에 따라 형성되기 시작한다. 그런 뒤, 아기는 자신이 다른 사람들과 관계형성을 맺고 있다는 느낌과 아기 자신의 상호소통의 의지를 통하여 발달되어 나간다.

자폐증으로 장애를 보이는 아이는 여러 발달 영역이 상호 유기적으로 연관이 되지 못하고 조각난 채로 현저한 저하를 나타내게 된다. 이 때, 여러 손상된 발달의 영역들을 통합적으로 작용하도록 만드는 접착제 역할을 하는 것이 정서 혹은 감정(affect or emotion)라고 할 수있다. 실제적으로 아기의 발달에 있어서 정서/감정은 인지나 사회성 발달에 있어서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정서/감정은 행동이나 생각을 개인의 욕구에 연결시킨다. 아이가 자신의 생각이나 행동을 내재된 감정과 연결시킬 수 있을 때, 추상적 사고가 가능하게된다. 즉, 아이의 수많은 정서적인 경험을 행위와 관련시켜 통합하는 능력이 치료를 통하여 증진되어야 한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우선적으로 치료자가 자폐아의 부모로 하여금 자신의 자녀에 대하여 가지고 있을 지도 모르는 부정확하거나 잘못된 인식을 바꾸는 작업에 착수해야 한다. 또한, 치료자는 부모들이 자폐증상을 보이는 자녀들에게 느끼는 벽이 자폐아가 가지는 생물학적인(biological or constitutional) 소인에 의한 문제점 때문이라는 점을 깨닫게 도와주어야한다.

자폐증이라는 같은 진단명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환자들의 임상양상은 매우 다양하게 나타난다. 치료자는 부모들이 그들의 아이들을 기르면서 겪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그 아이들이 가진 문제점들을 어떠한 시각으로 이해했는지를 생각해 보고, 그들이 아이의 제반 발달과정이 현저히 지연되고 관계형성에 어려움을 갖게 되는 과정을 보다 정확히 인식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자폐증의 치료는 아이의 현 발달수준을 명확하게 이해하여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 이러한 노력은 ''무엇이 자폐증인가''라든지 자폐아 개인의 증상양상에 대한 교육적인 측면이 강하지만, 치료자는 절대로 강의하는 식이 아니라 운동경기의 코치와 같은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치료자는 처음부터 자폐아와 관계형성(relating to autistic child)을 하려고 노력해야 하며, 치료의 초기단계에서 자폐아들이 어떠한 감각조절장애를 보이는 지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부모로부터 들은 정보들을 기본으로 하여, 그 아이가 가장 정상적으로 기능하는 영역부터 시작하여, 그 다음에는 덜 반응하는(hyposensitive) 감각기능의 영역을 다루다가 마지막으로 아이가 지나치게 반응하는(hypersensitive) 감각기능의 장애가 무엇 인지를 파악하여 치료자의 목소리의 톤이나 소리의 크기, 치료실의 조명의 조절이나 자폐아가 벽에 걸려있는 그림과 같은 장식물에 대하여 보이는 반응, 그리고 치료자가 자폐아의 손을 잡거나 어깨를 살짝 잡는 촉각에 관련하여 보이는 양상을 세심하게 관찰하여 치료환경의 근간으로 삼아야 한다.

2. Dr. Greenspan은 자폐아동들이 타인과 관계형성을 맺으면서 상호적인 소통이 발달하는 과정을 네 단계로 정리하였다.

Step one. attention and engagement(정상적으로 0-8 개월에서 가능)

이 단계는 아이가 그저 자신의 관심을 상대방과 나누는 단계이다. 정상아동은 엄마의 목소리나 얼굴 표정에 즐겁게 반응할 수 있다.

자폐아와 발달적 놀이치료를 시작하면, 치료자는 자폐아의 관심을 끌어서 치료에 어떠한 형태로든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자폐아들이 무엇에 흥미를 가지는 가를 잘 살펴서 그것을 첫 단추를 끼는 기회로 이용해야 한다.

1) 치료상황에서 자폐아가 이끄는 대로 따라가는 것이 필요하다:

아이와 놀이를 시작할 때, 아이가 무엇을 하면서 놀 든지 괘념치 말고 자연스럽게 놀이에 참여하라. 아이가 이끄는 대로 잘 따라가다 보면, 부모는 아이가 무엇에 관심이 있는 지를 알 수가 있다. 치료초기에 부모는 장난감들에 아이가 관심을 가지도록 무엇이든지 아이의 앞에다 가져다 놓는 노력을 하는데, 이것은 잘못된 노력이다. 놀이와 장난감은 아이가 선택을 한다. 치료 초기에는 부모에게 그저 아이가 놀이하는 모습을 관찰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런 동안에 아이가 보이는 정서적인 암시에 관심을 가져라. 아이가 상호적인 놀이를 지속적으로 하는 한, 절대로 그 상호적인 놀이를 방해하지 말라.

즉, 놀이를 치료자와 자폐아 사이의 상호적인 의사소통의 수단으로 삼는다.

2) 아이가 무엇을 하든지 목적이 있고 의도적인 것으로 간주하라:

자폐아의 행동이 마치 목적이 없고 무의미하게 보일 수도 있다. 한자폐아가 장난감을 그저 집어들었다가 던지는 행동을 반복할 수도 있다. 치료자는 우선적으로 아이가 하는 매순간의 행동에 관심을 집중해야 한다. 아이가 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처럼 관심을 보이는 모습은 아이에게 치료자의 관심이 전달되고 어떠한 반응을 얻게 될 것이다.

아이가 하는 행동에 대하여 감정이 잔뜩 담긴 목소리로 반응하라. 예를 들어, 아이가 한 장난감을 손에 쥐고있다면, 비슷한 것을 아이에게 제공하여 아이가 그것을 잡도록 한다. 아이가 싫어할 때까지 반복한다. 그러다가 아이는 치료자가 준 장난감을 집어던지기 시작하면, 치료자는 ''이게 네가 원하는 것이 아니었니? 미안하구나, 그러면, 이것은 어떨까.''라는 식의 반응을 보임으로써 아이가 자신이 원치 않는 것은 거부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어야 한다.

만약 치료자가 건네 준 장난감을 던져 버리고 물러난다면, 치료자는 ''너는 이것하고는 다 놀았나보지. 다음은 무엇을 할까.''라고 반응할 수 있다. 아마도 아이가 보인 처음의 행동에 대한 의미는 ''나는 당신이 나로부터 무엇을 원하는 지를 모르겠다. 당신이 하는 말도 무슨 말인지 모르겠고, 당신이 왜 이해도 안되는 말들을 내 앞에서 하는 지를 모르겠다. 제발 내 하고 싶은 대로 내버려 달라.''식의 내용일 것이다. 치료자의 태도는 아이의 행동을 마치 그것이 아이가 원하는 것인 처럼 취급하라. 그래서 ''왜 그것을 던져 버리지?''라는 반응보다는 ''자, 이제 우리 함께 무엇을 할까?''라는 반응이 적절한 것이다.

3) 치료자는 "마치 멍청한 것처럼" 행동하고 놀이(play dumb)함으로써 아이가 보이는 욕구를 확대시켜라:

아이가 무엇인가 원한다는 신호를 보낼때(치료자의 손을 잡아 끈다든지, 쳐다보거나 뭔가 중얼거린다든지 등등), 치료자는 재빨리 반응해야 한다는 점이 원칙이다. 그러나, 때로는 아이가 원하는것을 즉시 갖게 하는 상황은 상호작용의 중단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하라. 치료자는 아이와 지속적으로 상호적인 놀이를 하기를 원하므로, 이를 위하여 "마치 멍청한 것처럼 행동하며 놀이를 하라''는 것이다. 또는 아이가 무엇을 원하는 지를 파악하기 어려우면, 분명히 원하지 않는다고 생각되는 장난감을 아이에게 주어보라, 그러면 아이의 반응을 보고 아이가 무엇을 진짜 원하는 지를 알 수가 있다. 일단 치료자 아이가 원하는것을 주게 되면, 비슷한 종류의 장난감을 또 주어본다. 치료자는 아이에게''또 무엇을 좋아하지?, 싫어하는 것이 또 있나?, 이제 다른 어디를 가볼까?'' 식의 질문을 반복해서 물어 본다. 치료자는 어떻게 하면 아이가 반응을 보일 수 있을 까의 과제를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

4) 아이의 행동과 이에 대한 치료자의 반응은 구분되어야 한다:

자폐아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하여 마치 자신의 신체의 일부인 것처럼 엄마의 손을 흔히 잡아끈다. 이러한 제스처는 저절로 보다 차원높고 복합적인 행동으로 발전되지는 않는다. 아이가 치료자의 손을 마치 도구인 양 잡아끌어 이용하려고 시도하면, 치료자는 오히려 자신의 손을 아이의 손 위에 올려놓는다. 그래서 아이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아이가 치료자가 자신에게 무엇인가를 해주리라 기대하고 기다리는 한 치료자의 행동을 지속하라.

치료자는 아이와 얼굴을 마주 보고 눈맞춤을 가능하면 많이 할 수 있도록 치료 시에 아이의 정면에 위치하도록한다.

5) 아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도록 도와주어라.

아이의 반복적이고 상동증적인 행위에 참여하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아이의 눈 높이에 맞추어 집착증 또는 상동증적인 행위에 참여하여서 상호적인 놀이로 전환시키는 것이다.

아직 상징적인 놀이의 능력이 없는 아이가 동물 인형들을 한 줄로 나란히 세우고 있을 때, 아이에게 동물원 얘기나 서커스얘기를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이때 치료자는 단지 아이에게 동물인형을 건네주고 또 다른 인형을 아이가 줄에 맞추도록 준다. 일단 아이가 치료자가 주는 인형을 받아들이면, 비로소 치료자는 그 인형을 줄에 맞추어 세울 수 있다. 아이가 치료자의 놀이를 용인하면, 그 다음 단계로 인형을 잘못된 줄에 세워보라. 아이가 이에항의하면, ''미안해, 내가 실수했네'' 하면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라. 그리고 인형을 아이가 원하는곳에 놓는다. 엉뚱한 장소에 인형을 놓는 계속적으로 해본다. 이 때 치료자의 시도에 반하여 아이가 지나치게 싫어한다거나 그저 다른 데로 걸어가버리는 경우를 피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6) 아이가 단순하고 원인-결과가 명백한 장난감에 관심을 갖도록 유도하라. 그러나 아이가 스스로 놀이에 접근하여 놀이를 하도록 하라:

정확한 모형에 맞추어 넣으면, 소리가 난다든지 등의 정확하게 다루면 소리나 시각적 효과를 보이는 단순한 형태의 장난감들이 이 단계의 자폐아에게 흥미를 끌 수가 있다. 아이에게 그러한 장난감을 직접 건네주는 것보다 간접적인 방법으로 주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아이의 무릎이나 주머니에 살짝 넣어 주는 것도 방법이다.

7) 아이에게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주라:

아이가 하는 놀이를 조심스럽고 부드럽게 방해해 보자. 아이가 움직이는 자동차의 방향을 조심스럽게 막아본다. 아이는 치료자를 피해가거나 치료자를 움직이게 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또는, 놀이에 개입함에 있어서 엉뚱한 방식으로 하여 보라. 아이가 그것을 교정할 것이다.

자폐아가 같은 것에 집착하여 반복하려는 것은 예상 가능한 것을 추구하려는 욕구로부터 비롯된다.(만약 당신 자신의 주변에서 일들이 어떠한 절차로 일어나는 지를 전혀 이해하지못하고, 주위에서 말하는 것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면, 당신은 자신에게 익숙한 것에 의존하게 되어 같은 것을 반복하는 강박적인 모습을 보이게 될 것이다)

자폐아가 이런 문제를 가지고 있을때, 호기심과 놀라움을 아이에게 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아이의 호기심은 상호작용을 가능하게 하며, 치료자는 아이가 예상치 못한 엉뚱한 것을 줌으로써 아이를 놀라게 할 수 있다. 아이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치료자에게 보여 주게 된다. 이로서 점진적으로 아이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상호 소통할 수 있도록 정서적인 욕구를 증진시켜 나가야 한다. 치료자가 아이가 원하는 것에 너무 빨리 반응하면, 아이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상호소통할 내적 욕구를 느끼지 못한다. 치료자 엉뚱하게 ''실수''를 한다면, 아이는 좌절을 하고 짜증을 부릴 수도 있다. 그러나, 치료자는 이때 아이를 정서적으로 고양시킬 수 있게 된다. 아이가 정서적으로 강한 느낌이 있을 때가 치료자가 아이와 상호적으로 소통하기에 적합한 시기이다.

8) 아이의 문제해결능력을 확장시키기 위한 건설적이고 선의의 방해공작이 필요할 때가 있다:

* 아이는 치료자나 부모가 만들어 놓은 장애물들이나 변화에 부딪치면 놀라거나, 즐거워하거나 혹은 혼란스러워 할 것이다.

* 아이를 도와주는 도우미로서의 자세를 유지하고, 그들의 놀라움에 공감을 표시하라. "이런, 무슨 일이 일어난거지?" "문제가 뭐야?"

* 아이가 문제 해결하는 것을 도와야 하지만, 초기에는 아이가 문제를 파악할 때까지 기다리면서 아이가그 다음의 해결과정을 잘 수행하도록 격려하라.

* 때로는 최대한 침묵함으로써 아이에게 궁금증을 증폭시킬 필요가 있기도 하다.

* 이따금 치료자는 일부러 엉뚱한 대답을 하고, 아이가 대안을 찾을 수있게 해 보라.

* 아이가 원하는 것에 대해 치료자의 의견을 말해 줘라.

기억해야 할 점은 아이를 혼란스럽게 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문제가 되는 것들을 아이가 직접 대하면서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을 유도하는 것이 목적이다.

9) 아이가 하는''no''를 진짜로 거부하는 것으로 간주하지 말라:

아이가 치료자의 제의를 거부한다는 것은 여전히 치료자의 행동에 대한 반응이다.

만약 아이가 거부하거나 회피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을 단순히 치료자가 자신의 ''엉뚱한 실수''에 대한 아이의 반응정도로 간주한다면, 치료자는 "너 이것을 싫어하는구나. 미안해. 대신에 저 장난감을 놀아볼까." 식으로 접근할 수 있다. 치료자는 아이에게 무엇인가를 제공하려는 지속적인 노력을 하여야 하며, 그러한 태도는 마침내 보상을 받을 것이다.

10) 아이가 장난감을 이것저것 살펴보고 선택하도록 격려하라:

아이들이 선택할 수 있는 장난감들을 다양하게 갖추고 쉽게 접근하도록 하게 하라. 자폐아는 자극적이고 흥미로운 환경에서 놀이에 몰두할 수 있다. 아이가 장난감이나 놀이를 선택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어느 정도 주어야 한다.

11) 아이가 짜증을 부리고 화를 낸다고 하여 뒤로 물러서지 말라:

치료초기에 자폐아는 치료자와 함께 놀기보다는 혼자서 시간을 보내려 할 것이다. 그리고, 치료자가 상호적이 놀이를 하기 위하여 시도하는 사소한 개입도 간섭적이고 통제하는 것으로 받아들일 것이다. 그러므로, 아이는 치료자의 시도에 의식적으로 피하거나 짜증을 부린다든지 혹은 화를 낼지도 모른다. 그러나, 치료자는 이런 아이의 모습에 놀라 위축되어서는 안된다. 자폐아의 분노도 있을 수 있는 하나의 반응양식이다. 치료자는 아이가 화가 나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 한 방법이 아이의 화난 목소리를 흉내내는 것이다. 그런 뒤에 좀더 조용하고 부드러운 소리로서 아이와의 화해를 시도하는 것이 좋다. 아이가 감정이 고양되어 있을 때가 관계형성을 하기에 아주 좋은 시기이다. 치료자가 시행함으로써 아이에게 스트레스를 주었을 상황을 취소(undoing)하고 원상 복귀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아이가 차분해질수 있다는 경험을 통하여 아이로 하여금 화난 감정도 진정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배우게하라.

12) 지시나 통제를 하기보다는 정서적 암시(affective cues)를 사용하라:

자폐아들의 주위에는 ''이렇게 해라, 그렇게 하면 안된다'' 식의 지시와 통제를 하는 사람들이 충분히 있다. 치료자의 접근 방식은 직접적인 지시보다는 은근한 암시를 사용해야 한다.


감정을 자연스럽게 잘 표현하는 암시는''우-와''라는 말이다. 이표현을대부분 아이의 관심을 끌게 마련이다. 아마도 그 다음의 표현은 ''우, 아닌데(Oh,no)''일 것이다. 이것은 아이가 해결해야 할 문제로 아이의 관심을 돌리기 위하여 적절하다. 추가적으로, 치료자가 사용하는 목소리의 톤도 아이에게 의미를 전달하는데 일조를 한다. 이외에도 노래나 음악도 아이에게 치료자나 부모의 뜻하는 바를 전달하는 데 좋은 수단이 된다.

Step Two. Two-way communication(정상적으로 8~9 - 18 개월에서 가능)

정상적으로 아동이 자신의 필요한 것에 관하여 신호를 보내고, 상대방의 의도를 이해하여 상호적인 의사소통이 가능해지는 시기이다. Dr. Greenspan이 말하는 상호소통의 원이 열렸다 닫혀지는 것(opening and closing circles of communication)을 계속해서 수행해 나갈수 있다. Two-way communication에는 두 단계가 있다. 초보적인 수준의 simple communication과 보다 복잡해진 complex gestural communication이다.

심한 자폐증상을 보이는 아이의 아빠가 그 아이에게 말로서 소통을 해보려고 노력하지만 잘안된다고 가정해보자. 이때, 치료자는 아빠에게 말로 하는 의사소통보다는 우선적으로 간단한 동작(simple gesture)을 이용한 노력을 하도록 권한다. 아빠는 아이가가지고 노는 장난감 자동차의 한 부분에 손가락을 대어 차를 아주 가볍게 움직이면서 그 부위가 무엇인가를 묻듯이 지적한다. 아이는 자신의 손 안에서 자동차가 살짝 움직이는 것을 느끼면서 아버지가 했다는 사실을 알아차린다. 아이는 차를 뒤로 빼지만, 아빠가 손가락으로 지적했던 차의 부위를 본다. Dr. Greenspan은 아이의 장난감 자동차에 대한 관심, 아빠가 자동차의 한 부위에 손을 대어서 약간 움직였음, 그리고 아이는 아빠가 지적했던 부분을 살펴봄과 같은 일련의 상황이 상호소통이 시작해서 끝난 하나의 원을그 렸다(opening and closing circles of communication)고 표현한다. 이러한 상호소통의 원이 열리고 닫히는 것이야말로 gestural communication의 가장 기본적인 단위가 되어 보다 발전된 단계의 상호소통을 가능하게 한다.

장난감 자동차 놀이를 좀더 살펴보면, 아이가 혼자 앉아 자동차를 앞에서 뒤로 움직이고 있을 때, 아빠는 아이의 옆에 앉아다른 장난감 차를 집어서 움직이기 시작한다. 아빠는 자신이 가지고 있던 자동차를 아이의 차 방향으로 부딪히지 않을 정도까지 빠르게 움직인다. 아이는 처음에는 놀란듯이 자신의 차를 움직여 피하겠지만, 곧 아빠가 했던 것처럼 자신의 차를 아빠의 것을 향하여 빠르게 움직인다. 이러는 가운데, 몇 번의 상호소통의 원이 열렸다가 닫힌다. 비로소 아이는 complex gestural communication이 가능해진다.

1) 센서 장난감을 ''원인(조종)-결과(작동)'' 방식으로 활용하라. 장난감을 숨겼다가 마치 마술처럼 다시 꺼내보라.소리가 나는 장난감을 떨어뜨려 소리가 나는 것을 들려 주라. 깃털을 조금씩 접근시켜 간지럽게 해 보라.

2) 아이가 즐거워하는 방식으로 아이의 놀이에 참여하라:

즐겁고 쾌활한 방식으로 아이의 놀이에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부모들은 아이가 자신의 나이보다 어린 아이들이 하는 놀이를 즐겨하면, ''우린 우리 애가 아기처럼 노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식의 얘기를 종종 한다. 부모는 아이가 아기였을때 경험했던 즐거움을 생각해 보고, 치료자는 부모가 그러한 느낌을 아이와 함께 재경험할 수 있는 방법을 찾도록 돕고 있다는 사실을 주지시켜야 한다.

치료자는 아이가 상호적인 놀이를 하면서 정서적인 교류를 제대로 못 느끼면, 보다 어렸을 때 했었던 놀이의 방식으로 내려가는 것도 중요하다. 왜냐하면 아이들은 그 수준의 놀이에는 거의 대부분 반응하기 때문이다. 아이가 자신이 원하는 놀이를 계속하기 위하여 상호작용을 하려고 하는 한, 절대로 그 놀이를 방해하지 말라. 치료하는 동안 치료자는 아이의 관심을 끌어서 그가 원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 아이가 상호적으로 상호소통하는 것을 도와주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해야한다.

아이의 발달수준이 나아지면서, 동시에 상호적인 관심과 관계형성이 여전히 적절하게 유지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치료자는 집이나 통합유치원에서''floor time''이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4) 다시 강조하지만, 말하고 행동하면서 얼굴표정, 제스처, 목소리의 톤, 보디랭귀지 등을 상호소통하는 노력에 이용하라.

5) 상징적인 놀이로 향하는 문을 열어라:

아이가 장난감을 가지고 놀기 시작하면, 치료자는 아이의 상징적인 놀이세계에 들어 갈 수 있다. 만약 아이가 먹을 것을 원하면,플라스틱 과일을 권할 수 있다. 아이에게 아이의 생활에 있는 대상들(엄마, 아빠, 형, 누나)을 상징하는 장난감 인형들을 준다. 아이는 인형들을 사용하면서 놀이를 통하여 대상을 조절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다음 단계에서는 구체적인 장난감으로부터 상상 속의 이야기로 놀이를 확장시킨다. 치료자나 부모는 상징적인 놀이나 가상놀이(pretend play)에 집중해야 한다.

Step Three. Sharing experiences(emotions, intentions): 정상적으로 생후 18-36 개월에서 가능

정상적으로 아이는 자신의 행동과 사고를 연결시킬 수가 있다. 장난감을 이용하여, 마치 차를 마시는 듯한 흉내를 낼 수 있다. 상징적 수준에서의 의미를 공유한다는 사실은 나중에 유치원이나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하여 의사소통을 하는 데 필수적이다. 장난감을 이용하여, 개가 짖고 있는 모습을 보인다든지 하는 놀이들이 가능해진다.

앞에서 한 자동차 놀이를 더욱 발전시켜 보면, 처음에는 아빠와 아이는 장난감 자동차를 이용하여 동작을 이용한 의사소통(simple and complex gestural communication)이 가능했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아빠는 자신이 자동차를 빠르게 움직일 때 ''빠르게'', 천천히 움직일 때는 ''느리게 혹은 천천히''라는 식의 말을 한다. 운이 좋다면, 이러한 식의 노력을 시도한지 얼마 안되어 자폐아가 자신의 차를 빠르게 움직이다가 아빠의 차에 세게 부딪히면서 ''빠르게''라는 말을 하는 것을 듣게 될지도 모른다. 아이가 한 행동이 ''빠르게''라는 말을 통하여 의미가 부여되고 표상의 수준에 준하는 의사소통(representational communication)이 비로소 가능해진다. 아이는 언어의 사용이나 가상놀이(pretend play)를 통하여 자신의 감정을 표상화하거나 상징화(representational or symbolize)할 수 있게 된다.

1) 전부터 해오던 행동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라:

이것은 아이의 호기심과 놀라움에 대한 부분이다. 아이가 반복적이고 상동증적인 행위로서 혼자서 돌기 시작하면, 치료자는 아이의 손을 잡고 춤을 추는 경우도 좋은 예이다. 또한, 아이가 점차로 상징적인 놀이가 가능해지고 순서의 의미를 깨닫게 되면, 놀이 과정에서 특정 대상을 가리키면서,''이것을 XX라 부르자'' 식의 말은 필요가 없게 된다. 즉, 아이가 소파를 올라가면, 소파가 산이 된다. 이 과정은 아이와 관계형성을 시작하게 할 뿐만아니라, 치료자가 놀이에서는 어떤 대상을 무엇이든지 자유스럽게 명명할 수 있다.

* "마치 책 읽듯이" 하지 마라. 아이가 놀이하는 상황을 구연동화 하듯이 묘사하라.

* 아이가 마치 배우인 것처럼 특정의 역할을 맡은 대상에게 하듯이 말하라

* 치료자는 연극에서처럼 하나의 역할을 맡고 그 역할을 통해서 말하라.

* 진짜 경험을 토대로 하여 발전시켜라. 그다음에 어떤 일이 일어날 지를 연결해 주는 도구로서 활용하라.

* 대신해 주고자 하는 충동을 참아라.

* 여러 생각 사이의 연결고리를 만들고자 노력하라.

* 치료자(부모)가 아이의 행동에 대한 동기를 부여하라.

* 아이가 해결방안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도와라.

* 치료가 진행됨에 따라, 놀이와 관련한 사고를 좀 더 복잡하고 정교하게 만들라.

2) 아동들의 요구에 일부러 엉뚱한 행동으로 답하라.

* 아이가 장난감과 실물을 구분할 수 있도록 도와주라.(아이가 인형 옷을 입으려 할 때는 ''맞지않아''라고 말해준다.)

* 아동들이 목말라 할 땐 빈 컵을 줘보거나, 티파티(tea party)에 초대해 보라.

* 배고파하면, 요리를 하는 척 하거나, 가짜 수퍼마켓(pretend market)에 가서 함께 물건을 사겠느냐고 물어 보라.

3)옷을 입힌 인형 등을 이용해 역할놀이를 해 보라.

* 아이가 가지고 노는 대상에 대해 상징적인 의미를 부여하라. 예를 들어, 아이가 소파 위에 올라갈 때, 아이가 높은 산에 오른다고 말하고, 놀이터의 미끄럼을 내려 올때 는 바다에 빠지는 것처럼 ''물고기 조심해''라고 말해 주는 것이 좋은 예이다.

4) 물건들이 필요할 땐 한 가지를 다른 것으로 대체하라. 공을 케이크라고 해보고, 스푼을 생일 촛불이라고 해본다.

5) 무엇인가를 하면서 아이가 개인적인 의미들을 탐구해 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 운전중에는 누가 운전하는지 묻고
* 차가 지금 어디로가는지
* 아이가 돈은 충분히 갖고있는지
* 자동차 키를 알고 있는지
* 왜 그곳에 가고 있는지
* 왜 다른 곳으로 가지 않는지 등등

6) 놀이를 최대한 확대하라(누구, 왜, 무엇, 언제와 같은 단어를 사용하고, 질문을 하면서 해답의 가능성을 열어두어라).

7) 고장(breakdown)을 활용하라.

* 놀이 도중에 갑자기 문제가 발생할 때는 상징적 해법을 만들라.

* 인형이 떨어질 때 병원놀이 기구를 가지고 와서 아이가 인형을 고칠 수 있도록 해보라.

* 아동이 실망하는 것을 인지하고 연민의 심정을 북돋아 주라.

8) 드라마를 연출하여 역할에 충실하여 본다.

* 배우가 되어서 역할을 맡아 보라

*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아이에게 직접 묻거나 설명하지말고, 인형이라는 상징적 대상에게 말하도록 하라.

9) 아이가 좋아하는 상징적 도구들을 활용하라. 디즈니나 포켓몬 등 캐릭터 인형들을 이용할 수 있다.

10) 두려워해오던 주제나 생각에 대해 이해할 수 있도록 돕기위해 놀이를 이용하라.

11) 아이가 감독 역할을 하게 하라. 아이의 놀이가 현실적일 필요는 없지만, 이는 순차적이고 논리적 사고를 자극할 것이다.

12) 놀면서 목소리의 톤을 상황에 맞게 조절하면서 감정의 교류가 되도록 노력하라. 캐릭터가 다치면 우는 것처럼 하고 행복해지면 따라 웃어야 한다.

13) 상징 연극과 대화는 감정적 사고와 경험을 충분히 이해하고 단련할 수 있음을 기억하라.

Step Four. Emotional thinking(정상적으로 만 3-5 세에 가능)

일반적으로 정상아동은 약 만 2세 6개월에서 3세 사이에 자신의감정들을 통합하고 분화시켜 구분하기 시작한다. 아이는 현실과 상상(fantasy)을 구분하고, 자기(self)와 비자기(non-self)를 구별하며, 하나의 감정과 다른 감정을 차별화할수있게 된다. 다시 말해,아이는 원인과 결과가 있는 의사소통(cause-and-effect communication)을 배워야 하며, 놀이에서 여러 가지의 산재한 생각과 감정을 연결시킬 수 있다. 아이는 표상이나 상징의 수준에서 자신의 감정을 구별하는 것은 대상(특히, 부모와 같은 caretakers)을 통하여(feedback) 가능하다.

부모와 치료자는 점차적으로 자폐아가 느끼는 외부세계를 대변하는 대상이 되고 현실인식의 기초가 된다. 그러므로, 치료자가 자폐아가 가진 그들만의 상징적인 세계에 들어가서 어떻게 그들의 감정이나 경험들을 분화하도록 도와 줄 수 있는 지가 치료의 주된 관심사이다. 자폐아가 가상놀이를 할 때, 치료자가 아이에게 누가 tea party에 참석하고 테이블의 어떤 좌석에 앉을 것인 가 등의 두 가지 이상의 생각을 연결시켜 물어 본다. 자폐아는 이러한 질문을 무시하고 자신이 하던 일에 몰두할 수 있다. 이때, 치료자는 우스갯소리나 코미디언의 흉내와 같은 놀이양식을 통하여 아이의 관심을 원래의 치료상황으로 다시 돌리고 의사소통의 원이 열리고 닫히는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1) 아이가 놀이를 주도하게 하라. 아이의 생각에 기초해서 놀이의 내용을 발달시켜라.

2) 가상놀이(pretend play)에서 아이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 수 있도록 하라.

3) 시종일관 논리적 전개를 요하는 대화를 나누어라(운전 중, 식사, 목욕 중에도). 그 내용이 굳이 현실적일 필요는 없다. 현 단계에서는 논리적인 사고가 가능해지기 시작한다.

4) 상상-실재를 구분하고 이해하도록 도와주어라.

* 아이는 역할놀이와 인형을 가지고 시작하는 것을 선호할 것이다.

* 아이는가짜 옷을 입고 있는 인형을 활용할 것이다.

* 문제와 공포에 직면해서 아이는 상징적 해결을 시도할 수 있다.

5) 주제와 모티브 그리고 풀어야 할 문제가 있는 책을 읽어 주라.

6) 추상적 사고를 하도록 자극하라.

* 왜라는 질문을 하자.

* 견해를 물어봐라.

* 다양한 관점을 비교해 주라.

* 답이 뻔한 질문은 말라.

7) 시각화(visualization) - 그림을 이용하라.

8) 기계적,분절적(fragmented), 지나치게 이론적인 질문은 피하라.

9) 창조적이 되어야한다.

* 아이가 모조욕조에 발을 담그면 차갑지 않느냐고 묻는다.

* 갈증 낼 때는 빈컵을 주거나 티파티에 데려가라.

* 배고파하면 장난감 냉장고를 열고 식품을 줘 보라. 요리하는 척하면서, 아이에게 가짜 슈퍼마켓에 음식물을 사러 가겠냐고 물어 보라.

10) 인형들을 이용한 역할놀이를 권하라.

11) 인형/모형세트를 이용해서 가족들을 표현해 보라. 기타 다른 인형들에 친근한 주변 인물의 이름을 붙여보라

12) 드라마에 참여하라. 치료자가 가진 위상을 이용해서 역할을 맡아라. 드라마에서 인형에게 말을 걸어야 하며, 가능하면 아이에게 직접 묻지 마라

3. 집착증 내지는 상동증(perseveration)도 상호적인 놀이로 만들자.

자폐아를 치료하기 위하여 극복해야 할 또 하나의 문제점은 반복적으로 행하는 상동증적인 행동(perseveration)이다. 자폐아에게 있어서 집착증 내지는 상동증은 자신에게 안전하고 친숙하게 인식된 것을 반복적으로 하는 행위이거나, 예상치 못한 외부로부터의 엄청난 감각의 입력에 대한 방어, 또는 아이가 느끼기를 원하는 어떠한 경험의 강화된 형태로 생각될 수있다.

한 자폐아가 문을 열고 닫는 상동증적인 행동을 반복한다. 여기서 치료의 중요한 관점은 상동증적인 행동을 혼자서 하는 것이 아니라 치료자와 함께 행하는 상호소통의 한 형태로 전환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아이가 문을 닫으려고 할 때, 치료자가 문을 막으면서 끼여든다. 자신이 반복적으로 하는 일을 방해받게 된 자폐아는 화를 내면서 치료자를 문으로부터 떨어지게 하려고 노력한다. 이때에, 자폐아는 치료자를 문으로부터 밀쳐내려는 강한 동기를 가지고 행동하는데, 자폐아가 성가시고 화난 표정을 지어도 치료자에게는 어떠한 형태의 감정표현이든 환영이다. 왜냐하면, 자폐아는 치료자와 강한 감정표현과 함께 이미 상호 소통을 하고 있다. 그리고, 치료자는 자폐아의 고양된 감정상태를 달래고 위로할 수 있어야 한다.

치료자는 자폐아가 무엇인가를 하기를 원할 때, 이 기회를 적절하게 이용해야 한다. 예를 들면, 아이가 문을 열고 바깥으로 나가기를 원할 때, 치료자가 이를 허락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그냥 책이나 읽으렴''식의 주의를 딴 데로 돌려 대화를 빨리 중단하려고 하지 말라. 아이는 밖으로 나가기 원하는 강한 동기가 부여된(highly motivated)상태이기 때문에, 치료자는 아이와 계속하여 대화를 가져야 하는데, ''나갈래'', ''지금은 안돼'', ''나가고 싶어'', ''안돼요'', ''지금나갈래'', ''지금은 안돼'', ''지금'', ''나중에''. 이러한 식으로 대화를 이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강한 동기부여와 이와 관련된 감정들과 관련하여 자폐아는 치료자와의 상호소통을 통하여 자신의 감정을 구별하고, 스스로 그 감정이 가지는 의미를 파악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Dr. Greenspan은 치료자가 고의적으로 자폐아를 좌절시켜 감정을 유발시키지는 말라고 권하면서, 의견의 차이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좌절이야말로 좋은 동기부여가 된다고 얘기한다.

V. 결론 및 제안

필자는 Dr. Greenspan의 치료방식을 보다 명확히 이해하고 실행하기 위한 조건들로서 다음의 것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a. 일반적인 놀이치료기법에 대한 경험과 지식이 중요하다.

b. 소아발달이론에 대한 공부가 선행되어야 한다.

c. 자폐증을 비롯한 발달장애에 관하여 전문가이어야 한다. 특히, Dr. Greenspan의 치료모델에 정통해야 한다.

Dr. Greenspan이 제안한 것처럼, 이러한 방식의 발달적 놀이치료와 함께 언어치료와 작업치료, 그리고 통합학급(특히, 전학령기 동안) 등이 수반되어야 자폐아가 더욱 체계적이고 전반적인 발달수준을 고려한 형태의 치료를 받을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Dr. Greenspan이 주장하는 자폐증의 치료방식은 자폐아의 상호적인 관계형성을 증진시킴으로써, 자기감(sense of self)의 형성을 목표로 하듯이 상당수의 자폐증상을 가진 아동들과 그들의 부모들에게 희망과 가능성을 제시한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Dr. Greenspan도 지적했듯이, Floor time이 자폐아뿐만 아니라 발달성 언어장애, 정신지체, 반응성 애착장애 등과 같은 다른 종류의 발달장애아동의 경우에서도 집에서 부모가 아이를 치료적으로 어떻게 대해야 하는 지에 대한 모범답안이라고 생각한다.

일반적으로 자폐아의 문제행동들에 대하여 언급할 때, 공격적이고 파괴적인 행동이나 자해행위에 초점을 맞추어 왔다.
그러나 이외에도 반향어(echolalia)와 같은 언어 소통상의 문제점, 대인관계 형성의 결핍과 같은 사회성의 문제 그리고 한 가지 일에 집착하여 반복적으로 그 일을 하는 행위 등도 자폐아의 부모들에게 심각한 걱정거리이다.

자폐아들이 어떤 이유로 그런 문제행동을 보이는 가를 이해하기 위하여 한 가지 예를 들어보자.
평균이상의 인지기능을 가진 한 '정상인'이 자신의 주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지를 거의 이해를 못하고 항상 변하고 불확실하여 예측이 불가능한 환경에 매일 내던져진다고 상상해보자.

또한, 그 '정상인'이 자신이 필요한 사항을 요구할 수 있는 변변한 대화소통능력조차 없으며 그가 느끼는 스트레스, 불안감 또는 불확실성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내적인 조절능력이 없다면, 그 '정상인'은 어떠한 심정일 것이며 무슨 반응을 보이겠는가? 아마도 그 '정상인'은 자신이 처해있는 현실에 너무나도 답답하고 화가 나서 다양한 형태의 공격적이거나 충동적인 행동을 보이게 되고, 이러한 행동은 소거(extinction), 고립(time-out) 혹은 보상(rewards)을 통한 행동교정 등의 보편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행동수정요법으로 쉽게 해결될 일이 아니다. 이러한 양상이 자폐아가 매일의 삶을 살면서 겪고 있는 현실이다.

자폐아가 공격적이거나 자해행동 혹은 정형화된 행동을 보일 때, 이러한 행동은 나름대로의 메시지를 담은 의사소통의 기능들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다음과 같다.

1) 도움이나 관심을 얻기를 원할 때
2) 지나치게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이나 일로부터 벗어나기 위하여
3) 원하는 것을 갖고자 할 때
4) 본인이 원하지 않는 일에 대하여 저항할 때
5) 자극결핍으로 인하여 자극을 원할 때

자폐아가 자해행위(self-injurious behavior)를 보일 때, 행위의 원인으로 아동이 자극결핍으로 인하여 스스로 자극을 원하는 경우, 놀이기구나 장난감 등으로 주위환경을 다양하게 해주면서 놀이행동을 집중적으로 보상해준다. 또한, 행위의 원인이 관심추구 수단일 경우에는 문제행동과 관련하여 아동에게 관심을 주지 않으면서 다른 행동을 유도하여 자폐아가 하도록 권장하며, 행동의 원인이 게으름으로 인한 단순회피수단일 때에는 자해행위가 발생하더라도 주어진 과제를 끝까지 수행시키는 것이 좋다.

그러나, 주어진 과제가 지나치게 많아서 과도한 스트레스를 피하기 위하여 자해행동을 하는 자폐아는 휴식을 요청하는 표현을 가르침으로써 자해행동을 감소시킬 수 있다.

만약, 자폐아가 보이는 문제행동의 기능이 무엇인지를 초기에 파악할 수 있다면, 자폐아가 동일한 목적을 이룰 수 있는 대안이 제공될 지도 모른다. 자폐아에게 주어질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들은 그 자폐아가 갖는 인지기능과 언어발달의 수준에 좌우된다. 자폐아가 새로 배운 방법이 자폐아의 환경에 예상가능하고 적합한 영향을 미친다면, 그의 문제행동은 급격히 줄어들 것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짧은 시간 내에 자폐아의 문제행동의 의미를 찾아내어 효과적인 대안을 자폐아에게 제시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것 또한 현실이며 행위의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경우는 적절한 문제행동의 평가가 상당히 어려워진다.

또한, 자폐아가 그럭저럭 잘 지내다가 갑자기 행동이 공격적이 되거나 자해행동을 보이는 등의 상태가 악화되면 우선적으로 자폐아가 혹시 어딘가에 부딪혀서 타박상이나 골절이 생겼거나, 다양한 종류의 피부질환, 혹은 장염이나 위,장관장애 등의 급성 내,외과 질환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문제행동을 원인(Antecedents), 행동(Behavior) 그리고 결과(Consequences)의 ABC기능평가에 따라 분석한 뒤 적절한 행동수정요법을 시행하는 것이 아마도 자폐아의 부모와 특수교사가 우선적으로 시도할 일이다.

그러나, 자폐아가 일반학교의 특수학급이나 특수학교에 속해 있을 때, 특수교사가 학급에서 한 아이만을 위하여 적절한 행동수정요법을 시행하는 것은 우리 나라의 현실에서 결코 쉽지 않다. 자폐아가 공격적인 행위, 자해행위 혹은 충동적인 행동이 지나치면, 그 아이는 교실에서 특수교육으로부터 아무 것도 배울 수 없을 것이며, 같은 학급의 다른 학생들도 방해를 받게 된다. 이것이 자폐아의 문제행동이 적극적으로 시정되어야 하는 중요한 이유 중에 하나이다.

이러한 자폐아의 문제행동이 지속되는 경우, 정신약물치료의 필요성을 고려해야 한다. 많은 부모님들께서는 자폐증을 있는 자녀에게 정신약물을 복용시키는 것을 매우 꺼려하는 듯하다. 하지만, 요사이 부작용이 적은 약물들이 많이 개발되어 문제행동에 선택적으로 사용된다면, 자폐아의 문제행동이 현저히 줄어드는 것을 볼 수 있다.

자폐증은 아동의 발달수준에 비하여 언어 및 비언어적 표현능력의 비정상적인 발달과 대인관계를 형성하는 사회적 상호작용의 현저한 저하, 그리고 제한된 범위의 관심영역에 강박적으로 집착하는 특이한 행동 등이 함께 존재하는 일종의 증후군과 같은 발달장애의 하나이며 이러한 자폐증상은 만3세 이전에 발생한다.

자폐아를 가진 부모들은 치료에 지대한 관심을 갖게 마련이다. 그러나, 현재까지는 자폐증을 완치시키는 치료법이 개발되지 못했지만, 일반적으로 자폐증이 소아정신과 전문의에 의하여 조기에 진단이 된 후, 자폐아를 위한 조기특수교육프로그램(early intervention program)에 가능한 한 빨리 들어가서 그 아동에게 적합하고 체계적인 특수교육을 받는 것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며 얼마나 효과적으로 특수교육을 받느냐에 따라 자폐아가 보이는 기능의 수준이 천양지차라는 사실은 이미 정설로 굳어졌다.

자폐아가 보이는 예후는 약 만 5세 경에 자폐아가 나타내는 지능지수와 언어구사능력에 좌우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므로, 적어도 만 3세 이전에 진단되어 조기특수교육과정에서 자폐아에게 필요한 여러 가지 서비스를 적절히 받아 아동이 가진 잠재력을 최대한 키우는 것이 예후에 아주 중요하다.

우리 나라에서는 특수교육진흥법에 준거하여 자폐증의 진단을 받은 만3세 이상의 아동은 특수학교에 입학하여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되어 있으나, 대부분의 부모들은 자폐증상을 보이는 자녀들이 사설기관이 운영하는 조기교실에서 특수교육을 받기를 원하는 편이다. 그 이유는 아마도 부모들이 자폐아가 어려서부터 특수학교에 들어가면 자폐증이라는 굴레를 영원히 벗어날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가능하면 조기교실에서 특수교육을 받다가 초등학교에 들어갈 나이가 되어서 일반학교의 특수(통합)학급에 보내기를 원하는 부모의 심정 때문이리라.

개인적으로도, 자폐아의 기능수준이 웬만하다면 통합학급형태의 특수교육을 선호하지만, 우리의 현실에는 몇 가지 문제점이 있다.

첫째, 일반학교에서 다양한 요구를 가진 여러 종류의 장애아들을 특수학급의 형태로 한 교실에 모아서 교육하는 것이 현재의 통합학급이므로, 개개인이 지닌 문제점들을 고려하여 충분한 평가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개별적인 특수교육계획서, 즉 IEP(Individualized Educational Plan)에 따라 자폐아의 특수교육이 개별적인 내용으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상당수의 통합학급이 그저 애들을 돌보는 수준에 머무르는 실정이다.

둘째, 자폐아가 초등학교에 들어갈 나이가 되어 기능수준에 따라 일반학교의 일반학급이나 특수학급과 특수학교 중 어느 곳에 들어가는 것이 좋은 지는 자폐아의 기능에 대한 철저한 평가를 바탕으로 선택되어야 하며,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나이 이전에 조기프로그램에서 적절한 특수교육을 받아서 그 아이가 갖는 언어능력이나 사회적 상호작용을 하는 능력에 상당한 발전이 있음을 전제로 일반학교의 일반학급이나 특수학급의 입학이 가능할 것이다.

셋째, 자폐아가 일반학교의 특수학급 혹은 특수학교에 들어가든 그 아동이 보이는 기능의 수준에 따라 개인을 위해 만들어진 적합한 특수교육계획을 바탕으로 교육을 받아야한다. 이를 위해서는 자폐증이라는 동일한 진단을 가지고 있더라도 개인의 발달수준이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자폐아의 요구를 맞추기 위하여 특수학급의 형태가 기능수준에 따라 여러 단계로 이루어져야 한다.

필자가 소아정신과 수련을 받았던 미국의 매사추세츠주는 미국내에서도 특수교육이 가장 발달한 주로 알려져 있는데, 다양한 종류의 자폐아를 위한 사립학교와 공립학교의 특수학급에서 자폐아의 특수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공립학교의 특수교육제도는 아동의 기능수준에 따라 1단계부터 6단계로 나누어져 있으며, 예를 들어 발달수준이 낮은 자폐아는 4, 5, 6단계의 특수교육을 받게 되는데 이런 경우는 자폐아가 통합학급이 아닌 자폐아만을 위한 특수학급이거나 특별히 설립된 자폐학교 또는 기숙학교 등에 속하게 된다.

비록 우리 나라가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 할지라도 선진국에 비하여 매우 뒤떨어진 특수교육의 현실을 감안할 때, 자폐아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서 자폐아의 기능수준에 따라 세밀하게 구분된 특수교육제도에서 자폐아 개개인을 위하여 만들어진 특수교육계획서를 바탕으로 아무리 많아도 학생 5명당 교사1명의 비율을 초과하지 않는 학급에서 자폐아들이 교육받을 수 있도록 법적 또는 제도적 뒷받침과 재정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자폐아를 가진 부모들은 치료에 지대한 관심을 갖게 마련이지만 현재까지는 자폐증을 완벽하게 치료하는 기적의 치료법은 개발되지 못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자폐아는 소아정신과 전문의에 의하여 조기에 자폐증으로 진단이 되면, 자폐아를 위한 조기특수교육 프로그램(early intervention program)에 가능한 한 빨리 들어가서 그 아동에게 적합하고 체계적인 특수교육을 받는 것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또한 얼마나 효과적으로 특수교육을 받느냐에 따라 나중에 자폐아가 보이는 기능의 수준이 천양지차라는 사실은 이미 정설로 굳어졌다.

자폐아가 보이는 예후는 약 만 5세 경에 자폐아가 나타내는 지능지수와 언어구사능력에 좌우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므로, 적어도 만 3세 이전에 자폐증이 진단되어 조기특수교육과정에서 자폐아에게 필요한 여러 가지 서비스를 적절히 받아 아동이 가진 잠재력을 최대한 키우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자폐증의 치료에서 소아정신과 의사의 역할은 자폐증의 진단과 약물치료등의 일반적으로 알려진 역할이외에도 주치의로서 자폐아의 상태의 변화와 이에 대한 평가나 간질이나 기타 의학적 질환과의 관련여부 등, 자폐증에 관련한 모든 분야에 대하여 자폐아의 부모들이나 특수교육교사 또는 언어 치료사와 같은 관련분야 종사자들에게 자문할 수 있어야 한다.

사실상 수많은 자폐증의 치료방법에 대하여 논의가 되고 있지만, 자폐증전문가의 입장에서 볼 때, 이중에는 별로 권장할 수 없는 방법들도 상당수가 있어서 이에 대한 대략적인 구별을 시도하고자 한다.


I. 필수적인 치료의 요소들

특수교육:

이 특수교육의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대표적인 3가지 모델

1) 응용행동분석(applied behavioral analysis): 한국의 대표적인 자폐증 조기치료기관인 밀알교실에서 표방하는 소위 '육지법'도 applied behavior analysis을 변형한 것이라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2) TEACCH: 미국 Chapel Hill소재 University of North Carolina의 정신과의 한 분야로서 출발한 TEACCH(Treatment and Education of Autistic and Related Communication Handicapped Children)라는 자폐증을 위한 특수교육프로그램이 Eric Schopler에 의하여 개발되었다. 자폐아들의 개별적인 요구에 맞추어 각자의 교육계획(individual educational plan)를 세워야 하며, 이는 특수교육기관과 부모와의 긴밀한 협조관계를 바탕으로 부모, 특수교사, 심리학자, 언어치료사, 그리고 소아정신과의사들이 참석하는 multidisciplinary team meeting을 통하여 결정된다. 여기서 자폐증치료에 있어서 부모의 역할이 아주 중요한데, 이는 자신의 자폐아 자녀와의 관계를 통한 경험과 부모를 위한 제반 교육들을 통하여 부모 역시 중요한 치료주체의 하나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그들 자신이 자폐증의 절반쯤 전문가가 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TEACCH는 시각적 도구를 이용한 다양한 시도를 하며, 자폐아들이 아주 구조화된 틀(highly structured setting)에서 잘 반응하는 결과를 보여준다. 미국공립학교의 자폐아를 위한 특수학급에서는 TEACCH를 기본으로 운영하는 편이나, 최근 행동수정요법, 특히, applied behavior analysis를 이용한 조기치료프로그램이나 특수학급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


3) Dr. Stanley Greenspan의 모델: 이에 관하여 필자가 쓴 ' Stanley Greenspan의 자폐증 치료 모델'이라는 글을 참조하기 바람.

* 기본적으로 조기치료 프로그램이나 자폐아를 위한 특수학급은 종합적인 치료프로그램(comprehensive treatment program)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그 요소들을 살펴보면,

가. 특수교육학급 내지는 조기교실
나. 행동수정요법적인 요소(특수학급운영에 필수적)
다. 언어치료(거의 대부분의 자폐아가 언어치료를 필요로 함).
라. 작업치료(감각통합훈련을 포함)
마. interactive play therapy: 사회성발달을 통한 자기감(a sense of self)의 증진을 목표로 한다.
바. 음악치료나 미술치료: 필요에 따라 특수학급의 교육과정에 삽입가능.

실제적으로, 상기의 요소들이 특정 자폐아를 모두 필요치 않을 수도 있으며, 어떤 경우는 상기의 요소외에 추가적인 다른 서비스가 필요할 지도 모른다. 이러한 제반 curriculum의 선택은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team meeting을 통해서 결정되어야 한다. 가능하다면, 이러한 제반 서비스들이 하나의 종합프로그램내에 함께 존재하는 것이 좋으며, 이것이 어려운 경우, 특수교육학급과 여타 치료자들(예를 들어, 언어치료사나 소아정신과의사 등)과의 긴밀한 협조가 필수적이다.

언어 치료:

자폐증의 주요 문제점 중에 하나가 언어발달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자폐아가 조기교실이나 특수학급에 속해 있다고 할지라도 많은 경우는 추가적인 언어치료를 필요로 하며, 동시에 강조되어야 할 점은 이러한 언어치료적인 환경이 언어치료사의 부모에 대한 교육을 통하여 가정에서도 이루어 질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언어발달을 도와주는 과정에서 이제까지 가장 많이 시도되었던 행동치료적 또는 심리언어적 접근보다는 좀더 실제적이며 사회성의 상호교환에 기본을 둔 접근방법이 더 효과적이라는 견해가 피력되었다. 또한, 자연스러운 언어지도 방법을 사용하여 언어사용의 동기유발을 하는 것이 중요한데, 자폐아에게 어른이 바라는 활동을 시키려 할 때 회피행동이 증가하므로 가능한 한 자폐아가 좋아하는 활동을 사용하여 접근하는 것이 좋고, 부모가 훈련을 통하여 자폐아와 좀더 자연스럽고 자발적이며 즐거운 방법으로 언어지도를 해야 한다고 하였다.

작업치료:

대·소근육 운동(gross motor)의 장애와 미세운동(fine motor)장애가 있는 경우에는 작업치료 (대근육 운동의 경우는 체육치료라고 부르기도 하는 것 같다)가 필수적이다.
자폐아가 감각전달기능의 이상으로 소리, 빛이나 시각적 자극 그리고 촉각 등에 지나치게 예민하거나 아니면 너무 무감각하게 반응하여, 일상적인 제반 자극들에 쉽게 압도되어 기능이 현저히 떨어진 경우, 감각통합훈련은 좋은 해결책으로 제시된다.

발달적 놀이치료(developmentally based interactive play therapy):

Stanley Greenspan의 model에서 강조하는 놀이치료방법으로서 놀이를 통하여 상호적인 대인관계와 같은 사회성발달을 통한 자기감(a sense of self)의 증진에 자폐증치료의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 자폐아의 발달수준에 따라 일반적인 놀이치료와는 구별되게 시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방식은 집에서 부모가 아이하고 상호적으로 놀이를 하는 floor time을 위한 치료이기도 하다.

미술치료나 음악치료:

이와 같은 예술치료의 경우, 독립적으로 시행하는 치료법이라기 보다는 특수교육과정의 일환으로서 시행된다면, 좋은 치료효과를 예상할 수도 있겠다.

정신약물치료:

자폐증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약물은 없다. 그러나, 자폐아가 공격적인 행동과 같은 행동조절이 잘 안되거나, 스스로를 해치는 행위나 어떤 특정한 것에 집착하거나 반복적으로 강박적인 행동을 보이는 경우는 우선적으로 약물치료를 고려할 수 있겠다.
최근에는 부작용이 적은 신약들이 많이 개발되어서 문제행동에 대하여 선택적으로 사용할 때, 극적인 행동의 호전을 보인다. 자폐아들은 나이가 어려서는 temper tantrum과 과다활동, 자극민감성이 두드러지고, 아동기 후기에는 공격성과 자해행동이 특징적이다.
청소년기와 성인기에 이르러, 특히 높은 기능수준을 갖는 경우, 우울이나 강박증상이 문제가 된다.

조기교실이나 특수학급에서 한 자폐아가 심한 행동상의 문제점을 보일 때, 그 아이의 부적절한 행동은 원만한 교육진행을 방해하게 된다. 부모나 일부 특수교사들이 정신약물에 대한 편견은 그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자폐아로 하여금 약물사용을 가로막아 오히려 그 아이의 기능저하뿐만 아니라 같은 학급에 있는 여타 자폐아들의 교육마저도 망쳐 놓게 된다. 필자가 미국에서 자폐증환자들에 대한 정신약물치료 경험과 문헌고찰에 의하면, 거의 90%의 자폐아가 행동조절등의 이유로 정신약물을 복용하고 있다.
제발, 부모님들이 자폐아를 위하여 꼭 필요한 약물치료마저도 거부하지 마시기를 바란다. 한편, 소아정신과의사는 특수교육프로그램과 밀접한 연계를 갖고 상호정보교환을 통하여 자폐아의 기능향상에 기여하여야 한다.

I) Clomipramine : Prozac이전에 나온 serotonin계열의 약물로서 강박적이고 집착하는 행위, 자해행동 등이 불면증과 함께 존재할 때, Clomipramine이 도움이 된다.

II) SSRIs(Serotonin Selective Reuptake Inhibitors) : Fluoxetine(Prozac), Sertraline(Zoloft), Paroxetine(Paxil, 한국에서는 Seroxat), Fluvoxamine(Luvox, 한국에서는 Dumirox),Citalopram. 현재 자폐증의 약물치료에서 가장 관심의 대상이 되는 약물로서, 자폐아가 강박적이고 집착을 보이며 항상 하던 일이나 의식적인 행위가 중단될 때 나타나는 불안감이나 공격적인 행동에 효과가 있다. 자해행동이나 심한 감정기복에 따른 '짜증' '신경질' 등을 호전시키는데 도움이 된다. 또한 소아나 청소년 우울증에도 우선적으로 사용된다.

III) Buspirone : 다른 문제행동의 동반이 없이 불안증상이 주된 문제점인 경우에 Buspirone을 사용할 수 있다.

IV) Naltrexone : opioid antagonist로서 자해행동이나 상동증적인 행위에 효과가 있다는 일부의 연구논문에도 불구하고 실제적으로 임상에서는 흔히 사용하는 편은 아니다. 자폐아의 상동증이나 집착행위를 감소시키기 위하여 Prozac, Dumirox 등이 효과가 없는 경우에, 이차적으로 사용을 고려할 수 있다.

V) Neuroleptics : 전에는 Haloperidol을 많이 사용하였으나, 최근에는 Risperidone 등 최신 약물을 사용한다.
자폐아가 흔히 보이는 안절부절하고 부산하며 충동적인 행동과 상동증적인 행동이 감소시키는데 우선적으로 사용된다.
손이나 몸의 무의미하고 반복적인 행동인 상동증에도 Halopeirdol이나 Risperidone 등이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Haloperidol이 갖는 부작용으로 인하여 Risperidone을 사용하는 것이 대세이다. 역시 새로운 항 정신병 약물의 일종으로 Olanzapine(Zyprexa)를 사용하기도 하는데, 필자의 견해로는 Risperidone을 사용하다가 만족스러운 결과를 보이지 않을 때 사용하는 것이 좋겠다.

VI) Methylphenidate(Ritalin, 한국에서는 페니드) : 주의산만과 과잉행동이 여타 자폐아들에 비하여 훨씬 두드러지는 경우에 과잉행동 주의력결핍장애가 자폐증에 동반시 Ritalin을 사용한다. 정신지체가 동반되지 않는 비교적 기능수준이 높은 high functioning 의 경우에 조심스럽게 사용하기를 권고한다. 왜냐하면, Ritalin이 적절하게 사용되지 못하면, 오히려 공격적이 되고 상동증적인 행동이 늘어난다.

VII) Clonidine : 원래는 혈압강하제로 개발되었으나, 소아정신과 영역에서 충동적이고 공격성을 보이며 과다행동에 대하여 사용된다. 그러나, 부작용으로 졸림증이 있고, 사용 용량이 높은 경우에 갑자기 약을 끊으면 반사적으로 고혈압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서서히 감량해야 한다. 자폐아동의 수면조절에도 자주 사용된다.

VIII) Melatonin : 자폐증이나 Rett's sundrome에서 심한 수면장애를 보이는 경우, 잠자기 전에 3-5 mg를 투여하면 많은 경우 극적인 효과를 보기도 한다.

individual psychotherapy:

특히, high functioning autism의 경우 자폐아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자폐아는 자신이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정확히 이해를 못하고 낯설게 느낀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 우울증상이나 불안증상들을 보이기도 하는데, 이러한 증상들을 역동적 정신치료를 통하여 다루는 것이 가능하다. 또한, 자폐증의 특징적인 증상 중에 하나인 강박증상 역시 고기능 자폐환자의 경우 정신치료로 해결이 어느 정도 가능하다.

parent counseling: 자폐아의 부모들은 지속적으로 감정적인 위로를 받아야 한다. 그들은 자폐증이 그들의 잘못으로 인하여 자식에게 생겼다는 생각을 버리고 그들 자신 역시 자폐증으로 고통받고 있는 당사자들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부모들은 자폐증을 앓고 있는 자녀들이 어떤 교육을 받는 것이 적절한가 등의 정보를 제공받아야 한다.

II. 논란이 많지만 필요에 따라 사용이 가능한 치료법

a. Auditory integration training(AIT): 비교적 높은 IQ, 상대적으로 발달된 언어능력, 그리고 소리에 지나치게 예민하게 반응하는 등 이상 3가지 조건이 모두 갖추어 졌을 경우에만, 청각통합훈련으로부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최근의 AIT에 대한 평가인 듯하다. 그러나 미국 소아과학회는 자폐증의 치료에 AIT를 사용하는 것을 반대하고 하고 있다.

III. 학술적으로 사용권고의 대상이 되지 않는 치료법들

여러 사람이 제안을 하는 방법들이지만, 학술적으로 체계적인 검증이 안됐음. 결과적으로 소아정신과 의사와 같이 소위 '자폐증전문가들'은 권하지 않음.
Facilitated communication: 관련논문들이 자폐증전문 학술잡지에 여전히 게재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학술적으로 그리고 제반 학술단체들(미국 소아청소년 정신의학회, 미국심리학회, 미국 소아과학회, 미국 정신지체학회)로부터 전혀 공식적인 지지를 못 받고 있다.

Vitamin B6, DMG, Mg: 한 때 이들이 효과가 있다는 몇몇 증례 보고들이 나왔으나, 이후에 시행된 체계적이고 광범위한 조사에서 효과가 입증되지 못했다.

Secretin: 최근 Secretin에 대하여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게 되었다. 1998년 10월 7일 미국의 TV 시사프로그램인 'Dateline NBC'에서 Secretin을 정맥주사한 자폐증환자들이 좋은 효과를 보았다는 내용의 방송을 하였다. 미국 National Institute of Health의 한 기관인 National Institute of Child Health and Human Development에서 폭주하는 문의에 답하고자 게재한 내용에 의하면, 현재 수백명의 자폐아들이 Secretin주사를 맞았지만 실제적으로 단 하나의 Secretin관련 논문이 미국 University of Maryland의 소아과에서 발표되었다.
3명의 자폐증상을 보인 아동들이 췌장분비이상에 따른 소화기 증상을 함께 보일 때, Secretin주사를 맞고 자폐증상이 아주 호전되었다는 보고를 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Secretin의 사용을 추천할 정도로 충분히 검증되지 못했다고 발표하였다.

그동안 Ferring에서 생산하던 Secretin 주사제가 RepliGen이라는 제약회사로 판권이 넘겨진 후, 자폐증의 치료를 위하여 여러 번(3-4회) Secretin을 주사할 수 있는 방식으로 FDA로부터 인증을 받기 위하여 임상실험을 하고 있는 상태이다. 실험은 위장관 장애(만성적인 설사나 변비, 또는 구토 증상 등)을 보여 온 자폐아동들(136 명)에 한하여 부모의 동의하에 임상실험을 시행하고 있다. 참고적으로, RepliGen이라는 제약회사 사장의 두 자녀가 자폐아라고 한다.

Secretin은 비교적 안전한 약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전혀 부작용이 없는 것은 아니다. Secretin의 부작용으로는 과다활동(16%), 공격적인 행동의 증가(4%), 그리고 자기자극행위(5%)를 보이기도 한다. 간질이 있는 자폐아동은 Secretin 투여를 극도로 조심해야 한다. 이러한 부작용도 투여 후 2주 이내에 90%이상이 사라졌다고 주장하였다.

미국에서는 개별적으로 수 천명의 자폐증 환자가 Secretin 주사를 맞아 왔으며, 극적인 효과를 보았다고 주장하는 환자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2001년, 2002년에 발표된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연구 결과들을 보면, placebo에 비하여 별로 효과가 없다고 알려졌다. 필자의 견해로는, 설사와 같은 만성 소화기 장애를 동반한 자폐증 환자군에서 예외적으로 Secretin이 어느정도 효과를 보일 수도 있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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